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의 친일파 하르키의 최후
알제리 전쟁 동안에 약20만 명 이상의 알제리 인들이 식민 모국인 프랑스의 편에 서서 알제리 독립운동을 주도한 알제리 ‘민족해방전선’에 대항해 싸웠다. 그러므로 그 가족들까지 합친다면 약 160만 명 이상의 알제리 인들이 프랑스에 협력한 셈이다. 그때 프랑스에 협력한 알제리 인들은 ‘하르키’라고 불려지게 되었다.
그 전쟁이 끝난 후 프랑스에 협력한 하르키들 중 약 15만 명은 민족 반역자로 법적, 초법적인 처형을 당했다. 그리고 살아남은 하르키들 중 약 3만 명 가까운 사람들은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운 좋게’ 프랑스로 건너가 정착하게 되었다. 그러나 프랑스로 건너간 하르키들은 프랑스 정부의 무관심과 진실을 은폐하려는 욕망 때문에 그들의 존재가 거의 외면당한 채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야 했다. 물론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 심지어 많은 프랑스 인들은 자국 내에 하르키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많은 알제리 인들이 독립전쟁 동안에 프랑스에 협력한 원인을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몇 가지는 이야기할 수 있다. 먼저, 프랑스의 식민 지배 이전에는 그곳에는 ‘알제리’라는 나라가 없었으며, 원주민들은 주로 부족 단위로 생활했으므로 근대적 ‘민족의식’이라는 것이 부재했다. 프랑스가 100년 이상 식민지배하는 가운데 많은 알제리 인들이 프랑스를 모국으로 생각했다. 알제리 민족해방전선의 과격한 노선이 많은 온건한 알제리 인들에게 반감을 초래했다. 프랑스 군의 위협과 당면한 생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아무튼 프랑스는 전쟁 중에 그들 하르키들을 이용하고서는 종전과 함께 효용가치가 사라지자 헌신짝처럼 내다버렸다. 그 결과 하르키들은 알제리에서는 민족 반역자로 낙인이 찍혔고, 프랑스에서는 밝히고 싶지 않은 식민 지배의 어두운 유산이자 거추장스러운 증거로 남게 되었다. 그게 바로 ‘민족’을 등진 그들의 비참한 말로였다. 그리고 물론 프랑스 정부는 그들이 알제리에서 저지른 식민 지배의 만행을 사과하지도 않았다. 자국이 독일에 당한 식민의 과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청산을 한 그들이 자신들의 식민 지배 사실은 덮어두기에 급급했다. 그것이 문화민족임을 자부하는 프랑스와 모든 제국의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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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청산 못한 헬조선과는 대조가 되는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