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만 되면 아파트에 초딩들이 우루루 몰려나와 BB건을 쏘고 논다.
보고있으면 재미있다. 그런데 얘들이 보안경도 안끼고 마구잡이로 쏘고 놀고있더라고.
하루 날 잡아서 구경하고 있다가 나가서 아이들을 불러모아서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쪼그려 앉아서 이 놀이를 하는동안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얼굴에 맞았느니, 눈에 맞을 뻔 했다니 뭐니 아주 영웅담 마냥 호기롭게 나에게말하는 것을 듣고 있자니 참 부모들이 부주의하게 아이들을 기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호안경을 쓰지 않으면 위험한 것을 아느냐고 물어봤더니, 부모들이 딱히 그런것에 대해서는 이야기 해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러다가 눈에 맞으면 각막손실로 실명까지 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얘들은 보호안경은 물론이고, 관절보호대, 장갑도 없이 뛰어다니고 있었고, 장전된 상태의 총구를 눈으로 들여다보는 등 위험천만한 짓을 하고 있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화이트보드를 들고오고, 예비군 훈련간에 사용하는 장비들인 CIRAS 조끼와 관절보호대, 허벅지 홀스터, 카멜백, 헬멧, 쉬마그, 방탄 선글라스까지 다 쓰고 나와서는 아이들을 모두 모아 총기안전교육 및 전술교육을 잠깐 해줬다.
이럴 땐 아이들이 생각하기에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주의를 끌며 그 아이들의 시선에 맞춰 교육을 해주는게 가장 잘 먹히니까 번거로워도 그정도 수고는 들여주는게 좋지.
교육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보안경을 써야하는 이유
총구를 절대 들여다 보면 안되는 이유
관절보호대와 장갑을 해야만 하는 이유
그리고 기초적인 사격자세와 총기 파지법,
사격간 돌격, 엄호, 은/엄폐, 기본적 수신호 등을 알려줬다.
그리고 몇주 후 게임뛰는 모습들을 보니 아주 멋져보였다.
보안경을 착용하고, 관절보호대와 장갑을 착용한 아이들이 은/엄폐한 채 수신호로 서로에게 신호를 하며 돌격간 엄호사격을 해주며 교차전진을 하는 모습...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넘어지고 긁히고 피나고 울고 위험천만하게 돌아다니던 아이들이 아니었다.
무의미한 놀이가 아닌 운동을 한다는 느낌, 무엇인가를 얻어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이들을 밖에서 놀게 하는건 중요하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모두가 그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를 할 수 있도록 조건도 맞춰주고 교육하는 것은 잘 모른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