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노인
1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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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한식 세계화 사업의 제일 앞에 비빔밥이 있다. 일을 주도하는 것은 한국 정부다. 그들이 만들어놓은 ‘썰’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궁중음식설. 조선시대 왕이 점심에 먹는 가벼운 식사로 골동반이란 것이 있는데, 그게 비빔밥의 유래다. 둘째, 임금 몽진 음식설. 나라에 난리가 일어나 왕이 피란을 하였는데, 왕에게 올릴 만한 음식이 없어 밥에 몇 가지 나물을 비벼낸 데서 유래했다. 셋째, 동학혁명설 또는 임진왜란설. 전쟁 중에 그릇이 충분하지 않아 한 그릇에 이것저것 비벼 먹은 데서 유래했다. 넷째, 음복설. 제사를 마치고 나서 상에 놓인 음식으로 비벼 먹은 데서 비롯했다.

각 ‘썰’의 상황을 상상하면 그때 비빔밥을 먹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때 비로소 비빔밥이 탄생한 것은 아니다. 한국인의 밥상은 밥과 반찬, 그리고 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밥에 반찬을 더하면 비빔밥이고, 국을 말면 국밥이다. 반찬과 국을 따로 차릴 필요 없이 한 그릇의 밥을 간단히 먹을 수 있게 조리한 것이 비빔밥이고 국밥인 것이다. 밥과 반찬이 있으면 자연스레 비벼서도 먹게 되어 있으니 비빔밥이 어느 시점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밥을 지어 먹었을 때부터 비빔밥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불고기와 맥적 한국 대표이니 이것도 ‘썰’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작동하고 있다. 최남선의 < 고사통 >과 중국의 고서 < 수신기 > 등을 인용하며 고구려 시대의 맥적이 그 연원이라 주장하고 있다.

1906년에 나온 최남선의 < 고사통 >에 맥적이 등장한다. 핵심 부분만 옮기면 이렇다. “중국 진나라 때의 책 < 수신기 >를 보면 ‘지금 태시 이래로 이민족의 음식인 강자羌煮와 맥적貊炙을 매우 귀하게 안다. …강羌은 서북쪽의 유목인을 칭하는 것이고, 맥貊은 동북에 있는 부여인과 고구려인을 칭한다. 즉 ,강자는 몽골의 고기 요리이고, 맥적은 우리나라 북쪽에서 수렵생활을 하면서 개발한 고기구이다.’”

하지만 < 수신기 > 앞부분의 핵심 내용을 번역하면 이렇다. “호상胡床, 맥반貊槃은 적족翟族이라는 민족이 쓰는 용기의 이름이고 강자羌煮, 맥자貊炙는 적족이 먹는 음식의 이름이다.”(중국 연변인민출판사 번역본 2007년판 < 수신기 >에서 발췌. 貊炙의 炙는 ‘자’ 또는 ‘적’으로 읽는다.) 맥적은 적족의 음식이라 쓰여 있다. 적족은 한민족과 관련이 없다. 최남선이 민족정신 고취를 위해 원문을 ‘마사지’한 것이다.

불고기는 고기에 양념을 발라 굽는 음식이다. 고기 굽는 일에 대한 근원을 따지자면 호모에렉투스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이고, 양념 발라 굽는 것에 대한 연원이면 세계의 거의 모든 민족에게서 발견되는 양념 고기구이와의 연관관계를 따져야 할 것이다.

의령 망개떡 “가야시대에 백제와 적대관계를 해소하고자 서로 혼인을 맺었는데 신부 측인 가야에서 이바지 음식 중 하나로 백제로 보냈다는 최초의 설과,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망개잎으로 떡을 싸서 보관, 산속으로 피해 다닐 때 전시식으로 먹었던 것으로 전래되고 있다.” 의령에 가면 망개떡 상징물이 있는데, 그 아래 이런 구절이 쓰여 있다. 근거는 없다. 그냥 누군가 ‘썰’을 푼 것이다. 일본에 망개떡과 똑같은 떡이 있다. 카시와모치かしわもち다. 카시와는 떡갈나무이고, 카시와모치란 떡갈잎으로 싼 떡이라는 뜻이다. 일본은 5월 5일 단오를 양력으로 쇠고 또 이날이 어린이날과 겹치는데, 이때 먹는 절기음식이다. 일본의 일부 지방에는 떡갈나무가 없어 그 대용품으로 망개잎을 쓴다. 이 망개잎으로 싼 떡도 카시와모치라 이른다. 일제강점기에 이 카시와모치가 우리 땅에 이식되었고, 그 흔적은 한반도 여기저기에 존재했다. 의령시장에 망개떡집이 있었고 그 떡집이 어느 때에 유명해지면서 향토음식 대접을 받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망개떡이 맛없어진다고 여겨서 그러는 것일까.

초당 두부 초당은 강릉에 있는 마을이다. < 홍길동전 >의 저자 허균의 부친 허엽이 한때 이 마을에 살았는데, 그의 호가 초당이다.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썰’이 만들어졌다. 허엽이 이 마을에서 처음 바닷물로 두부를 만들었고(심지어 두부를 팔아 큰돈을 벌었다는 ‘썰’도 있다),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의 사대부가 두부 만드는 ‘잡일’을 했을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무리다.

초당동은 논밭이 넓지 않다. 넉넉한 동네가 아니었다. 이런 마을에서는 인력으로 부가가치를 올리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게 일반적이다. 외지에서 콩을 사 두부를 만들어 내다 파는 일을 한 것이다. 1951년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초당동 토박이에 따르면 그때는 두어 집이 두부를 쑤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후 두붓집이 급격히 늘었는데 1954년에 90여 가구가 두부를 만들어 팔았다. 전쟁통에 남자를 잃은 집안의 여자들이 호구지책으로 두부 쑤는 일에 나선 것이다. 초당 두부의 명성(?)은 그때 생긴 것이다. 한국 전쟁으로 탄생한 ‘눈물의 두부’라 하면 그 맛이 달아난다 생각하는가.

 






  • 하루토
    17.10.01
    불확실한 자료를 인용해서 고증하려는 시도이니, 그냥 가설이라 생각하는게 낫네요.

    그나저나 밥,국,반찬 이것들 제대로 먹을수있었던 자들은 왕족과 양반들뿐이었을텐데, 전통식사라 할수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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