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을 방랑하는 부랑자
불안한 행색과 눈빛을 가진 부랑자
누구보다 새까만 피부 햇빛이 불태운 부랑자
현대판 백정
가까운 것은 냉대와 무시
멀리도 있는 인권과 봉급
할 수 없는 건 사람답게 사는 것
할 수 있는 건 자살과 자폭
받을 수 있는 건 개새끼 소리
받을 수 없는 건 사람대접
햄버거 한조각 그의 손에 들리운
착취의 그림자 그의 삶에 드리운
아름다운 가슴 얼굴
생명으로 가득한
사랑이 아로만진
검붉은 사랑스런
노가다꾼의 얼굴
말한다 어느 높은 곳의 사람이
내가 누군지 알어?
내 친구가 누군지 알어?
내 동기가 누군지 알어?
장관이야 의원이야 시장이야 군수야
말한다 내가
내가 누군지 알어?
내 친구가 누군지 알어?
내 동기가 누군지 알어?
노예야 노가다꾼이야 약쟁이야 대학생이야
유랑길 헬조선을 유랑하는
길 위에서있다가 결국 망가진 처지
유랑은 방랑이 되어버리고
오늘도 공사판엔 내려앉는 축복 헬조선의
어쩌면 우리 모두는 헬조선을 유랑하는 나그네, 언젠가는 다시 빛과 자연으로 돌아갈 자들이 아닐까요?
그렇지만 본질을 보지 못하고 세상의 부귀와 세상의 일들에 집착한다면, 우리는 이 땅에 묶이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