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토종 돼지는 없다.
열등하여 도태되었다.
토종이라며 파는 흑돼지는 버크셔의 잡종이다.
일제가 버크셔를 한반도에 보급하였는데, 여러 이유로 종자 관리가 안 되어 잡종이 된 것이다.
1905년 나온 [조선토지농산조사보고]에 한반도 토종 돼지가 묘사되어 있다.
“돼지는 대개 흑색으로 마른 것은 적으며 복부가 부풀어 늘어진 열등종인데 대개 사양되는 소와 마찬가지로 도처에 없는 곳이 없다. 그 수는 일본 이상이고, 매우 불결하다. 우리에서 사육되는 것이 보통인데 도로에 방양(放養)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또한 드물게는 귀를 새끼줄로 매어 말뚝이나 나무막대기에 매달기도 한다. 잔반, 겨, 간장찌꺼기, 술지게미, 두부찌꺼기, 채소부스러기 등을 주어 기른다.”
"도로에 방양(放養)"이라는 구절이 눈길을 끈다.
길거리에 풀어놓고 키운다는 말이다.
해외 다큐에서 방생하는 돼지를 간혹 본다.
동네에서 이러저리 돌아다닌데, 체구가 작다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의 사육 돼지처럼 100kg이 넘는 것이라면 사고가 참 많을 것이다.
"귀를 새끼줄로 매어"라는 구절도 흥미롭다.
덩치가 큰 돼지이면 감당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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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지나도 안 자라는 토종 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