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이 조선시대를 생각하면 문치주의를 중시한 양반들의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양반들의 국가' 라는 점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못하죠
저는 예전부터 조선시대의 신분제도와 차별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읽게 된 [조선팔천] 이라는 책은
저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선을 넘어서 그동안 생각해 왔던 조선시대의 낭만(?) 을
산산조각으로 부숴버렸습니다
조선시대에는 크게 8가지 종류의 천민들이 있었습니다
1. 짐승만도 못한 운명 - 노비
2. 국가공인 성 노예 - 기생
3. 비열한 죄악 전가의 희생양 - 백정
4. 놀이판과는 정 반대의 세상 - 광대
5. 실력은 세계 최고, 대우는 세계 최악 - 공장
6. 존재 자체가 모순 - 무당
7. 유교의 적 - 승려
8. 죽는게 낫지 - 상여꾼
이런 8가지의 천민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중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노비에 대해서 글을 써 보겠습니다.
본격적인 노비의 역사는 고려시대부터 시작 되는데
고려시대의 노비제도가 하도 악랄하고 지독했기에
몽고제국의 부마국으로 강등당했던 시절
정치 간섭을 위해 몽고 황실에서 파견나온 몽고인이 고려에 와서
'같은 민족을 이렇게 학대하고 부리는 법제가 어디있으냐' 면서
노예 해방 개혁을 주도할 정도였는데
당시의 기득권층의 대대적인 반대가 일어나 (반대 사유 '아랫것들이 기어오르는꼴은 못보지')
오히려 개혁을 주도하던 몽고인이 본국으로 돌아갈 정도로
기득권층은 노비제도를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기득권층이 그대로 지방 유지로 남아있는 조선시대는 어땠을까요?
차별주의를 지지하는 유교를 국가 경영 지침으로 삼은 조선시대는
고려시대의 노비제도를 한층 더 강화하고 굳건히 유지해 나갔습니다
조선시대의 노비 제도는 한민족 역사상 최악의 악법이었습니다
이전까지의 노비 제도는 주로 전쟁 포로나 범죄자들을 노비로 만들고 부렸고
다소의 노력만 있다면 언제든지 면천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600년간 유지된 이씨왕조는 몇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변화는 한번도 일어나지 않는
안정적인 체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천민들이 자신의 신분을 세탁할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평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조선시대의 노비제도는 아래와 같이
[한번 노비는 영원한 노비, 노비 피가 섞여있으면 몇 대 후손이라도 노비]
로 변하게 되고
한번 노비의 굴레가 씌워지면, 국가적인 공을 세우지 못하는 한 (역모 밀고, 반란 진압, 수천석의 양곡 상납)
영원히 자손 대대로 노비의 낙인이 찍혀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자주 벌어졌는데
어느 재산가의 조상이 자신의 가문에서 나온 노비의 후예라는 주장으로
상대의 집안 자체를 자신의 노비로 삼으려는 소송이 연이어 벌어지고
서로가 윗줄에 돈이며 땅문서며 바리바리 싸들고 올라가서 로비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윗대가리에 로비를 제대로 못한측은 바로 노비로 전락하게 되어서
자손 대대로 상대편의 집안에 종속당하는 처지에 처하게 됩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요
동방예의지국이니 뭐니하며 조선시대가 문치주의적이고 안정적인 나라였던 조선은
한꺼풀만 벗겨보면
추악하고 위선적인 일면이 드러나는 어처구니 없는 나라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노비제도에 집착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양반님네들은 할줄아는것이 글읽고 쓰고 밥먹고 똥싸고 스섹하는게 다였기 때문에
'경제적인 활동' 따위 천박한 행위는
그야말로 '천민들이나 하는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농공상중 첫째는 사족이오 둘째는 농민 셋째는 공장 넷째는 상인이라!'
따위의 개똥같은 말이나 만들고 놀았지요
이런 양반님네들이 그네들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간단합니다
'천민들을 늘리면'
되는겁니다
그래서
[한번 천민은 영원한 천민]
[자손 대대로 천민 세습]
[부부중 남녀 하나라도 천출이면 그 자식은 천민]
[조상에 천민이 있어? 그럼 몇대를 내려오건 너는 천민]
따위의 악법을 제정하고 시행했으며
이 법에서 도망치려 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잡아서 끔찍하게 고문하고 (추노 봤으면 대충 아실듯?)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양민들을 노비로 만들기 위해 악착같이 정치적 로비마저 서슴치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한때 조선의 인구 1000만명중 300만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공식적으로 '노비'의 신분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통계이니 전라도 같이 양반들의 힘이 강한곳은 더 심했겠지요
양반 외엔 다 사노비였을지도...
양반들이 양민들을 노비로 만드는 방법은 세계사에 유래가 없을정도로 지능적이며
악랄하기로는 세계사의 악행 첫번째로 꼽힐만 했습니다
첫째로는 강제적으로 노비문서에 동의하게 만드는 '압량위천' 방식이 있었고
둘째로는 옛날 호적에 슬그머니 다른사람 조상의 이름을 노비로 적는 '암록'을 만든 후
송사를 일으켜 상대를 노비로 만드는 방법이었고
셋째로는 소작농들의 소작료를 말도안되게 높여서 (8~90%) 소작료를 못내면
빚으로 만들고 이 빚을 쌓이게 해서 채무를 갚지 못한다는 미명 하에 노비로 만드는 방법이고
넷째로는 어린 아이를 납치해서 다른 지방에 노비로 파는 인신매매가 있었는데
이런 인신매매 조직의 수괴가 고명한 유학자들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이렇게 뻔뻔하게 노비를 양산하면서도 수치를 모르는 조선시대 기득권층은
국가적으로 노예매매를 벌이는 '노예시장'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이들의 뻔뻔함에 할말을 잊게 만드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말 한필에 삼베 400필인에 노비 한구(입 구자를 써서 입으로 숫자를 셈 아주 악랄한 차별)가 150필밖에 안하네요
상감마마! 이건 가축이 인간보다 비싼거니까 맘에 안들어요 앞으로 노비는 말값 이상으로 거래하죠?'
당대 신료들의 인본주의적인 상소문의 내용입니다
그리고 바로 노비 최저가 제도가 만들어 졌습니다!
이 일은 태조 7년에 일어난 일입니다
조선시대 극초반에 일어난 일이에요
노예매매, 노예시장은 다른나라 일인줄 알았나요?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국가공인 노예 최저가 제도가 있는 나라
조선!
앞으로 조선시대 빠는 새퀴들은 본관 성씨랑 몇대손인지 적고 빨아라
다 좋지만 공돌이 실력이 세계최고 라는데서 웃었다.
물래방아도 제대로 못만든 나라 주제에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