헬조선


노인
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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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없다. 일자리도 없고 나를 표현할 자리도 모자라다. 열정을 펼쳐라고는 하지만 열정이 자리를 만들어준다는 보장도 없고 우선 열정을 펼칠 자리조차 없다. 자리 하나 차지하지 않으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많다.

오늘도 변변한 자리 하나 잡지 못한 청춘, 그마저도 잃은 노년은 소외감에 괴롭다. 마찬가지로 어떻게든 엉겁결에 자리 하나 차지한 이들도 불안하다. 적성에 맞지 않아도 호구지책 궁둥이를 붙이고 있으니 이 또한 지옥이다.

전근대적인 답답함이다. 자리가 곧 삶인 사회, 일할 수 있는 특권이자 살아가기 위한 면허를 얻어야 했던 예속의 삶. 종은 주인의 눈치를 보고 양반은 관가의 눈치를 봤다. 한자리하기를 꿈꾸며 과거를 봤을 테고, 끼리끼리 한자리 챙겨주기 위해 당파를 만들기도 했을 것이다. 자리가 없으면 분수를 알고 이에 적응하는 신분사회, 계급사회. 전근대란 자리의 경제였다.

그런데 이 자리의 경제는 봉건국가의 패망과 함께 사라지지 않았다. 일제의 영향을 받은 국가 주도 산업정책은 재벌에게 한자리씩 떼어주고 대신 국민을 돌보게 한다. 기업의존형 복지, 즉 대기업에 내 자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삶이 꽤나 달라지는 사회가 설계된다.

산업정책은 필연적으로 특권을 만든다. 정치적 연줄이 기업 수익성을 좌우하니, 정실주의와 연고주의가 꽃핀다. 시장의 평가나 검증이 아닌, 정부와의 유착에 의해 새로운 기회와 자리가 나누어진다. 눈 한번 감으면 큰 이익이 나고 낙하산 자리가 하나 떨어진다. 지금이야 노골적 담합은 사라졌을지 모르나, 정부의 계획에 의해 자리를 배분하는 가부장적 관치사회주의는 면면히 이어진다. 그간 거의 모든 정권은 마치 그룹이 비전 선포를 하듯 국가전략으로 다양한 것을 내세웠다. 그 다양성은 모두 새로운 자리들이었다. 한국은 여전히 하나의 단일 기업 집단, 주식회사 대한민국인 듯했다. 자신이 CEO라 착각하는 대통령도 있었다. 국가가 피라미드의 정점이 되어 자리를 만들고 나누어준다.

한국의 보수가 지키려 하는 것은 바로 이 산업화시대의 관치사회주의다. 자칭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단체들이 재벌을 옹호하고 박정희를 찬양하며 국정교과서를 찬성하는 넌센스는 그래서 생긴다. 헬조선이라는 자조는 이 전근대적 풍경을 잘도 묘사한다.

 

 

원문보기: 

http://m.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26502#csidx1b0f5a174cd50c1af3b8d46390f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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