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참 생각해보면 황당하고 무식하고, 어리석게 살아왔네요.
어렸을때.. 4,5살쯤? 첫번째로 기억나는게..
거의 엄지 반절만한 파리가 날아다니길래 너무 무서워서 스프레이 모기약을
왕창 뿌렸더니 아버지가 무슨 살인한 사람본거마냥 화를 내시더라구요.
죄송하다고 해도 안되고 반항을 할수도 없고 벌벌 떨기만 했죠.
어머님은? 초딩이였나(국민학교) 중딩이였나 일진이니 뭐니 하는애들한테
괴롭힘당하다보니 내가 운동능력이나 호신능력이 부족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태권도를 다니고 싶다고 했습니다. 근데 그때가 모래시계 방영될때였는지?
무슨 신문지 말아서 때리면 호신이 된다고 검도를 가라고 하시더군요.
결국 검도로 갔죠. 왜 그래야 하는지 생각도 못하고.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죠. 신문지로 사람을 때려.. 허허
뭐 그 뒤론 짐작하실겁니다. 학교생활 내내 왕따내지는 완전 수동적인
사람이 되었습니다. 먼저 얘기를 꺼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조금 친한
애들 생기면 얘도 날 무시하지 않을까 두렵고 급급하죠.
또 무슨 초등학교도 안들어간애한테 갑자기 성악을 가르친다고 성악배웠다가
애국가 성악톤으로 불렀다가 비웃음당하고, 쉬는시간에 학습지 풀고있고
점점 운동도 못하고 친구도 못사귀고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이죠.
심지어 공부는 집에서 좀 해서 성적 잘 나오면 애들이 의식을 많이 하더라구요.
지금도 기억나는데 '너가 뛰어나지만 나도 열심히 공동과제 열심히 해보겠다.'
뭐 그런 내용이었던거 같은데.. 이제 생각해보니 얘 말 되게 잘했네요.
전 이 말도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됬는지로 몰랐던거같아요. 그래서
왠지 공부 잘하면 친구가 없어질거같아서 점점 의도적으로 공부를 안했던거같아요.
이제 고등학교 갈 때가 되니 이짓도 더는 못하겠어서 실업계를 가서 기술을 배우겠다고
했습니다. 이 집에서 뛰쳐나가고 싶었거든요. 돈벌어서. 저얼대로 안된답니다.
고등학교가니 더더 왕따당하죠 매는 맞죠 공부는 미친듯이 하기 싫죠 끝나면 밤까지
학원가서 억지로 공부하며 또 맞죠. 대학은 안가고 돈벌고싶다고 했더니 그것도 안된답니다.
전엔 고등학교만 졸업하라고 하시구서 ㅎㅎ
그래서 결국 성적맞춰서 대학 가서 첫학기엔가 장학금 받죠. 그다음엔 학점이 좀 모자라서
근로장학생인가 했는데 몆주 하다가 핸폰 끄고 튀었어요.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이땐 이미
반은 미쳤던듯.
거기에 갑자기 음악이 내 인생의 목표처럼 생각되서 음악학원을 다닙니다. 근데 역시나 대학교에서도
인간관계가 엉망이고 여기서도 엉망이죠. 어떤 강박관념? 강박장애가 확실한 정실질환처럼
나타나요. 중고악기 덜컥 샀는데.. 어떻게 보면 큰 문제도 아닌 좀 하자가 있었는데 그게
머리에서 떠나가질 않는거에요.
그러다 군대갈때가 되어, 이번에야말로 돈벌고싶어서 부사관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
운동도 해서, 합격했어요. 당당하게, 부사관 갔다오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립니다.
안된데요. ㅋㅋㅋㅋㅋㅋㅋ 여기에 또 어머님이, 좀 안전한데라고 생각하셨는지
군악대로 가라합니다.. 하 그래서 또 학교 끝나면 악기를 배워 군대 여기저기 시험쳐서
또 어떻게 들어갑니다.. 또 들어가서 역시나 엉망이죠. 사람들이 좋아서 어케 버텼긴 해도.
그래서 군생활중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제대하여 학교를 때려치고 나한텐 음악밖에
남은게 없어~ 란 생각으로 또 미친짓을 마구 합니다. 엄청난 돈을 쏟아붇고 해도 음악
외적인, 컴퓨터적인건 그럭저럭 되는데 손으로 하는 연습은 정말 손이 안가요.
정신적인 문제였다고 지금은 이해가 가죠.
그리고 하고싶은일과 돈벌기 해야되는 일 사이에서 생기는 모순을 어떻게 해아할지
모르겠더라구요. 하고싶어서 한 일인데 이게 일로서 하면 하기 싫은 일도 해야하니까요.
그래서 음악작업하는데도 들어갔다가 거기 편집증적인 사장에 빡쳐서
결국 내가 내사업 해보자고 했다가 여기서 확 말아먹고 시간 버렸죠 ㅎㅎ
그래서 공장일 하고 노가다일 하고.. 그러다 정말 미치고 죽을거같아서 몇달
전부터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원인을 찾아보자 하고 게임하고 놀면서
종교책, 철학책, 유투브 찾아보는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났어요. 문제는 자신이 스스로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미워해서였습니다. 이리 생각하게되니 부모님의 행동들도 이해가 가더군요.
아버님은 회사 일찍 그만두시고 이일저일했다 사업해서 잘 안되고 그러셨는데
역시나 스스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어떤 좋은 대학 나와서 괜찮은
직장 다니던, 그리고 그걸 유지하지 못하는? 또는 조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특징을
가지고 계셨던거 같고요. 어머님은 역시나 괜찮은 대학, 대학친구들이 살고있는
환경에 비추어봤을 때 자신의 초라한 현재 모습? 아버님의 가부장적 요소때문에
받지 못하는 사랑 등등 이런걸 자식을 통해 해소되고 자신의 행복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셨던 듯 하네요.
저 또한 이런걸 그대로 이어받고 거기에 부모님으로부터의 안좋은 기억,
학생생활 때의 기억 등등에서 나온 '나는 이런사람이 되어야한다.'
라는 욕심에 집착하게 된거죠. 심지어 부모덕분에
선택하지 못해 이루지 못했던 일을 어떻게든 이루어야한다.. 난 그래야만 한다 라는거죠.
실제론 그걸 해도 잘 되지도 않고, 심지어 이루어도 기쁠 일도 없더군요.
물질이던, 성과던지요. 결국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던거죠. 내 책임이 아니라는거죠.
지금은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실패도 해봤고, 굉장한 불안감에 난 왜 죽지 못할까
란 생각도 하루에 수십번쌕 해봤는데 역시 감정과 실제 사실과는 차이가 많더군요.
불안하다고 생각해서 불안한거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누가 어떻게 생각하는
상황이 무슨 감정이 있겠습니까. 스스로의 감정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거지.
앞으론 내 뜻대로 안되는 일을 당연하게 여길거고 잘되는 일에도 무감각하게
살겁니다. 중도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떤 대단하고 잘나보이는 목표가 아닌
오늘 해볼 수 있는 일 그저 하면서 살아갈 겁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던, 어떻게
살던 상관 없어요. 나의 안정과 편안함은 내가 스스로를 사랑하는데서 오는 것이지
그 실체가 남한테 있는것도 아니고, 부모한테 있는것도, 사회, 결혼, 돈에 있는것도 아니니까요.
헬조선, 실제로 고통스럽죠. 아마도 대부분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회여서라고 생각합니다.
취직을 잘하던, 탈조선을 하던, 포기하고 그냥 살던 심지어 자살을 해도 스스로 고통스럽지
않을 수 있다고 이제는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렇게 살거라 따뜻하고 지식있는 분들이 계신 이곳에 인생정리 한번 해봤습니다.
긴글 읽어주신 분 계시다면 매우 감사드립니다.
인생에서 제일 미련이 남고 아쉬운건 딴게 아닌 제대로된 불교를 몰랐던거.
석가모니가 기원전에 벌써 어떤 뇌과학의 핵심을 다 만들어 두셨는데도 참 어리석게 살아왔네요.
힘든 십대 이십대가 있다면 한 1년정도 알바라도 하면서 초기불교나, 철학책, 또 요샌
유투브에도 관련 영상들이 많으니 이런걸 마지막 공부다.. 생각하면서 보면
저같이 괴로운 20대를 보내지 않고, 스스로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왕따 얘기 하니
나도 중고시절 경상도 살다 전라도로 전학가서 따돌림 당했던게 생각난다.
지역감정 나쁘다고 앵무새처럼 짖어대던 애새끼들이
꼰대들 하던짓을 그대로 반복하더란거지..
하지말라고. 좀 친하게 지내보자 해도 계속 괴롭히고 따돌리기에
결국 참다참다 폭발해서 깐죽대는 한놈 잡아다 눕혀놓고 존나 팼더니
더이상 따돌림 당하지 않더라..
그 뒤로 난 깨달았다.
역시 센짐승들은 사람말로 하면 못알아쳐먹고 기어이 패야 말을 들어먹는다는 것을.
헬조선은 약해보이면 이유불문하고 물어뜯는 짐승세계라는것을.
아무튼. 요는 이거다.
이 헬조선이 잘못된거지 글쓴이가 잘못된게 아니란거다.
그 모든 괴롭힘과 압력들을 겪지 않았다면 어땟을까?
자신의 길에 대해 보다 빨리 깨닫고 성찰할 수 있었을테고
자존감에 상처입을일도 주변에 휘둘리며 방황하는 일도 없었을게다.
이제라도 석가의 가르침에서 답을 찾았다 하니 참 다행이지만
만약..만약 이 사회가 정상이었다면.
진짜 사람 사는 사회였다면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올 수 있었을텐데. 참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