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헤겔이라는 사람이 만든 정반합 논리에 따르면
어떤 판단(테제)과 그것과 반대되는 판단(안티테제)을 종합해야 진리에 다다를 수 있다던데
그런데 아직 정반합 논리가 널리 뿌리 내리지 못한 듯
사람들 보면 대개 하나만 으뜸으로 여기고 그것과 다른 것들은 모조리 낮추어 보는 듯
이를테면 빠름만 으뜸으로 여기고 느림을 낮추어 보고
돈이 되는 것만 으뜸으로 여기고 돈이 안 되는 건 낮추어 보고
부지런함만 으뜸으로 여기고 게으름을 낮추어 보고
반듯한 것만 으뜸으로 여기고 반듯하지 못한 걸 낮추어 보고
또 일만을 으뜸으로 여기고 놀이를 낮추어 보는데
아니 놀지 않고 제대로 일할 수 있나?
왜 꼭 한쪽을 낮추고 한쪽을 높여야만 할까?
아무쪼록 사람들 보면 흔히 어떤 개념과 반대되는 개념을 떠올리는 걸 두려워하는 듯
가령 비현실적이거나 비논리적인 걸 두려워한다던가
흔히 '정상'이라고 일컬어지는 틀에 벗어나는 것들
가령 머리 긴 남자들이라던가, 머리 짧은 여자들처럼
틀에서 벗어나는 걸 두려워하는 듯
또 아까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이라는 책 보니까 아래와 같은 글이 나오더라는
'동양에서 덕이 있는 사람이란 선을 위해 분투하고 악을 소멸시키는 과업을 떠맡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선과 악 사이에 역동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