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여기 분들은 수저도 다양하고 인생도 다양하지만
누군가가 웹툰 같은걸 보고 이런 얘기를 합니다.
옛날에 그때로 돌아갔다면 괜찮을까?
근데 서구권인들한테는 한번도 못들어본 말인데,
특히 한국인들만 그러는 것 같습니다.
매번 수동적이고 불가항력적인 인생만 살아서 그런 걸까요?
근데 왜 자기가 그런 인생을 살았나요?
고 3때로 되돌아간다면? 대 1때로 되돌아간다면?
초중고 어느때로 되돌아간다면?
이런 얘기를 하곤 합니다. 근데 이런 얘기를 들으면 과거 언급하면서
질질짜는 틀딱이가 듣는 트로트 가사 생각이 납니다.
변화시킬 용기나 힘도 지식도 없으면서 질질 짜기만 하는 것이죠.
과거로 돌아가면 부모가 바뀝니까? 환경이 바뀔까요? 제일 중요한 국적이 바뀌나요?
그들의 교양/IQ/학력/재력/인맥
뭐가 바뀝니까? 물론 바닥부터 가는거 좋죠. 근데 헬조선의 시스템에서는 정재계나 엘리트를 포함한 상류층이나 중산층을 제외한, 제외하고도 많은 헬조선 인구의 80%의 노예 부모들은 마이너스이고 스트레스 주는 존재들입니다.
과연 자기가 돌아가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을까요?
가능한 시나리오로 당장 해야 하는 것은
"너 누구 자식으로 태어날래?"
"너 얼마 받을래?"
"너 직업/국가 뭘로 할래?"
"너 수저 골라"
"너 외모 골라"
이러는 것 뿐이죠.
객관적으로는 수저레벨이 일정 이상되고 그걸 유지할 수 있는 주변 환경과 재력이 없으면 어떤 혁명가도 바꿀 수 없습니다.
옛 조선인들처럼 순응하면서 짐승처럼 살아가는것도 장애같고,
내때는 이랬다면서 피해의식을 자식들한테 표출하는 짐승들고 안되고,
그것처럼 과거에 돌아가서 이렇고 저렇고 하는것도 똑같이 조선스럽습니다. 역사에 만약을 대입하는것처럼요.
나름 도교와 유교를 중국 고문으로 연구하신분의 견해에 따르면, 그쪽에서는 부모도 자신이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군요.
반면에 유럽인들 견해는 순전히 부모 만나는 것은 운이고,
Silver Spoon으로 태어나면 처음부터 다 가지고있어서 재미가 없어! 이러는 것입니다. 이게. 동서양의 엄청난 기술격차를 유발한게 아닌가 싶더군요.
개인주의적이고 자기 스스로 완성해나가는것에 대한 관념.
어차피 과거로 되돌아가봐야 별로 변하는 건 없죠. 오히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아예 근본 조건을 바꿔야하는 거..
"너 누구 자식으로 태어날래?"
"너 얼마 받을래?"
"너 직업/국가 뭘로 할래?"
"너 수저 골라"
"너 외모 골라"
제가 생각해봐도 그냥 어중간하게 중학생이나 초등학생 때로 돌아가는 것보다 이거부터 다시 짜야 하는 거 같더라구요.
저의 경우에는 10년 전으로 되돌아간다고 해봐야 선택권이 없는 별볼일없는 작은 학교 다니는 흙수저 시골 헬초중딩일 뿐이고, 미성년자에 부모의 강압적인 명명이나 듣는 처지에 절망해서 마을 개천에서 초딩 익사 자살이나 할 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 마을 개천의 소용돌이에 초등학교 2학년 애가 하나 빠져 죽어서 마을이 꽤 시끄러운 적이 있었었고, 그때 학교에서는 누구 동생이 죽은데서 귀신나온다는 현대적?인 마을전설이 하나 생겼었지요.
게다가 거긴 뭐 학원도 없는 깡촌이라 인생의 방향성을 바꿀 수 있는 수준으로 별다른 특기같은 걸 배울 수 있는 곳도 없었고, 하나 있는 공립학교는 그냥 교과서의 기본적인 줄글만 형식상 읽어 주는 수준에 그나마 중학생 때 한참 싸게 풀리던 저가형 노트북을 하나 사서 이거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인터넷이나 책 보면서 깨작깨작 조금씩 이것저것 보는 게 가능한 일의 전부였기도 해서요.
지금은 동네 국개가 예산타서 도서관이 지어지긴 했는데, 그 시절에는 마을 도서관도 없었던.. ㅡㅡ
22살 시점인 지금 생각해보면 제 인생에 선택지는 많지 않았고, 되돌려봐야 수저와 외압을 이기는 선택은 못 했을테니 알고도 이인생 반복해서 헬고통만 10년 재체험하는 것에 불과할 확률이 높았을 듯요. 주식이나 로또 정보, 혹은 제가 수능치던해의 수능 답안이라도 알아가면 조금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카오스이론에 따르면 이미 시간여행이 일어난 시점부터 세계가 기존과는 다르게 변화하니 부질없는 짓이고.
어차피 Silver spoon 은 인생이 너무 쉽다 난 모험이라도 해볼래 이런 마인드면 과거 미성년자로 돌아가 간섭질 당하느니, 나일리지를 그나마 제일 많이 먹은 시점인 지금이 제일 좋지요. 개인적으로는 모험파가 아니라 뒹굴뒹굴파라서 이런 마인드는 좀 부족하기는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