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로고스 중심주의는 일자(一者)중심, 태양 중심 체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태양 중심 사상에서는 세계가 중심과 변방으로 나뉘고,

빛이 잘 스며들지 않는 변방은 언제나 중심에 종속된 주변으로 남는다.

이것이 태양 중심의 정치(helio-politique)다. 
태양 중심의 정치, 로고스중심, 빛 중심 등의 개념들은 한결같이 상반되는 것을 모른다.

왜냐하면 빛은 밤을 모르기 때문이다

헬리오 폴리틱에서는 빛 속에 모든 것이 통일되어 융해되고,

그 빛의 융해는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동일자만을 좋아하는 로고스중심주의는 타자를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전체주의로 흐르기 십상이다. 이것이 데리다가 말하는 폭력의 철학이다

 

데리다는 이런 형이상학적 체계를 남근-로고스중심주의(phallogocentrisme)라고 비판하면서, 이러한 형이상학을 해체하는 것이 서구 형이상학의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 철학적 근거로서 그는 같은 것(동일자)은 다른 것(타자)의 흔적이라는 차연의 논리를 제시한 것이다. 그의 ‘해체’ 사상이 결국 모든 권위의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독자들은 왜 그토록 난해한 데리다의 철학에 열광했으며,

이제 유행처럼 사라진 듯한 그의 ‘해체’는 왜 그토록 넓게 문화현상의 저변에

말없이 깊숙히 스며들어 있는 것일까? 
무질서가 주는 편안함과 해방감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빈틈없는 이성의 틀에 사로잡혀 숨죽이고 살아왔다.

르네상스 시대의 자로 잰 듯한 좌우 대칭의 건물에서부터

코르셋으로 조이는 여성의 옷에 이르기까지 근대적 합리성의

온갖 예의범절과 위계질서에서 해방되어

이제 사람들은 직선과 직각 대신 구부러지고 휘어진 사선,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 대신 더럽고 지저분한 것,

칼날 같은 구분 대신 이것도 저것도 아닌 비확정성,

위선적인 엄숙함 대신 어린아이의 천진함을 닮은 유희를 추구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더 이상 중심이 없거나, 있어도 유일무이하게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며,

중심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도 중요하며,

중심으로 상징되는 권위는 해체되어 모든 요소가 등가(等價)의 가치를 갖게 되는 그런 세상에 대한 꿈을 해체적 건축, 해체적 패션으로 가시화시켰을 것이다. 

 

-박정자 교수 데리다 쉽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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