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기술자로 일하시던 아버지께서는 02년도에 처음 자신의 소나타를 처분하고 BMW 530i 를 구입하셨습니다.
그때 차를 몰고온 그 표정을 결코 잊을 수 없었습니다. 원하던 물건을 사서 기분이 좋은 미소가 아닌, "드디어 내 가족은 안전하게 되었어." 라는 표정.
초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뒤통수에 대고 욕하는거, 익숙치 않았습니다, 화가 났지요. 좋은 차 타는게 그리도 안될일인가? 헬조선인이면 흉기차를 반드시 타야만 하는가? 외제차를 타면 매국노인가? 등등 그 어린나이에 마음고생을 꽤나 했습니다.
학교로 그 차를 타고 데려다주시던 어머니께서도 항상 못마땅하다는 눈치였습니다. 솔직히 형편에 무리를 해서 산 차는 맞으니까요.
그때당시 8300만원 정도였으니 이건 말이 안되는 거였죠.
그리고 몇년 후, 아버지와 함께 스키를 타러 가기 위해 아침부터 김밥을 싸들고 무주로 나섰습니다. 그때당시 도로 한쪽만 염화칼슘과 모래가 뿌려져서 정리가 되어있었고, 그 옆 차로는 밤새 내린 눈이 얼어붙어 통행이 제한된 상태였습니다. 체인까지 두르고 스키장으로 달려가던 도중, 갑자기 SUV한대가 저희를 추월하려고 시도했고, 그 SUV는 눈길에 미끄러져버렸죠.
동시에 저희 차를 추돌했고, 그 충격으로 2차선 도로의 중앙분리대와 도로 끝의 가드레일을 연속으로 3번 충돌하고 차가 멈춰섰습니다. 끔찍한 사고였죠, 무슨 테스트따위 하는 60킬로미터가 아닌 시속 90킬로미터 남짓하던 고속국도에서의 사고였으니, 흉기차였으면 다 죽었어야 마땅한 사고였습니다.
중요한건, 저희 차 에어백이 하나도 터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단 한명도 경상은 커녕 멍조차 들지 않았다는 것이죠. 차가 멀쩡한줄 알고 문을 열고 내려봤더니 후드, 엔진완파, 운전석,조수석 문 반파. 엔진오일이 샌건지?흰 눈이?빨간색으로 변해가더군요.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를 추돌한 코란도는 전복되어 도로변에 나뒹굴고 있더군요. 코란도 승객 둘중 한명은 사망했고, 한명은 중상을 입었었습니다.
10년전의 독일차 안전장치나 차체제어장치 스펙이 저정도였습니다. 시속 90킬로미터에서 조향기능 상실, 제동기능 상실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차량을 제어하고 충격 최소화, 승객보호 시스템까지 완벽히 작동하여 탑승자들을 모두 지켜냈습니다. 에어백조차 작동할 필요가 없었을정도로 승객들에게 가해진 충격은 미미했다는 뜻이 됩니다.?대신 차가 완파됬죠. 회생도 되지 못할정도로 완전히 박살이 나버렸는데, 이상하게 차체 프레임은 멀쩡하다며 놀라던 정비기술자들의 시선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10년전에 독일은 이미 저정도 스펙을 가진 차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흉기차들이 말로만 씨부려대며 안전하니 마니 개소리 하는거, 이미 독일애들은 10년, 아니 그 이전에 다 완비했다는거죠. 그런상황에 흉기차들이 자기네들 차량이 10년전 독일차 중형세단 스펙과 동일하다며 좋다고 자위질하는건 이건 멍청한건지 병신인건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찌그러지고 박살나야 좋은 차라구요? 예 그렇죠, 외부 판금 등에서 충격을 잘 흡수해주면 승객에 가해지는 충격은 줄어듭니다. 그렇다고 프레임까지 박살나게 만들면 어쩌자는거죠? 원가줄이려고 탑승자 죽이겠다 이건가요? 참 대단한 헬조선의 대기업들이에요.
여튼 절대 흉기차는 타면 안됩니다, 조금 무리하더라도 외제차를 타는게 확실히 좋습니다.
무법지대를 방불케하는 헬조선의 도로에서는 특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