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졸업 후 10년만에 당시 친했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고향에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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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재수를 하는 바람에 중고등학교 동창들하고는 연락을 끊고 지냈었고,
대학교 들어와서 1년 다니다가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을 하게 되면서 서울에서 연락하는 대학 인맥들 말고는
고향 친구들과 연락이 잘 안되었는데 우연히 얼마 전 중학교 동창들이 연락이 와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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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니까 참 반갑기도 하고, 헬조선의 청년들답게 다들 뭔가 지친 기색도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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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자리에서 저는 헬조선의 단어를 민낯 그대로 적나라하게 느끼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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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친하게 지내던 흙수저이면서 공부 안 하던 친구 두 명은 막장 인생이 되어있더군요.
그 중에 한 명은 집안 사정도 엄청 어려웠고, 쫄바지 입고 담배 피운다는 이유로 체육 교사에게 틈만 나면 두드려 맞았었는데
그 친구가 얼마전에 아파트에서 1억 가량을 털다가 잡혀서 감옥에 가 있다더군요.
또 나머지 한 명도 공부 안하고 학교 안 나오고 하던 애 였는데 폰팔이를 하다가 지인들한테 사기를 치는 바람에 수배중이라고 하더군요..
고대 나온 친구 한 명은 대기업 취업한 지 한 달도 안되어서 야근에 상사 꼰대질에 못 이겨서 회사 뛰쳐나올 생각하고 있다고 푸념하고 있고, 한 명은 3년째 공무원 준비중인데 막막하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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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공부는 드럽게 안 했지만 금수저 물고 태어난 친구 하나는 지방대 갔다가 비전이 없어 아버지 사업 물려받고 잘 산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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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 모임에 나가서 헬조선의 현실을 그대로 보고 왔습니다. 저는 이것이 결코 지나친 일반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부 잘하든 못하든 헬스럽게 사는 건 매한가지고, 역시 그 중에서도 학업과 관계없이 금수저는 그런대로 잘 살더군요..
친구들 봐서 반가운 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진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