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국뽕충박멸
16.01.24
조회 수 1556
추천 수 48
댓글 15








출처:세계일보

'기부왕 경비원' 결국 해고…"할일 없는 아침 괴로워"

신문에 게재되었으며 A0면의 1단기사입니다.A0면1단|?기사입력?2016-01-24 09:12?|?최종수정?2016-01-24 10:29?

“매일 새벽 5시면 눈이 저절로 떠져요. 잠깐이지만 그때 이불 속에 있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요. ‘이제 제가 필요한 곳도, 어디 갈 데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 속을 꽉 채우거든요.”
?

20160123001396_0_99_20160124102904.jpg?t
'

새해가 밝자, ‘기부왕 경비원’ 김방락(69)씨의 아침은 달라졌다. 눈 뜨자마자 분주하게 출근을 준비하던 일상이, 뭘 할지 몰라 이불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김씨는 10년 넘게 경비원으로 일한 한성대를 지난해 12월31일 떠났다. 해고 통보를 받은 지 2개월여 만이다.?

22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자택에서 만난 김씨는 “이제 아무렇지 않다”고 거듭 손을 휘저으면서도 학교에 대한 섭섭함을 끝내 감추지 못했다.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보도(작년 12월)가 나간 뒤에도 연락 한 통 안 하더라고요. 내가 한성대 총무처에 두 번 전화를 했어요. 그런데 담당자랑 통화도 못했고 다시 전화를 걸어 오지도 않았어요. 내가 속이 너무 좁은 건가요?”
?

20160123001397_0_99_20160124102904.jpg?t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공원에서 ‘기부왕 경비원’ 김방락씨가 벤치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2014년 말, 김씨는 현직 경비원 최초로 ‘아너 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회원이 돼 큰 화제를 모았다. 한성대에서 일하면서 받는 월급 120만원을 아껴 11년6개월여 동안 기부한 결과였다. 지난해 7월에는 이 학교에 장학금으로 1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김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학생들이 찾아와 ‘감동 받았다’며 음료를 건네주고 학교 측도 감사패를 주고 그랬는데, 참 모든 게 금방 변하더라”며 긴 한숨을 뱉었다.

김씨의 경비원 생활 마지막은 특별할 게 없었다. 2015년이 저무는 마지막 날 오후 6시쯤 다음 근무자와 교대를 한 뒤 그간 사용한 이불, 전기밥솥 등 세간을 배낭에 차곡차곡 담았다. 10년 넘는 세월을 함께한 김씨의 흔적은 30분이 안 돼 사라졌다.
?

20160124000102_0_99_20160124102904.jpg?t
10년간 박봉을 아껴 마련한 1억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던 한성대 경비원 김방락(69)씨가 지난 12월 서울 성북구 한성대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해고 소식을 접한 가족들은 “잘됐다. 이참에 편하게 지내라”고 김씨를 격려했다. 갑작스레 직장을 잃은 김씨에게 마지막 버팀목이자 쉼터는 가족이었다. 김씨는 아내와 함께 용산구 이촌동의 아들네를 찾아 손주 보는 즐거움을 맛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직에 대한 열정은 아직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해고 직후 성북구청, 성북노인복지관 등을 찾아 구직 신청을 했다. 최근에는 첫 월급의 10%를 중개수수료로 떼는 직업소개소도 찾았다. 그러나 김씨에게 돌아온 건 “연세도 있으신데 이 추운 날에 잘못되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지냐”는 힐난 섞인 반응 뿐이었다.

“그런 얘기 들으면 ‘나는 이제 여기까지인가, 내 욕심이 너무 큰가’ 하는 자책감에 빠지게 돼요. 제가 나이는 이래도 아직까지 건강한데, 다른 사람들 생각은 저랑 참 다르더라고요.”

김씨는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퇴역 군인이다. 그의 집 거실에는 젊은 시절 군복을 빼입은 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이 걸려 있다. 그 아래 장식장에는 기부 활동을 하면서 받은 표창과 상패가 가득했다. 하나하나 가리키며 설명하던 김씨의 목소리에는 흐뭇함이 가득했지만, 앞줄 한 감사패에 이르자 말이 끊겼다. 패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

20160124000103_0_99_20160124102904.jpg?t
2014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김방락씨가 한성대로부터 받은 감사패.

‘귀하께서는 한성대학교 대학로 에듀센터에 근무하면서 맡은 바 책임과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사랑의열매 공동모금회에 성금 1억원을 기부하여 사회의 귀감이 되는 나눔을 실천하였기에 감사의 뜻으로 이 패를 드립니다. 2014. 12. 12 한성대학교 총장’

패에 새긴 ‘감사’가 전화 한 통 없는 ‘해고’로 변하는 데에는 1년여 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씨는 패를 물끄러미 쳐다본 뒤 뒷줄로 옮겼다.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최신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 탈조선 베스트 게시판 입니다. 12 new 헬조선 9477 1 2015.07.31
663 헬조선에서 자발적으로 노예가 되는 이유 8 new 오딘 1272 10 2015.08.20
662 태권도 관장이 관원을 성폭행 12 new 미개한반도 991 10 2015.08.20
661 파주 군내면 dmz, 김정원, 하재헌 하사 불쌍하게 됐다. 9 new 오딘 852 10 2015.08.20
660 헬조센의 취준생에게 드리는 글 5 new roadkill 1360 8 2015.08.20
659 역사로 보는 헬조선 8 new 헬조선노답 929 12 2015.08.20
658 스위스로 안락사 여행 年 200명 넘어 11 new 미개한반도 1616 8 2015.08.20
657 한국은 과연 돈없는 일본 일까요 ? 그러한 설명 또한 틀렸습니다. 17 new 탈죠센선봉장 1885 16 2015.08.20
656 남성의 역차별: 헬조선의 가부장적 문화 폐해 63 new 지옥소년 1774 13 2015.08.20
655 헬조선노예들과 말이 안통하는.EU 17 new 헬조선반도 1425 11 2015.08.20
654 헌법에도 여자만 있고 남자는 없다 11 new 지옥소년 1008 9 2015.08.20
653 헬조선 대학 교제 5 new 똥제조기 1230 11 2015.08.20
652 만들어본 명언들 8 new ` 1087 11 2015.08.20
651 정당방위 12 new ` 684 9 2015.08.20
650 헬조선에서 기업이 돈버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8 new 탈죠센선봉장 1394 12 2015.08.20
649 헬조선 양아치 해병... 13 new 똥제조기 1396 10 2015.08.20
648 헬조선 어느 수리기사의 죽음.. 20 new 허경영 897 15 2015.08.20
647 청년실업이 해결안되는 이유 28 new 허경영 1625 16 2015.08.20
646 헬조선 IT 대혁명 예고... 12 new 허경영 1722 16 2015.08.20
645 갈수록 진화하는 스펙쌓기 27 new 허경영 1639 9 2015.08.20
644 들으면 들을수록 빡치는 헬조선 국가(國歌) 13 new 영의정 1698 9 201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