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형체, 와꾸가 없으면 애초에 내용, 영혼, 알맹이도 생길 수가 없고 그럴 여지도 없다.
비슷한 이치로 양적으로 전체적인 길을 터놓지 않으면 뭐든 핵심적인 진행도 매끄럽게 나아가지 못한다.
당연히 질적으로 높은 것도 나오지 못하기 마련이다.
비효율적인 저질 물량만을 생산하는 걸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실속 없는 자잘한 물량 추구 속에서 질적인 알맹이도 만들어진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한방, 일획을 원하는 자세, 그것은 무리하고 무모한 계획이다.
시답지 않은 듯한 시도와 에너지 소비(낭비)도 아까워하지 말고 막 시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것을 숫자로 환원하여 생각하면 세상 일들이 쉽고 단순해진다.
차근차근 몇 번에 걸쳐서 몇 가지로 나눌지 생각하고, 그냥 수량으로 생산의 성과를 구축하자.
내 주변 일상의 행위들부터 숫자로 수량화하면 매번 효율적인 것 같은 느낌을 받고, 또 그러면 결과적으로도 효율적이게 된다.
질적인 성과와 효율을 떠나 수량으로 채우는 방식이 꾸준히 습관적으로 익숙해지면, 다음에 질적인 향상의 욕심은 자동적으로 생기기 마련이다.
수량화의 장점은 바로 대상이 되는 일에 있어서 진입장벽의 부담이 적고 결과도 짤없이 분명하다는 거다.
하나와 둘의 구분과 크기는 확실하고 명확하기 때문에 가치에 대한 고민으로 낭비하지 않게 된다.
삶의 모든 면에서 단순한 수량적 책정을 활용함으로써 행위를 하기 전 주저하게 되는 딜레마들.. 까먹는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양이 먼저이고 질은 그 다음이다.
현대는 고도의 전문화로 기술적 수준과 눈높이가 높아져 있어 기술 효율이 굉장히 우선시 되는 시대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행위의 방식에 있어 기초적인 싸구려가 오히려 더 필요한 것 같다.
볍씨를 땅에 묻지도 못하고선 테슬라도 화성 무인탐사선도 소용없는 것이다.
화려함에 혹하고 흔들리지 말자.
낮고 기초적인, 고리타분한 일들이 세상의 진짜 참모습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