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돌잔치라는 거 자체가 영양 부족과 질병으로 인해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기에 아이들이 1년만 넘겨도 다행이라며 잔치 치른 건데 지금은 어지간해서는 1년은 다 넘기잖아. 그냥 1년 넘겨서 좋다 그 뜻은 이해해도 굳이 결혼식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애 입장에서는 시끄러운 데 있게 하고 글자 모르는 입장에서 애한테 야 이거 집어 하면서 강요하는 게 좋은 건가 싶다. 결혼식, 환갑잔치 못지않게 돈지랄하는 건 뭐 돌잔치만 아니더라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만.
문제는 저런 기사가 문제를 지적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상 일종의 '광고'기능을 한다는 것이지.
웨딩플래너만 해도 십수년 전만 해도 없던 개념이었는데 요즘에 결혼할 때는 거의 웨딩플래너 끼고 하잖아?
15년 전쯤에 돌잔치하는 거는 나름 괜찮았다. 나만 해도 그냥 반찬 좀 하고 불고기 좀 집에서 구웠고 들어간 돈이래야 한 20만원 정도 들었을라나? 잘 먹고 놀고 나중에 노래방 가고 딱 그 정도였음.
그때만 해도 금값이 무척 싸서 한 돈 금반지 5만원 선이면 샀다. 그래서 금반지 한 10여개 받았지. 여기저기 알리지 않고 친인척만 딱 불렀고 절친인 친구 3명 정도 왔어. 아무튼 15명 정도 와서 그냥 딱 즐기는 정도였음.
어쩌면 내가 마지막으로 소박한 돌잔치한 세대인지 모르겠다..
나보다 조금 늦게 결혼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때가 되니까 지방에서도 다 그런 연회장이 생기면서 다 그런 곳에서 사회자 불러놓고 돌잔치하더라고. 일단 공간비용과 뷔페비용 사회자비용해서 당연히 백만원 이하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구조고 그냥 금반지 반 돈 한 돈 정도 하던거에서 봉투를 주어야 하는 관습으로 바뀌어짐..
사실 금반지의 경우는 급할 때에는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거라서 다분히 경제가 안정적이지 못한 시대에는 일종의 버퍼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거라서 나름 좋은 관습이라고 생각함..문제는 친인척(이라고 해봐야 평상시에 왕래 있는 4촌 이내)과 거의 매주 매월 만나는 절친 정도만 불러서 잠깐 즐기는 관습에서
대략 2004-5년 정도?를 기점으로 연회장에서 하는 풍속으로 바뀌면서 여기에 유행에 민감한 민족답게 안 하면 안 하고 말지 집에서 소박하게 하는 잔치는 안 하는 풍조로 바뀌었다는 것이지.
그리고 저런 종류의 기사가 쏟아져나올수록 사실은 고급연회장은 더 잘된다.
80년대의 경우 고급주택광고를 어떻게 했냐하면
신문기자에게 돈 좀 쥐어주고 고급주택을 때리는 기사를 싣게 한다..무슨 사회위화감을 조성하는 주택단지가 착공되어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이런 식으로 기사를 내면서 고급주택의 스펙이라든지 각종 기능을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거지..그러면서 청담동에 있는 P주택..이런 식으로 노출시키면 다음날 신문사에 전화가 쏟아졌다 하더라. 좀 알려달라고. 당시만 해도 분양광고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저런 식의 방법을 썼다.
자본주의는 저런 과시적 소비가 없어질 수가 없다..욕하면서도 여력되면 나도 하고 싶어하는 본성을 찌르는 것이 광고거든. 그래서 나는 광고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