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risteran
16.06.09
조회 수 926
추천 수 14
댓글 6








가입하고 첫글입니다.

 

 

 

저는 안전함을 최고의 가치로 두는 사람이며, 모험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곳, 새로운 환경, 새로운 상황들을 극도로 기피하는 성격 탓에, 지금 껏 살아오면서 무엇 하나 먼저 도전적으로 나서본 적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살아오면서 남들이 하는 것, 남들이 해와서 성과가 좋았던 것만을 골라서 행해왔습니다.

 

대학도 그렇고, 토익 토스 자격증도 그렇고, 그러한 스펙마저 혼자서 해내는 것 위주로 해왔습니다.

 

학벌과 무한경쟁 시스템에서 저런 것들로 어느정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대기업 카르텔 집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여태의 한국에서의 삶을 유지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대기업에 취업이 되더라도 혼자 돈 벌어서 혼자 살 생각이었지만요. 

 

 

 

그러나 살면서 느끼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굉장히 살기 힘든 나라라는 것입니다. (물론 시리아나 북한이나 그런 막장보다는 낫겠지만)

 

세모녀 자살 사건을 보면서 한국이란 나라가 국민을 보호해주는 최소한의 복지시스템마저 굉장히 인색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결국 그런것들이 나 자신에게도 다가온다는 것을 요즘 조금씩 더 실감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한국이라는 나라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오지랖 많고 목소리 크고 성질만 버럭버럭 내는 한국 사람들의 성향이 매우 싫었으며, 개인 희생을 강요하는 집단주의도 매우 싫었고, 군대에서의 상명하복은 더더욱 싫었습니다.

 

그러나 그런것들을은 나 스스로 버틸 수 있다고,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취업전선에서 계속 실패하면서 느끼는 것이, 그런 사소한 것들은 문제가 아니였다는 겁니다.

 

직장을 가지고 배필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사는, 그러한 인간으로서 자연히 여겨지는 행위마저, 이 나라에서는 매우 위험한 도박으로 느껴진다는 것이,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국민을 국민으로서 존중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지원덕에 급성장했던 환경이었기에 가능했던 아버지 세대의 일들이 이제는 목숨을 건 도박처럼 되어버렸으니

 

 

 

결국 그냥 혼자 살거나,

 

혹은 이 나라보다 복지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나라로 이민을 가는 것.

 

이 두 가지밖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저는 워낙 모험을 기피하는 탓에, 여지껏 이민이라는 것을 일종의 현실도피의 대상으로 여기며, 말로만 이민가야지 하고 나불거려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점점점점.. 이민을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아무것도 준비한 것이 없습니다.

 

말로만 투덜투덜거렸지, 실제로 여자친구가 이민가자고 실질적인 계획을 세울 때에는 겁부터 나더라구요.

 

해외로 나가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여자친구는 영어를 원어민처럼 사용하고, 해외에서 매우 오래살던 친구라, 제가 가진 그러한 겁을 전혀 이해못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이민을 간다는 것은 막연한 희망일 뿐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영어는 남들보다 조금 잘 하는 정도인데,

 

지금은 일단 이 나라에 취업부터 해서 자금을 마련하자.. 는 정도의 생각 뿐..

 

이민가는 것을 부모의 돈으로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 글도 그냥 막연한 하소연하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착잡해서 눈팅하던 이 곳 사이트 자유게시판에 일기같은 글을 썼습니다.

 

휴..






  • VOLK
    16.06.09
    힘내세요. 언젠간 꼭 바뀝니다. :>
  • 아레스
    16.06.09
    바뀌긴 니미씹. 차라리 지구가 좀 잇으면 애기하나 낳는다고 하는 거을 처믿어라.
  • VOLK
    16.06.09
    어그로 ㄴㄴ
  • 씹센비
    16.06.10
    캐나다 ㄱㄱ
  • 탈출이답
    16.06.11
    저랑 완전히 똑같군요...
  • 육노삼
    16.06.15
    응원합니다. 비록 이런 모양으로 돌아가는 헬조센이라도 잘 찾아보면 여기저기 스스로 제 밥벌이 하면서 신선처럼 살아가는 은자들이 있습니다. 이민도 좋지만 헬조선 내부에서도 숨어살 곳을 찾으면 방법은 나옵니다. 헬조선의 기준에 맞추려 해봤자 내 인생만 망가집니다. 이민을 가건 헬조선에서 숨어살건 꼭 자기 인생을 사시길 바랍니다.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최신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 탈조선 베스트 게시판 입니다. 12 new 헬조선 9376 1 2015.07.31
823 서양의 시민의식이 우수한게 동양으로 부터 빨아 먹은 것으로 부유하게 살기때문? 18 new 탈죠센선봉장 1412 13 2015.08.29
822 탈죠센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7 new 염락제 1037 11 2015.08.29
821 한국의 범죄형량이 낮은 이유 and 군법이 엄한이유 txt. 13 new 탈죠센선봉장 2672 11 2015.08.29
820 국가적으로 공인된 삥뜯기 11 new 염락제 1493 13 2015.08.29
819 헬조선 클래식 명곡 '아, 대한민국...' 6 new 헬선인 998 8 2015.08.29
818 갓도리 레전드들..................... 9 new Hell-Peninsula 1802 14 2015.08.29
817 선진국이 후진국의 병크, 자유탄압, 비인권적 통치를 외면하는 이유 txt. 16 new 탈죠센선봉장 1231 10 2015.08.28
816 나이를 한 살 단위로 나누어서 서열화하는 나일리즘은 좀 타파해야 하지 않을까. 12 new 헬조선노답 1321 12 2015.08.28
815 징병제에 대한 생각 txt. 14 new 탈죠센선봉장 1479 7 2015.08.28
814 헬조선 좆소기업 100% 경험담 18 new 메가맨 12277 14 2015.08.28
813 뭣도 모르는 중학생 때 두발 단속이 부당하다는 글을 교육청 홈페이지에 쓴 적이 있었다. 8 new 헬조선노답 1383 11 2015.08.28
812 헬조선 환경부 클라쓰 6 new 이스마엘 835 12 2015.08.28
811 왜 헬조선의 군대는 정신력을 이리도 강조하는가? 16 new 므키타리안 1784 14 2015.08.28
810 현실감이 없는 헬조선 경제 관련 관료들 5 new 민족주의진짜싫다 816 8 2015.08.28
809 선진국과 지옥의 사회구조 차이 7 new 헬조선탈조선 1240 12 2015.08.28
808 헬조선 의느님... 15 new 허경영 1347 10 2015.08.28
807 삼성의 실수 9 new 허경영 1607 18 2015.08.28
806 낭비되는 돈, 기업에게서 못걷은 돈만 제대로 모아도 나라는 충분히 돌아간다 14 new 살게라스의화신 746 8 2015.08.28
805 80넘은 경비원한테 갑질사기쳐서 찜질방 가려했는데... 8 new 헬조선탈조선 1150 10 2015.08.28
804 독일과 헬조선의 차이 12 new 헬리퍼스 1698 19 201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