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지난 주말 전북 김제에서 열린 지평선 축제에 흥미로운 조형물이 등장했습니다. 임진왜란 때 활약한 김제 출신의 무관 정평구가 발명했다는 비행체, ‘비거(飛車)’입니다. 주최 측의 설명에 따르면 정평구는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 당시 ‘비거’라는 유인 비행체를 만들어 양민 구출, 공격 전술 등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 설명에 따르면 라이트형제보다 300년 앞서 조선인이 최초로 하늘을 날았다는 것이 됩니다. 이를 두고 인터넷에선 “조상님의 지혜에 감탄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지나친 애국심이 낳은 허황된 이야기”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기록에 등장하는 정평구의 '비거'

라이트 형제보다 300년 앞섰다는 유인 비행체 ‘비거’. 아주 근거 없는 설명은 아닙니다. ‘비거’에 대해 설명한 여러 역사적 기록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비거’는 주로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저작에서 등장합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신경준의 여암전서 (旅菴全書)에 등장하는 ‘비거’에 대한 기록입니다.

‘임진 연간에 영남의 읍성이 왜적에게 포위되었을 때 어떤 사람이 성의 우두머리에게 비거의 법을 가르쳐, 이것으로 30리 밖으로 날아가게 하였다.’...‘영남의 진주성이 왜군에게 포위되자, 정평구는 평소의 재간을 이용하여 만든 비거를 타고 포위당한 성 안에 날아 들어가, 30리 성 밖까지 친지를 태우고 피난시켰다.’

마찬가지로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규경의 저작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도 ‘비거’에 대한 기록이 나옵니다. 

‘임진왜란 ? 정평구란 사람이 비거를 만들어 진주성에 갇힌 사람들을 성 밖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그 비거는 30리를 날았다.’

이 기록들에 따르면 조선 사람 정평구는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하기 300년 전, 사람들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비행체를 만들어 라이트 형제보다 46배 긴 12km를 비행한 것이 됩니다. 조금 믿기 힘든 내용인데, 이런 ‘비거’가 실존했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 기록을 또 하나의 증거로 내세웁니다. 왜사기(倭史記)에 등장하는 ‘비거’입니다.

‘전라도 사람 정평구가 비거를 사용해 (왜군이) 작전을 전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0000571554_002_20170925145429480.png?typ

● '비거'는 정말 '유인 비행체' 였을까?

이러한 기록 등을 근거로 일각에서는 정평구를 ‘기록에 등장하는 최초의 유인 비행기 발명가’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실제 시중에는 정평구를 ‘비행기 발명가’로 소개한 어린이용 위인전이 출간돼 팔리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거’가 정말 사람이 탈 수 있는 비행기였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비거’가 여러 기록에 등장해 존재 자체는 인정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과연 사람을 태우고 장거리를 날아갈 정도였는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 이유는 ‘비거’의 구체적인 구조가 전해지지 않고 있고, ‘비거’가 등장하는 기록이 대체로 전설과 민담이 혼재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립 과천 과학관에는 행글라이더와 비슷한 형상으로, 화약 추진체를 갖춘 ‘비거’ 모형이 전시돼 있지만 상상력을 가미해 만든 것이라 100% 신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비거’ 논란과 관련해 인천 하늘고등학교 학생들과 인천대학교 연구팀이 새로운 설명을 내놨습니다. 바로 ‘비거’는 ‘유인 비행체’가 아닌, 사람 형상의 허수아비를 태운 뒤 방패연에 매달아 날려 보내는 ‘교란용 비행체’라는 겁니다.

연구팀은 우선 진주성에서의 현장 실험을 통해 물리학적으로나 기상학적으로 ‘비거’가 사람을 태우고 날아오르는 게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진주성의 수십 개 지점에서 상승풍의 풍력을 측정해 유체역학에 대입했을 때, ‘비거’와 같은 비행체가 사람을 태우고 스스로 이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거’가 사람 체중 무게를 싣고 활주로 없는 진주성에서 이륙하려면 현대 항공모함 전투기와 같은 추진 동력, 즉 사출 시스템을 탑재해야합니다. 하지만 당시 최첨단의 화약기술인 신기전 등을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해도 물리학적으로 사람을 싣고 이륙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 연구팀, "비거는 '사람 형상의 허수아비가 탄 교란용 비행체'"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일본 측 기록인 왜사기에도 “비거가 작전에 애를 먹였다”는 대목이 등장하는 만큼, ‘비거’의 존재 자체가 없었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때문에 인천 하늘고등학교와 인천대 연구팀은 ‘비거’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른 형태로 존재했을 것이라는 가정을 세웠고, 실험을 통해 ‘비거는 사람 형상의 허수아비를 태운 교란용 비행체’라는 설명을 제시했습니다.

실제 전사(戰史)에는 사람 모양의 인형을 날려 보내 전투에 활용한 사례가 등장합니다.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연합군이 실제 상륙지점인 노르망디 해안 서쪽 대신 해안 동쪽으로 낙하산을 태운 인형, ‘파라더미 (Decoy paradummy)’를 투하한 겁니다. 독일군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파라더미를 향해 사격을 가하느라 총알은 물론 작전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독일군이 파라더미의 실체를 알아챘을 때 이미 연합군은 노르망디 서쪽 해안에 성공적으로 상륙을 전개하고 있었습니다.
 

0000571554_003_20170925145429507.png?typ

영화 The Longest-Day 中.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의 '파라더미'연구팀은 이러한 사례에 착안해 ‘허수아비를 태운 교란용 비행체’ 형태의 ‘비거’를 제작했고, 이를 방패연에 매달아 날려 보내는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결과 유인 비행체 형태와는 달리 이런 형태의 ‘비거’는 실제 전시 상황에서의 비행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파라더미'와 비슷한 형태의 '비거'를 진주성을 공격하는 왜군들 위로 날려보내 사격 분산을 유도하는 등의 효과를 거뒀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이 새롭게 제시한 설명입니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비춰보면 ‘비거’를 무작정 ‘라이트 형제보다 300년 앞선 유인 비행체’로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보다는 진주성에서의 과학적 실험을 통해 도출한 가설, 즉 “비거는 ‘파라더미’와 유사한 형태의 ‘교란용 무인 비행체’라는 연구팀의 설명이 ‘비거’의 역사적 실체에 가깝다고 평가하는 게 좀 더 합리적일 겁니다. 하지만 이 또한 ‘비거’의 실체에 대한 ‘정답’은 아닐 수도 있기에 ‘비거’의 실체에 대한 과학적, 역사적 연구의 길은 계속 열려있습니다. 역사의 기록 그대로 박제된 채 전승되기 보다는, 다양한 연구와 논의를 통해 끊임없이 재발견 되는 것. 그것이 조상의 지혜가 담긴 ‘비거’의 가치와 의미를 더 풍부하게 하는 길이 아닐까요?

 

출처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55&aid=0000571554

 

이 정도면 정신병자아니냐






  • 리아트리스Best
    17.09.30

    비거 = 글라이더 겸 대형 연과 같은 개념으로 끽해야 수백미터 정도 비행이 가능할 뿐, 이 정도의 글라이더는 조선뿐만 아니라 이전의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있었으니 최초가 아니지요.

     
    기록에 따르면 풀무(대장간에서 철 만드는 데 사용하는 바람넣는 기구)로 동력을 확보했다는 기록도 있으나, 당대의 풀무로는 절대 비행이 가능할 정도의 동력을 내지 못했기에 헛소리입니다. 이게 가능했으면 조선은 15세기에 산업시대로 들어섰겠지요.
  • 비거 = 글라이더 겸 대형 연과 같은 개념으로 끽해야 수백미터 정도 비행이 가능할 뿐, 이 정도의 글라이더는 조선뿐만 아니라 이전의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있었으니 최초가 아니지요.

     
    기록에 따르면 풀무(대장간에서 철 만드는 데 사용하는 바람넣는 기구)로 동력을 확보했다는 기록도 있으나, 당대의 풀무로는 절대 비행이 가능할 정도의 동력을 내지 못했기에 헛소리입니다. 이게 가능했으면 조선은 15세기에 산업시대로 들어섰겠지요.
  • 하루토
    17.09.30
    님 정말 20대 맞아요? 정말 박식하신듯.
  • 공기정화
    17.09.30
    ㅋㅋㅋㅋㅋ저도 이거 읽었었는데 헛웃음밖에 안나오더군요. 국뽕도 적당히 맞아야지 이건 진짜.. 신박한 개소리로 밖에는..
  • leakygut
    17.09.30
    그냥 난 너가 유저들한테 한 짓거리 고대로 되갚아주는거야 병신아
  • 노인
    17.09.30
    사실 비행기 제작하려는 시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도 있었죠(다빈치 노트 참고)
    실제로는 제작 못했지만
  • 다빈치가 스케치한 글라이더나 낙하산 등도 나름의 효과를 보였다고 하니, 조선의 비거가 최초가 아님을 알 수 있지요.
  • 노인
    17.09.30
    즉 비거는 군사에서 쓰이는 무인 비행체 정도였고 전투기와는 활용 안했다
  • 무인 비행체(디코이)겸 유인정찰 용도였을 수도 있는데, 구조상 지극히 한정적인 상황에서 수백미터 정도를 비행하는 것이 한계였을 것입니다.  유인 폭격기처럼 활용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지요.
  • 씹센비
    17.09.30
    애초에 저건 글라이더지 비행기가 아니었으니ㅋㅋㅋ
    라이트 형제랑 바교하면 안되는거 아니냐ㅋㅋㅋㅋ
    하여튼 뽕 맞은 것들은 답이 없는...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추천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관련 게시글을 올려주세요 73 new 헬조선 9425 0 2015.09.21
15100 정유정 5년간이나 직업없었다. 무려 가임기 보지가 5년간 히키코모리로 생활함. 1 new John 59 1 2023.06.03
15099 한국이 북한을 이기는 법은 돈지랄밖에 없지만 일본과 미국에 빨대 꼽혀서 안 됨. new John 26 1 2023.06.02
15098 인류 문명의 경제학 수준은 존나게 미개하다. 1 new John 39 1 2023.06.01
15097 러시아군 오늘도 대약진. 바흐무트의 뚫린 회랑으로 전진중. 1 new John 31 1 2023.06.01
15096 로스차일드 유대인 음모론은 모조리 영국 왕실의 흑역사. 예브게니 프리고진. 8 newfile John 56 1 2023.06.01
15095 딸라는 병신이 맞고 금을 사는게 맞는 이유. 1 new John 23 1 2023.05.31
15094 의대 블랙홀이라고 칸다. 미 제국의 속주 헬쥬신에서 일어나는 현상. 3 new John 55 1 2023.05.31
15093 아마도 이번 태풍으로 인해서 쪽바리들의 우크라이나 관련 결제가 조금 지연될 것이다. 1 new John 24 1 2023.05.31
15092 sombody must shoot Zelenski, the demagogue 1 new John 23 1 2023.05.30
15091 맘카페 버러지년도 사기질 치는 씹사기 국가 헬쥬센. 1 newfile John 32 1 2023.05.30
15090 지금 현재 미국쪽에서 서울의 미분양을 해소해주고 있다고 칸다. new John 24 1 2023.05.30
15089 애초에 미국과 중국의 제안은 전혀 평등한 것이 아닌 것. 14 new John 64 1 2023.05.30
15088 우크라이나 전쟁 로비 허슬러짓 하던 씨발 창년 새끼. marcella borelli 2 newfile John 56 1 2023.05.30
15087 수구정치에 환멸을 느껴서 윤석열이 대통령에 된거임 new 킹석열 14 1 2023.05.28
15086 미국 버러지들이 중국과 싸우는 이유=스패니쉬 실버 달러 newfile John 36 1 2023.05.23
15085 점차 심화되고 있는 한국의 부익부 빈익빈? 2 new 노인 31 1 2023.05.22
15084 냉정하게보면 전세계핵무장이 답인데 new 킹석열 4 1 2023.05.22
15083 미국과 중국의 운명이 크로스오버를 쎄린 것은 1930년대지. 이제 와서는 아인슈타인 할배도 못 말림. new John 24 1 2023.05.21
15082 종로, 명동의 미래. 2 new John 23 1 2023.05.21
15081 그들이 김남국을 처벌하는 이유. 요약. new John 18 1 2023.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