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Hell고려
17.07.18
조회 수 950
추천 수 6
댓글 13








일단 제 얘기부터 해보자면, 저는 2011년때 캐나다로 탈조선을 했어요. 그때가 중2 때였는데, 그래도 캐나다에 답사, 관광 식으로 1번 와서 과외 좀 받아서 그런지 어느정도 들리긴 했는데, 겨우 1-5% 남짓이라 아주 고역이었죠.

한번은 수학 시험을 보는데, 아무래도 캐나다가 진도가 느리기도 하고 워낙에 헬조선에서 빡세게 공부했던 덕인지 5분만에 끝내고 나왔죠. 다음날에 시험 결과를 받았는데 50점이 나온거에요. 근데 잘 보니까 답은 맞았는데, Show your work. 라고 써있던걸 제가 못 알아먹고 그 시험지를 들고 가 선생님한테 물어봤는데, 같은 말만 하니 죽을 맛이었죠. 결국 클래스메이트 덕에 그게 뭔지 알았구요. 

게다가 또 헬조선은 자기 반에서 거의 다 하는 반면에, 여긴 수업마다 반을 바꿔서 하는데, 전 그것도 모르고 가만히 있다가 다른 애들 들어오고 선생님도 바뀌고 해서 뭐지 싶었는데, 선생님이 여기 아니라고, 다른 반 수업이라고 친절히 알려주셔서 그 반 가서 수업듣고 했죠.

이렇게 언어 문제에 문화 문제가 겹치고, 거기에 또 하필 학기 초에 탈조선해서 (헬조선은 중반이지만 캐나다는 9월에 시작하더군요.) 캐나다에 랜딩 한 지 이틀만에 바로 등교를 해서, 시차적응까지 안되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죠. 한 3달 동안은 한국이 그립다고 생각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또 어느 정도 적응되다 보니까 또 재밌더라구요. 오히려 헬조선보다 더 나았습니다.

고등학교에 가보니까 자신이 원하는대로 시간표를 짜더군요. 그게 좀 신기했었고, 되게 좋은 시스템이었었죠. 단순히 시간 뿐 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원하는 시간에 들 수 있으니까 말이죠. 스페어란 시간도 만들 수 있어요. 스페어 시간에는 점심 빨리 먹거나, 점심시간때 놀고, 스페어때 먹거나, 점심시간, 스페어 시간이 연결되있으면 밖에 나가서 사먹어도 되고, 맨 끝교시면 그냥 집에 가도 되고, 맨 앞교시면 학교에 늦게 와도 됐었어요.

학교 행사도 많이 해서 할거리, 볼거리도 많았고, 동아리에서 낚시 캠핑도 가고. 정말 멋진 시간들이었죠.

그렇게 캐나다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 다 거치고 하다보니까, 헬조선 시스템이 뭔가 이상하단걸 그때부터 느꼈던 것 같아요. 뭐랄까 캐나다는 확실히 자유로운 데 비해 헬조선은 거의 갇혀있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 중에 특히 교복이 제일 싫었어요. 가격은 20만원 넘게 나온데 비해, 마이는 갑갑하고, 하복 바지는 땅에 닿기만 해도 찢어져서 한 5번은 꿰멨던거 같아요. 오죽하면 캐나다 가기 전날에 학교에서 신입생들 교복이나 물려주게 갖고있던 교복을 달라고 해서 가져갔는데 하복 바지는 못쓰겠다고 버리라고 했으니까요 ㅋㅋㅋㅋㅋ.

뭐 굳이 교복 뿐만이 아니라 경쟁도 무슨 초등학교때부터 하고 있고, 성적 안나오면 너 이래갖고 뭐 해먹고 살겠니? 이런 말이나 듣고. 솔직히 제가 체육 50점 맞은게 인생에 크게 달라질 만한 것도 아니잖아요? 

학원도 제가 그나마 탈조선행이 확정되서 안다닌거지, 초등학교때는 수학학원 다녔는데, 힘들어 죽겠다는 기억은 지금까지도 남아있네요.

뭐 겨우 이정도로 헬조선이냐 하시는 분도 있으실 거 같긴 한데, 사실 어린 나이에 제가 정치나 경제를 알긴 힘들잖아요? 

 

추가: 제가 탈조선 하기 전에 아토피랑 비염때문에 밤낮으로 고생했습니다. 가렵고 숨막히고 해서 잠도 못잘때도 많았구요. 그런데 캐나다로 오니까 아토피는 하루만에 사라졌고 비염은 6개월만에 사라졌습니다. 거짓말 같겠지만 사실입니다. 사실 저도 이렇게 빨리 나을 수 있단게 믿기지가 않아요.

 

제가 필력이 좀 딸려도 이해해 주시길 바래요.

 

세 줄 요약:

1. 2011년에 탈조선. 언어 문제, 문화 문제, 시차 문제로 3달간 오히려 헬조선이 그리워짐.

2. 적응되니까 또 오히려 재밌고 자유롭고 편안함. 거기에 건강까지 좋아짐.

3.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헬조선이었단 걸 실감함.

 

p.s. 그 네이버나 유튜브에 가끔 보면 오히려 교복 있는게 편하다고 해서 이유를 보니까 교복은 항상 똑같지만 사복은 매일 다르게 입어야 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남의 시선 신경 안쓰면 바지 2벌에 윗도리 2벌로도 한 학기 충분히 지낼 수 있던데 말이죠. 이해가 안갑니다.






  • AKATSUKIMEL
    17.07.18
    중학교때부터 그랬습니다 허허 
  • Hell고려
    17.07.18
    꽤 빨리 느끼셨네요. 전 탈조선 안했으면 평생을 노예 개돼지로 살 뻔 했는데
  • 2005년 캐나다 가기 직전에 만났던 미술선생. 미술을 좀 망쳤는데 40명 앞에서 죽빵 갈기며 쌍욕해댄거 아직도 생각나요. 아마 그즈음 부터 헬조선이라 느끼기 시작했나. 한번은 머리 좀 길다고 교문 앞에서 쳐맞고 쫓겨난적도 있고. 한국에 그다지 좋은 기억은 없네요
  • Hell고려
    17.07.18
    그런 선생도 다 있나요 ㄷㄷㄷ
  • 꼭 미술 교사가 아니더라도 선징 교사 새기들 중 일부는 인격이 파탄난 새끼들이 더러 있죠.
  • 저도 학창 시절, 거의 중학교~고등학교 때 느꼇습니다. 왜냐 하면 공부하는 걸 보니까 주입식 암기 위주에 시험 중심으로 돌아가는 학교 공부가 뭐가 좋은지 모르겠더군요. 수학 못 하면 인간 스레기 취급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질문하면 이상한 놈 취급하며 점심시간에 도서관 가면 찐따 취급하는 센징이들이 이해가 안 갔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순응이라는 걸 위해서 총 12년간 뻘짓을 한 건기 싶기도 하고 그놈의 사교육 문제를 보면서 부모 등골 휘게 하면서까지 국영수를 해야 하나 그런 의문이 들었죠. 그 다음에 대학, 군대에서 느꼈는데 군대는 뭐 말 안 해도 다들 아시니까요.
  •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갈때쯤 느낀듯요 그때당시 무슨 논술이었나 뭔가 글을 써야하는 상황이있었는데 헬조선의 교육에대해 비판했던게 아직도 생각나네요
  • 교착상태
    17.07.18
    마지막에 왜 교복이 편하다고 하냐?
    센숭이는 옷입을때 남들 신경쓰면서 입으니까
    남 눈치 안보는 서양에서는 전혀 상상할수 없는 이야기지
  • Kaboyi
    17.07.18
    중학교 부터 느꼇죠 남녀 공학인학교가 남자반 여자반 따로 분리시켜놓더라고요 이유를 알고보니 이성교재하는 꼴 못보겠답니다ㅋ
    교육방식은 초등학교때부터 느꼇고 하루 하루가 암입니다.
  • Crusades
    17.07.18
    너무뜨거위 님처럼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갈 시기에 뭔가 이상함을 느꼈죠
  • 서호
    17.07.18
    중학교 입학시점부터 즉 사춘기시점부터 이나라의 문제점을 하나둘씩 깨닫게됩니다. 몸이 성장하면서 반감도 성장하죠..
  • 뭐 이미 중고딩때부터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르죠. 헬조선은 참 한심합니다.
  • 전 고딩까지는 그래도 한국을 믿어보자였다가 22살들어서고 더많은게 보이고 나니 딱 현실감지 했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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