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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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범죄 급증, 특히 20~30대 심각...지옥같은 현실에 대한 분노·좌절이 원인...'헬조선' 등 신조어로 표출돼...전문가들 "다층적 해법 마련해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1. 추석 연휴인 지난달 27일 오후 부산 사상구에서 취업준비생 박 모(32) 씨가 아버지(60)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취업은 안 하고 PC게임만 하느냐"는 아버지의 잔소리에 격분해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 지난 8월21일 밤 부산 모 아파트 화단에서 지역 명문대 출신 김승현(가명ㆍ33) 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4년 전 부산의 한 대학을 졸업한 뒤 계속 취업준비를 해왔지만 잇따른 낙방에 고배를 마신 끝에 우발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앵그리 코리언'(화난 한국인)들의 시대다.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하고 타인을 대상으로 중대 범죄를 저지르거나, 자신에게 분풀이하듯 삶을 스스로 마감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선 고된 현실에 좌절ㆍ분노한 나머지 '헬조선' 등의 자조섞인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개인적 정신 치료와 구조적 문제 해결 등 총체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8일 법무부의 형사사법 통계에 따르면 최근 '홧김에 저지르는' 중대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살인ㆍ폭력ㆍ강도ㆍ절도 등 주요 범죄의 동기 중 40% 정도가 우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복 운전, 층간소음 살인, 묻지마 폭행 등도 모두 이같은 '분노 범죄'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지난 추석 연휴 경북 안동시에서 층간소음에 화를 참지 못한 한 60대 남성이 LPG가스밸브를 열고 불을 붙이는 바람에 본인과 소방관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층간 소음 민원은 2012년 7021건에서 2013년 1만5455건, 지난해 1만6370건으로 불어났다. 올해도 상반기 8537건이 접수됐다.

'도로 위의 살인 흉기'인 보복 운전도 심각하다. 경찰청의 지난 8월 단속 결과 273건 280명을 검거해 3명을 구속했으며 27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7월 단속때(125건 검거)보다 175% 늘어났다.

분노 조절에 실패하고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1년간 자살 시도 환자를 대상으로 이유를 물으니 78.5%가 '충동적이었다'고 답했다.

이같은 현실은 한국인들의 분노 조절 장애는 의학적 통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대한신경정신건강의학회 조사 결과 한국인 50%가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으며, 10% 정도는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상황이 심각했다. 분노 조절 장애 환자의 연령대는 2014년 기준 20대가 전체의 28%로 가장 많고, 30대 18%, 10대 17% 등의 순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인적ㆍ구조적 등 다양한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진단한다. 전대양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은 "삶이 팍팍하다보니 쌓인 게 많고 이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특별한 촉발인자를 만나 폭발한다"며 "충분한 대화ㆍ상담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은 "생존위기에 처하거나 차별을 받는 등 사회적인 요인이 주원인"이라며 "기회ㆍ과정ㆍ결과에서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사법적 정의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성세대보다 훨씬 심한 경쟁구도에 맡겨진 채 사상 최악의 취업난 등의 어려운 현실에 처한 젊은 층이 분노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헬조선'ㆍ'지옥불반도'ㆍ'흙수저'ㆍ'노오력'ㆍ'탈조선' 등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들은 말 그대로 '지옥같은' 현실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과 분노ㆍ좌절을 표현해 준다. 단순 유행어가 아닌, 기성세대들에 대한 섬뜩한 경고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를 두고 기성세대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귀하게 자라서, 고생을 안 해봐서 그렇다"는 식으로 쉽게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스펙을 쌓아도 변변한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취업해도 열정 페이ㆍ비정규직 등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는 사회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미 현실의 젊은이들은 분노를 넘어 좌절과 자기 혐오로 '탈조선'을 꿈꾸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 명문 여대를 나온 김모(30)의 경우 좌절과 자기 혐오에 빠진 대표적 사례다. 그는 일본어 자격시험인 JLPT1급까지 땄지만 현재 실직 상태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살며 좌절에 빠져 있다. 김씨는 "열정페이로 쓰다가 월급 떼이고, 계약직으로 남고 하는 일에 지치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취업스트레스를 견딜 힘이 없어진 것 같다"며 "돈을 적게 받거나 일이 힘들었던 것보다도 돌이켜보면 내가 하는 일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장 힘들었다. 어느날에는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다 '진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것은 내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특목고ㆍ명문대 졸업생 김현승(가명ㆍ29)씨도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못해 자포자기 상태인 채 폭음을 유일한 탈출구로 삼고 있다. 김씨는 "부모님의 기대가 큰데 아무데나 취업할 수 없어서 매년 대기업 공채만 쓰고 있는데 스펙이 뛰어나서인지 서류는 통과되지만 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지고 있다"며 "폭음 습관이 생겨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술값에 다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우연 청년유니온 노동상담국장은 "실패자를 양산하는 사회구조 속에서는 젊은이들이 쉽게 좌절하거나 자기 혐오에 빠져 분노 조절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헬조선' 등의 용어가 유행하게 된 배경을 살펴 기성세대들이 사회구조를 개선하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저: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277&aid=0003599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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