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임병
난 취사병 출신이다.
내가 겪은 부조리와 어이없던 일을 적어보려 한다.
내 선임병은 개양아치였다.
5개월 차이 났었는데 이등병 말부터 일병 말 까진
짬티 안 내다가 선임병들 전역하니 슬슬 일을 안 하더라.
예를 들면 새벽 5시에 같이 근무 나가면 자기는 국만 얹고
나는 볶음이랑 우유 배분 준비랑 기타 잡 것 다한다.
그리고 이 자식은 열 받는게 재료를 씻지 않는다.
그 놈이 국을 끓이면 콩나물 대가리 둥둥 떠다니고
어떤 음식을 해도 개 더럽게 한다.
감자조림을 물에다 조리는 놈이다 ㅋㅋㅋ
기름에 볶다가 간장이랑 물 넣고 조려야지
물에 끓이다가 간장 넣고 또 끓여준다.
막말로 행정병이 밥 해도 더 잘하겠다.. 에휴
이 놈 때매 털린게 한 두번 아니다.
콩나물 안 씻어서 대가리 떠다니면 꼭 부분대장인 나한테 뭐라 한다. 그 놈은 변명 지어내서 잘 빠져나가고
옛날부터 선임 팔면 나쁜 새끼라는 말도 안 돼는 세뇌때문에 순진하게 넘어간 내가 바보같구나..
음식 엿같이 하고 책임은 내가 지고 ..
진짜 선임 얘기는 많지만 여기까지
2. 아버지 군번 자살
09년 7월이 내 아버지 군번이였다.
이 인간은 동갑이였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고등학생 때
양아치 짓을 많이 한 것 같다.
전역할 때 즈음에 나에게 공장에서 일하는 게 나을까?
전문하사 지원하는 게 나을까?? 라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당시 공장일을 해 봤던 나는 공장은 별로 인 것 같습니다. 라고 하였고 이 선임은 그걸 계기로
전문하사에 지원한 것 같다.
근데 이 선임 1년도 안 돼서 자살했다.
그걸 발견한 것도 나다 1종 창고에서..
목 매달린 채로 죽었다.
전 날 검열이 나왔는데 지적 당한 부분이 많아서
이 선임이 개털린 것 같았다.
멘탈이 약했던 인간이라 자살까지 간 것 같다.
그런데 죽은 걸 보고 했더니
갈군 간부가 한 말은 유서 같은 거 있을 수 있으니
나보고 꺼내오란다.
그걸 듣고 이 미친놈이 진짜 사람새낀가라는 생각을
했다.
이 전문하사의 죽음으로 우리 대대는 난리가 났고
대대원들 모두 진술서를 썻다.
근데 취사병 출신이라 다른 대대원들은 상황을 모르지..
나는 진술서에 자살 전 날 있었던 일과 여러가지 상황을
진술서에 적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한달 내내 헌병대 불려가서 진술했다.
심지어 밤 12시에 헌병대에 불려가서
X하사가 겪은 일을 알려달라 하고..
심지어 이 사건 이후 내가 조사 받는 것이랑
기타 상황이 너무 힘들어 2박 3일 휴가 낸 거 미뤄지고
군단가서 또 무슨 법무관인가 한테 조사받았다.
당시 싸이월드에 가족들이 나에게 고맙다고
연락을 해 주었다.
Xx가 현충원에 갔다라나?
자살인데 현충원이라는 게 이해는 안 됐지만 내
기억에 그랬다.
사람이 죽었는 데 유서를 꺼내오라던 그 간부 난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
그 관련 간부는 강제 전역 조치 받은걸로 아는 데
어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3. 군 병원과 민간 병원
전역 3개월 전 후임과 동기가 농구하자고 조르더라..
근데 드리볼 하다 옆 중대 아저씨가 내 손가락을 쳤는데
빠직 소리가 났다.(진짜로 빠지직)
진짜 죽을 듯이 아팠고 손이 텅텅 부었다.
한 일주일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하고 일하는데
손이 점점 더 붓는 것이였다.
당시 급양관이 민간병원에 가자고 얘기해 가봤더니
골절 ㅋ 담당 의사는 이런 손으로 어떻게 일했냐고
역시 군인정신이라고 농담식으로 얘기했다.
붕대를 감았고 하지만 혹한기 훈련 1주 전이라
붕대를 하고 있을 수 없었다.
내가 일 안하면 후임 2명이서만 훈련을 해야해서...
어쩔 수 없이 붕대 풀고 3명이서 야전취사 돌렸다.
그런데 손가락 통증은 많이 좋아졌는데 뼈 높이가
다르더라..
뭔가 이상한 것 같아서 군 병원(수x)에 가서 검사 받았다.
엑스레이를 찍고 대기를 1시간 이상했다..
너무 오래 기다렸는 데 담당 군의관이 하는 말
"시간 지나면 나" 가봐 이러더라..
낫긴 나았다. 근데 뼈 모양 아직도 병신이다 ^^..
약지 손가락 뼈부분 한 쪽은 높고 한 쪽은 낮다.
지금도 힘 100퍼센트 못 쓴다.
4. 만두 사건
떡만두국이 나온 날이 있었다.
이등병 시절 선임들이 선임들 스타일이 다를 경우
더 계급 높은 선임 말을 들어라..라고 항상 얘기했다.
그런 일이 딱 한 번 있었다.
이등병 때 만두 배식을 하고 있었다.
만두가 별로 없어서 1인당 6개씩만 주라고 했다.
당시 내 선임이 09년 4월
그런데 같은 중대 09년 6월 선임이 왔다.
난 아무 생각없이 6개 만두를 올려줬더니
야 10개이상 안 줄거면 다 빼라고 했다.
10개는 무리인 것 같아서 2개 더 올려줬더니
다 빼라고 한다.
갈등을 했다..
이럴 땐 높은 선임에 말을 들어야지 하고 어쩔 수 없이
다 빼버렸다.
그러더니 지 혼자 빡쳐서 씩씩 거리면서 가더라.
지가 10개 달라면 더 얻을 줄 알았나 보다.
그리고 점호시간 만두 10개 선임이 있던 생활관에서
그 인간이 나를 때리러 오겠다고 막 소문을 냈다고 한다.
다행히도 조용히 넘어갔지만...
날 때리러 오겠다는 이유는 지가 젤 좋아하는 게 떡 만두국인데 만두를 빼버려서 그렇다더라...
전역한 지 5년차지만 난 아직도 이것을 이해 못 하겠다...
결론은 군대 가지마라 병신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