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무버 -재벌 시대를 넘어
명견만리
11월 19일 (목) 오후 10:00~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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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아아앙-
1888년 조선, 안개 낀 제물포 항으로 배가 한 척 들어왔습니다.
그 배에서는 예쁜 아가씨가 한 명 내렸어요.?
그녀는 조선에 대한 첫소감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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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버섯 밭 같은 마을에서 사는 작은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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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가씨의 이름은?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
조선의 국모 명성왕후의 담당의사로 파견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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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의 증손자가?바로 오늘, 명견만리의 강연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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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 가문은 조선시대부터 4대째 서울에서 살아왔습니다.
피터 언더우드?역시?서울 연희동에서 태어나 평생을 한국에서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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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늘, 60년 평생 지켜봐 온 한국 경제 발전사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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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
퍼스트 무버 -재벌 시대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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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년 간 한국은 놀라운?일을 겪었습니다.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세계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경제에는?적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주요 제조업 매출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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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피터 언더우드의 설명을 들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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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언더우드는 한국에서 미국기업의 한국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해외 기업가들에게 한국 경제사를 강의할 때 결코 빼놓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갑과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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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국인에겐 아주 익숙한 개념이죠.
그러나?해외 기업가들은?이 얘기를 들으면 말도 안 된다며 코웃음 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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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관계와 재벌.
해외 기업인들이 가장 낯설어하고, 한국에서 사업할 때 부딪히는 가장 큰 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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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재벌’은 한국에만 존재하는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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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볼까요?
‘가족이 소유한 기업(Family owned corporation)’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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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ned’라고 하지만 실제로 재벌이 소유한 지분은 적습니다.
적은 지분으로 어떻게 기업을?소유하고 있을까요?
그 답은 한국 경제 역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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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1세대인 삼성의 이병철과 현대의 정주영.
이들은 과거 불모의 한국 경제에 새로운 길을 만든 주인공들이었습니다.
불가능을 뛰어넘는 개척정신으로 재벌은 한국 경제를 이끌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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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재벌은 너무나 비대해지고 말았습니다.
과거의 경제 주역이 경제 장벽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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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눈으로 한국의 재벌을 들여다보기 위해 미국인?엠마를 만나봤습니다.
4년 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그는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가격이 싼 다른 제품을 사려고 노력했지만,?한국에선 대기업제품 외 다른 대안을 찾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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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의?대기업이 거의 모든 종류의 업종에 진출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한마디로 ‘욕심쟁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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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우리 주변 환경은 모두 재벌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커피 한 잔의 휴식도, 이용하는 자동차도 모두 재벌기업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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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재벌들이 진출한 영역은 전체 업종의 70%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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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공화국’에 살고 있는 우리.
그렇다면 재벌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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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대비 재벌 자산 추이를 살펴봅시다.
2005년 GDP의 50%를 차지하던?30개 기업이, 2015년에는 무려 98.6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 현대, LG, SK, 롯데 5대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은 69.8%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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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계열사 역시 쭉쭉 늘어만 가고 있는데요.
2004년 772개였던 계열사가 2015년에는 1446개에 달합니다.
계열사 중 제조업 비중은 줄고 서비스업이 늘어나는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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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기업에서 파생된 계열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본도 필요 없고, 특별한 지식이나 노하우도 필요 없고,?창업정신도 필요 없습니다. 위험마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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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후손들에게 밥그릇을 만들어주기 위해 재벌 계열사들은 내수시장을 장악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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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영전반에 재벌3세들이 등장했지요.
경영승계를 위해 핵심기업의 지분이 필요한 그들은, 주식시장을 이용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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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100% 출자한 비상장사 ‘글로비스’ 역시?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힘입어?급성장했습니다. 이렇게 키운 알짜기업은 상장시 막대한 차익까지 챙길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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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재벌 3세들은 어떠한 장애물도 거치지 않은 채, 우리 경제 리더의 자리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재벌 3세에게 ‘기업가 정신’이 있을까요? ‘혁신 능력’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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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시대’에서 ‘상속자 시대’로 바뀌고 있는 대한민국.?
이 위기를 넘어야 한국은 세계의?리더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기로에 선 지금, 과거의?성공 방정식을 넘어 새로운 미래 전략이 필요합니다.?
http://office.kbs.co.kr/mylovekbs/archives/20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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