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 한국이 정의롭지 못한 이유에 대한 나의 생각 >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말의 근본이다. 
 - 순자

 

말은 에네르기파다. 나의 생각과 멘탈에 그마만큼의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어른을 공경하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들어왔기에 나는 지하철에서 자리를 비켜야만 할 것 같고 결국 비킨다. 말은 결국 행동을 바꾸고 그 집단의 행동은 나를 그 틀 안에 묶어버린다.

 

국제적으로 가장 보편적인 언어, 영어와 달리 한국어는 존댓말과 반말이라는 구분이 존재한다. 이 이유는 여러 이유때문에 생겨났겠지만 웃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는 장유유서라는 유교의 덕목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존댓말과 반말의 변질됨과 악용이 말이다. 장유유서의 뜻은 어른과 어린아이 사이에는 순서와 질서가 있어야 한다라는 뜻이다. 어른과 아이 사이의 질서이지 생일이 1달 차이나는 사람 사이의 개념이 아니다. 생일이 빠르다라는 개념이 있다. 내가 빠른 88년생이면 88년생들에겐 형이 되었고 나는 반말을 하고 그들은 존댓말을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상하’의 질서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쉽게 대하지 못하고 나는 그들을 적어도 조금은 쉽게 대할 권리가 생긴다. ‘형이 말이야’라면서 말이다. 그 상하 관계는 고착화되어, 내가 잘못했을지라도 형인 내가 적당한 위압과 형이라는 위치를 내새우면 그들은 그 잘못을 올바른 것으로 고칠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 올바른 것으로 고쳐지지 못하는 것들이 하루에도 5천만 국민 사이에 무수하다. 그것들은 다 에너지이고 행동이 되고 결과가 되며 내 생각과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정의의 뜻은 이성적 존재인 인간이 언제 어디서나 추구하고자 하는 바르고 곧은 것이 곧 정의이다.

 

 

“80년대 시위하다가 감옥 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했던 우리의 600년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 번 쟁취하는 우리 역사가 이루어져야만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 노무현 전대통령

 

우리나라는 정의를 말할 수 없는 사회이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기득권을 쳐부수고 사회의 거시적인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정의의 승리가 되겠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내가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부분에 있다. 사회의 모든 부분부분들이 나이와 직업으로 세분하게 계층화되어 있다. 10학번 선배, 부장님 등등으로 말이다. 이미 정의를 말할 수 없는 구조이다. 갑자기 한국이 좋아지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부터 조금씩 변한다면 천천히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나는 그 변화가 말에 있다고 생각한다. 호주에서도 살아보니 어른과 아이의 경계 정도는 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21살이고 30살이고 다를 바가 없고 26살이고 43살이고 다를 바가 없다. 각자 영역에서 책임을 지고 잘못됬다면 누구나가 다 말할 수 있는 구조이다. 내가 느끼고 경험한 것이다.

20살이 넘었다면 서로 모두 다 존댓말을 하든 아니면 아예 반말을 다 사용하든 사회적 합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우리나라 나이 개념부터 ‘만’나이로 바뀌었으면 한다. 세계에서 한국만 세는 나이법을 사용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대한민국은 동방예의지국이지 않는가, 만 19세가 됬다면 모두 다 존댓말을 쓰는 문화가 생기기를 바란다. 아니 그렇게 되어갔으면 싶다.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존댓말을 쓰면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생기게 된다. 그래야 만약 윗사람이 잘못했을 때 아랫사람이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했을 때 ‘너 몇 살이야’라고 반말로 윽박지르며 정의를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 오지 않겠는가, 이미 윗사람 아랫사람이라는 표현자체가 잘못되었다. 왜 나이가 정의가 되어야 하는가, 올바른 것이 정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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