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점.
17.12.26
조회 수 113
추천 수 1
댓글 1








우리들을 옭아매고 닦달하는 것들을

그저 지켜 보고만 있거나 속으로 끙끙 대는 식으로 분노할 게 아니라

'창조적 분노'를 하자고 말하는 글인데

저 혼자만 읽기 아까워서 한번 이 곳에 옮겨와 봅니다

 

[류재한 전남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창조적 분노’와 ‘참여’


2017년 12월 20일(수) 00:00

확대축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분노의 시대이다. 폭력과 불의, 극단주의로 점철된 세상 속 인간은 개인적 분노를 넘어 사회적 분노의 일상 속에 살아가고 있다.

2015년 프랑스에서 인간 존엄성의 무시와 훼손을 넘어 문화와 문명의 퇴보를 가져왔던 사건이 있었다. 바로 1월 7일의 극단 이슬람 무장 세력에 의한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11월 13일의 파리 테러’로 인간이 왜 분노해야만 하는가를 보여주는 사건들이었다. 특히 후자는 파리 시내 식당과 카페, 공연장 등 6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무고한 시민 130명을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써 극단주의와 테러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정점에 달했던 사건이었다. 시민의 일상적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IS의 테러는 정신적 공황과 더불어 극단적인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테러에 맞서 터져 나온 프랑스인들의 분노는 개인적 감성 차원의 분노가 아니라 테러에 대응하는 방식으로서의 사회적 분노였다. 테러와 극단주의에 맞선 그들의 분노는 외면과 회피, 체념과 무관심의 ‘파괴적 분노’가 아니었다. 그들은 분노를 은폐하지도 않았다. 분노의 은폐 역시 파괴적 분노의 일환이었기 때문이다.

“분노할 실마리를 잡아서 분노할 줄 알고 정의롭지 못한 것에 저항할 줄 알되, 마음속에는 비폭력의 심지를 곧게 세우고 참여하여 새로운 현재와 미래를 창조”하는 분노였다. 이처럼 ‘창조적 분노’는 파괴 지향의 가능성이 높은 분노를 공동체의 단합이나 연대의 촉매가 되는 ‘창조적으로’ 활용된 분노를 말한다.

11월 13일의 파리 테러 발생 2주 후 숨진 희생자 130명을 위한 추도식이 군사박물관 엥발리드에서 거행되었을 때, 당시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아 올랑드(Francois Hollande)의 추도식 연설은 분노가 보복과 응징 행위의 동기로 기능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대통령은 연설에서 테러에 대한 대응의 방식으로서 ‘일상의 회복’을 외친다. 파괴와 죽음을 추앙하는 테러리즘에 대한 두려움과 증오에 굴복하지 않고 평상시처럼 더 많은 노래를 부르고 콘서트장과 경기장에 가는 ‘일상의 회복’은 사회적 분노의 창조적 승화 즉 ‘창조적 분노’에 다름 아니다. 일상의 회복을 위해 프랑스 시민들이 콘서트장과 경기장을 찾는 행위와 같은 ‘공동체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그들의 분노는 창조적으로 기능하게 된다. 프랑스인들은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에 ‘분노할 수 있는 힘’을 응집하고 ‘그 결과인 참여’로 테러와 극단주의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분노와 저항이 무관심이나 증오, 복수의 형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회복’을 위한 ‘참여’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창조적 분노는 비폭력으로 다수가 함께하는 ‘참여’로 승화된 분노를 말한다. 어떠한 두려움과 증오에도 굴종하지 않고 일상의 회복을 이루게 하는 ‘창조적 분노’의 원천인 ‘참여’는 ‘형제애’와 ‘솔리다리테’(연대)의 발휘로 구체화된다. 파리 테러 이후 프랑스인들은 머무를 곳이 없는 생면부지의 외지인들을 위해 자신의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 집주소와 함께 ‘열린문’(you are welcome in my house. #PorteOuverte)을 제공하고 부상자 치료를 위해 헌혈에 적극 나서는 ‘도덕적 의무’를 발휘한다. 이러한 도덕적 의무의 발휘는 바로 일상의 회복을 위한 비폭력의 ‘참여’이다.

그리고 그 참여는 ‘형제애’와 ‘솔리다리테’의 표현이자 ‘창조적 분노’의 구현의 방식이다. 테러 이후 거리로 나선 파리사람들의 ‘Je suis Paris’(나는 파리다)라는 당당한 외침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테러 현장과 추모의 공간에서 프랑스인들이 밝힌 촛불 역시 분노로서 ‘참여’, 즉 ‘형제애’와 ‘솔리다리테’의 표현 방식이다. 그리고 테러와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폭력적 응징이 아닌 일상의 회복을 위한 비폭력의 참여, 즉 ‘형제애’와 ‘솔리다리테’라고 하는 창조적 분노로 이끌고 있는 감성적 연대의 주체는 바로 ‘일반 시민’임을 알아야 한다

 

-광주일보






  • 헬조선 노예
    17.12.26
    점.님 헬포인트 20 획득하셨습니다. 헬조선에서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조회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관련 게시글을 올려주세요 73 new 헬조선 9197 0 2015.09.21
23164 헬조선 사회인들이 웃긴게 8 new 자기기만자 322 5 2017.03.17
23163 Garmin GDR-190 설치 및 사용후기. 6 newfile 블레이징 322 4 2017.02.04
23162 제발 그놈의 "세계가 부러워하는"이란 소리는 하지마라. 10 new Mihel 322 8 2017.03.26
23161 회식에 대한 고찰? 6 new 인생한번뿐이다. 322 4 2016.12.05
23160 글로벌 운임은 결국 오르게 되어 있고, 무역은 축소될꺼야. 2 new john 322 5 2016.12.03
23159 박근혜에게 마지막 남은 10%지지자를 위한 기사 ㅋㅋㅋ 8 newfile 블레이징 322 5 2016.11.04
23158 중국vs헬조센 4 new 심영의짜씩 322 2 2016.10.13
23157 국뽕들이 싫어하는 말 14 new Delingsvald 322 1 2016.09.22
23156 헬조선 580만원짜리 캠핑카 모는 아저씨.jpg 1 newfile 잭잭 322 5 2016.09.19
23155 일간베스트 이용자 평균 수준... jpg 3 newfile 이성적정신병자 322 4 2016.06.15
23154 [두부의 떡밥사과] 조선이 500년간 물레방아가 없었다구요? 전혀. [출처] [두부의 떡밥사과] 조선이 500년간... 20 new aircraftcarrier 322 1 2016.06.05
23153 진짜 여기에 개병신새끼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인지 27 new Delingsvald 322 0 2016.05.15
23152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무슨 일이 생길까? 4 new framtid 322 2 2016.04.18
23151 헬조선에서 여자를 여자로 보지 말 것 8 new 헬조선탈출하기 322 3 2017.06.06
23150 헬조선 부모가 또 한건 해냈습니다! 4 new 지고쿠데스 322 7 2016.02.15
23149 저는 허경영을 찍겠습니다 2 new 3월토끼 322 2 2016.01.30
23148 헬조선 특유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11 new ナカハラタカシ 322 8 2016.01.25
23147 중국 주역에서 점볼때 쓰던 8괘를 태극기라 하며 자랑스러워 하는 저능아 무리들 2 new alexis 322 4 2015.12.30
23146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병신화 되는 나라 2 new 살게라스의화신 322 7 2015.12.28
23145 헬조선에 북유럽식으로 퇴근 오후4,5시이내에 퇴근시키면...by 내생각 5 new 싸다코 322 4 2015.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