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군대, 회사, 알바 어딜가나 똑같습니다.
제가 지금 제 진로를 바꿀려고 다시 수능 준비하고 있는데 재수 종합반을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이야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이 마음 먹고 시작하죠
근데 점점 갈 수록 사감새끼들 지 맘에 안들면 학생들 갈구는게 점점 심해지고 있는것도 맘에 안드네요.
원래 종례 끝나고 10분 정도 쉬는 시간이 있는데
오늘 종례가 좀 늦게 끝나서 밖에 나가서 그냥 귤도 남았겠다 과일은 교실에서 못 먹게 하니 그냥 복도에서 하나 잠깐 까 먹을려고 종례 끝나자 마자 나갔어요.
근데
사감: 야 너 귤 까먹을 시간이 어딨어 빨리 들어가
나: 종례 방금 끝났는데요? (나가봤자 방금 나왔는데)
사감: 아니 그러니까 (ㅅㅂ 니가 지금 나한테 대드냐 ㅡㅡ 약간 이렇게 짜증내는 말투로). 아니 애들 지금 자습하잖아. 얼른 까먹고 들어가라.
솔직히 이건 평소에 비하면 강도가 상당히 약한 수준에 속한 편입니다만 지금 생각해도 헬조선 강사, 사감, 선생 새끼들 학생들이 무슨 이의만 제기해도 태도가 저 따구니 기분이 참 더럽습니다.
근데 재종반이 자랑하는 저 빡센 관리가 공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관리 빡세면 애들 다들 공부 열심히 하고 대학 잘 가고 그럴거 같죠?
절대 안 그래요.
근데 제가 수능을 전혀 안 친것도 아니고요.
모의고사같은 간접 수능 포함해서 수능 문제 여러개 접해보고 했는데
수능이요 절대 저렇게 노예 수련하면서 준비하는 그런 시험 아닙니다.
순공부량 10시간 자기 통제력 이딴거는 그냥 수능 공부하는 애들은 노예짓이나 하라는 부류의 개소리고요
그렇다고 재종반 커리큘럼이 학생들 점수 올려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냉정히 이야기 해보자면 재종반 커리 열심히 따라가면 수능 필망합니다.
수능에서 승부 보는것은 단 한가지 입니다.
국어, 영어, 수학은 문제 유형별 문제 풀이법을 공부하세요. 이거요 얼마 안 걸려요 기출 문제랑 수능특강 한권이면 게임 오버입니다.
과탐, 사탐은 수능특강 한권을 수능 끝날 때 까지 여러번 돌려보세요. 양 많을 거 같죠? 얘도 막상 공부할 분량이 많지 않아요 진짜 이거면 돼요.
(사실 이걸 추가 했었어야 했는데 급조하느라 빼먹었습니다. 과목 불문 평가원, 수능 기출은 무조건 푸시고 오답하고 문제유형 분석 철저히 하셔야 합니다. 이건 수능 공부하는데 있어선 필수입니다.)
근데 재종반 커리는 쓸데 없는 복습 노트 써야돼지 모의고사 분석서 써야돼지 숙제도 많지 거기다 문제를 많이 풀어야 한다면서 프린트도 잔뜩 주지.
얘네 열심히 해 봐야 성적 상승해도 최고 상한점이 3등급입니다. 1등급 떠도 매우 불안정하고요.
노력대비 효과 좋은 공부법이 있는데 왜 재수 학원에서 저렇게 자기 통제력 운운하면서 학생들 갈구고 또 학생들은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면서 고생을 돈내고 할까요.
결국엔 헬조선에 만연해 있는 노예 문화 때문이죠.
입시생이 수능 준비하면 짜져서 공부나 하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냐 이러시겠지만
강사들하고 사감들한테 사소한걸로 갈굼당하는데 스트레스 입빠이 상태에서 공부가 잘 될리가요
추가)
여기서 그러면 왜 왔냐 이러시는 분들 계실 수 있습니다. 솔직히 다니면서 불평을 한다는게 좀 모순될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재종반은 극성 부모 등에 떠 밀려서 온 학생들이 꽤 있습니다. 물론 저야 공부를 부모 등 떠밀려서 한건 아니었지만 사실 처음부터 재종반 다닐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가족들이 재종반은 꼭 가야한다면서 고집을 굽히지 않지 그렇다고 저한테 경제권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솔직히 손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초반엔 저도 어느정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다니긴 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고 재종반에 있는 부조리함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가뜩이나 전 나이도 어린 편이 아니라서 좀 눈에 밟히는 것도 많고요 ㅠㅜ 제가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효율적으로 생존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공부 할 수 있는 한은 열심히 해서 나중에 후기랑 학원 서바이벌 팁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