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들 안 그렇겠냐만 이 나라는 특히 직업 계층이 고착화된 나라다.
본인 또한 그래서 반박하면 뭐라 할말이 없긴 한데 넥타이 매고 펜대 굴리는 일이 지상 최고의 직업으로 취급 받는다. (그래서 언젠가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배워 이민이든 귀촌이든 하는 것이 현재 꿈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활동들은 대개 그토록 천대 받는 자들이 한다.
이공계 끝판왕이라는 의사, 의느님이라고 칭송 받으며 분명 없어선 안될 직업이지만 현재도 의사 못지 않게 개고생하고 있는 이름 없는 영웅들도 많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현대 사망률이 급감하게 된 이유는 위생과 영양의 영향이 의술 자체의 발달보다 크다. 그런데 이러한 위생설비를 시공하는 배관사들이나 우리가 매일 고기를 먹게 해주는 도축업자들이 칭송 받는 얘기는 못 들었다. 그나마 방송의 영향으로 조리사는 재조명 받게 됐지만 대다수 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직업인들은 대우도 열악하며 천대 받기 일쑤다. 이들이 계속 기피되고 멸시 받는 한 이 나라는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