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간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계속 시험을 치는 동안 걔는 내 눈에 계속 띄었는데 잡으러 가면 없어지고 없어지고 그랬다.
일단 시험 시간 직전에는 내가 잡을 수가 없었어..시험이 중요하니까.
시험이 끝나고 나면 튀니 내가 잡을 수가 없잖아?
아무튼 대략 시험도 이제 거의 다 정리가 되었는데 이게 마지막 시험은 아니고 아마 바로 그 전 시험이었던 거 같아.
그때 시험을 11시쯤 본 거 같아..
시험을 보고 나오는데 걔가 따라오더라. 대략 한 10미터 정도 간격을 두고..
사실 저 정도되면 존나게 어이도 없고 짜증도 나고 한데..당시 시험스트레스가 엄청났어. 정말이지 시험만 끝냈으면 내 손가락이라도 자를 판이었지.
나도 화가 나서 개한테 썩꺼지라고 소리를 지르고..그러면 한 50미터쯤 멀어지고..그러다가 다시 따라오고 그랬는데
암튼 시험이 끝나서 홀가분한 상황에서 마침 주위에 다른 애들이 없길래 내가 소리를 질렀음.
'야 이 씨발년아! 너 미쳤냐?'
'당장 꺼지지 못해?'
이런 식으로..
솔직히 나는 저런 식의 말을 정말 내 입으로 해본 적이 거의 없어. 사실 나는 친구들과도 욕을 거의 안 함. 욕을 하면서 친해진다 하지만 거의 안 하는데 내가 저런 식으로 말했으니 내 증오감이 얼마나 되었겠어.
암튼 집에 들어왔는데 무지하게 피곤하더라..당시 그리고 내가 참 돈이 존나게 없었다..어느 정도였냐 하면 당시에 천원에 다섯 개 하는 열라면인가 뭔가 그런 거 사다놓고 하나씩 먹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어려웠겠어? 시험끝나도 나는 당장 학교에서 백반 사먹을 돈도 없었던 거야. 그래서 집에 와서 라면을 끓여먹으려고 들어왔다 이거지.
전날 거의 밤을 새웠기 때문에 피곤해서 집에 오니까..잠이 오는 것까지는 아닌데 조금 졸리더라. 약간 비몽사몽간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순간 몸에서 전율이 일더라고..
이게 우리 집이 시골집이라고 했지? 그러니까 사실 벽이 높지가 않아요. 맘먹으면 넘어올 수는 있지만..솔직히 그렇지 여자들이 쉽게 넘을 수 있는 높이도 아니야. 남자들이야 넘을 수는 있지..있기는 한데 넘을까?
암튼 그때는 내가 생각해도내 손이 떨렸던 거 같은데 내가 사실 감이 안 좋아서 집에 있는 커튼 다 치고 문을 잠갔던 거는 기억하거든.
그러다니 누가 문을 툭툭 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년밖에는 없는거야..그래도 혹시 아냐? 도둑놈이라도 들어올지? 그래서 뭔가 몽둥이 같은 거 하나 들고 살짝 쳐놓은 커튼을 당겼는데..
아니 그 년이!
그 씨발년이 글쎄 문을 열려고 하고 있는 거지 뭐니..
와..씨발..진짜 소름돋더라. 사람이 아니고 좀비처럼 보일 뿐더러 진짜 공포감이 들더라.
보통 여자들은 아마 남자스토커가 있다거나 하면 본능적으로 공포감 느낄거야. 강간당할 수도 있고 범죄의 표적이 될 개연성이 있잖아?
그런데 여자스토커는 말이지..사실 그런 생각까지는 안 들었어요. 어쨌건 그때까지 내가 느낀 가장 큰 감정은 짜증이었거든.
왜 씨발 저런 년이 내게 달려붙나 그런 감정이지 얘가 나를 어떻게 할 거라는 생각까지는 안해봤거든? 내가 키도 180이 넘고 암튼 남자중에서 꿀리는 몸도 아니라고.
걔가 키가..뭐 잘해야 155 정도나 되었을거야. 키크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년이 글쎼 쿵 소리를 내며 담을 넘어서 와서 문을 열려고 하는데 씨발 이때는 그냥 호러인거야..진짜 몸이 얼어붙어.
그러면서 내 내면에서는 강렬한 느낌이 드는데 진짜로 이건 살의인거야..
내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니까 마침 들고 있는 방망이로 이 년 머리를 후두려패서 뇌수가 쏟아지는 그런 순간적인 망상이 일더라니까?
즉 귀찮음에서 공포와 분노로 감정이 옮겨지더라고.
혹시 저년이 무슨 무기라도 들고 있는 거는 아닌지..왜냐면 내가 여러 사람 앞에서 나 괴롭히지 말라고 소리지른 적도 있었거든? 그러니까 여자 입장에서는 사실 체면깎인 거잖아. 그래서 나를 죽이러 온 거는 아닌지 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
암튼 무기는 없길래 내가 문을 열고 나갔지..마침 주위에 사람이 없는 곳이라서 진짜 내 맨 밑에서 쳐오르는 감정으로 소리를 질렀어.
'야 이 개 씨이이..발년아.
왜 이년아. 나를 따라다녀 이 씨발년아. 당장 안 나가? 씨발 경찰 불러? 너 깜빵 가고 싶어? 이 쌍년이 진짜..너 진짜 죽고 싶어?'
이런 식으로 소리를 질렀다는 거지.
그런데 이 년이 움찔하지를 않아요. 그때 난 알아챘어. 아 이년이 정신이 뭔가 나사가 빠진거야. 그러면서 순간..이 년이 영문과가 아닌 영문과 코스프레라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전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확신이 들더라고. 일단 영문과 여학생이면 왜 응당 있어야할 그런 거 교양이라든가 여성미같은 것이 있잖아? 그런데 그런 게 없었어. 그전에는 관심이 없어서 대충 넘어갔지만 말투도 그렇고 딱 느낌이 대학생이 아닌 거 같더라고.
암튼 그 상황에서 내가 멱살을 잡았어. 진짜 나도 열받았고 무섭기도 했어.
그런데 힘은 존나게 쎄대? 미친년이 힘세다는 거 정말이지 맞는 말인거 같더라. 밀어도 밀리지 않고..
사실 그전까지는 얘가 나에게 뭐라고 말한 적이 없었거든?
아무튼 그 상황에서 내가 '시발년아 내가 좋아?' 뭐 이런 말도 했던 거 같다. 열받아서 막 떠들었거든.
아 근데 그년이 '그래요. 좋아요.' 아 이러는거 아냐? 씨발.
이년아 니가 좋으면 뭐하니 난 니가 싫은데..
그러더니 밀어도 안 나가는 거야.
암튼 나는 걔를 밖으로 내보내려고 하고 그 년은 내게 계속 들어오려는 그런 상황에서
몸싸움을 하다가 그냥 내가 그년 젖을 건드렸어요..아마 움켜잡았던 거 같아.
실랑이하다가 그런거지 솔직히 내가 그년 젖을 건드리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어. 솔직히 싫은 년 젖준다고 그냥 만지고싶냐? 더구나 이 년은 분명히 미친년인 거 같은데.
근데말이야..
젖을 딱 만지니까 그게 딱 스더라고.
그게 뭔지는 알지? 암튼 나는 그전까지는 이 년을 한 번도 이성적으로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그 순간에는 발기가 되면서 밀어내려는 손에 힘이 빠지더라 이거야.
그러면서 계속해서 젖을 잡고 있다가.
내가 그랬어.
'야 이거 안되겠다. 우리 한 번 차 한잔 마시면서 진지하게 얘기한 번 해보자.'
이렇게 말했어.
아 그러니까 그년이 좋대. 뭐 싫다고 할 일 있겠어.
근데 진짜 나는 돈이 없었어.
차 한 잔 사줄 돈이 없더라고..근데 솔직히 이 년이 아무리 X라고 하더래도 차값까지 내게 하고 싶지는 않더라. 왜 일종의 남자 자존심 같은 건데..아무튼 그때는 남자가 돈내는 게 어느 정도 당연했거든.
그래서 내가 말했지. 너 좀 기다려라. 그리고 솔직히 나 진짜 존나게 피곤하다. 어젯밤 꼴딱 새서 지금 머리가 정상이 아니거든? 그러니까 내가 딱 낮잠 한 시간만 자고 머리가 좀 맑아지면 내가 돈이 없으니 이따가 애들한테 돈을 좀 빌려서(고 근처에 우리과 애들이 많이 살았다..삐삐세대였고 아직 폰은 보급안된 시절임) 시내 나가서 차 한 잔하자..
이렇게 얘기하니까.
아니 지가 돈이 있다네? 시발?
에효..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여기서 한 잠 자고 나가도 밖에 있을 거 같더라..그래서 내가
'야 그럼 니가 내라..이년아..' 이러면서 같이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갔어.
다음 편에서 완결짓는다..진짜 미안하다. 낚시하는 게 아니라 지금 어디 갔다와야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골때리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