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제 사촌 오빠가 군대에 계실 때입니다.?
잠깐 휴가를 나오셨는데, 가족들이 모여서 다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어떤 분이 제 어머니께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목소리를 낮추시더니, 오빠 소대에서 한 명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전날이 딱 면회날이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멀쩡했다고 합니다. 다음 날 안전사고로 죽었는데 그 군인의 부모님이 와서 오열하면서 "내 아들, 내 아들" 하는 모습을 오빠가 봤다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어깨너머로 들은 저는 (당시 초등학생이어서) 그냥 비극이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에 대한 뉴스가 아무것도 없었다는 점이 수상했습니다. 조사도 없었고, 위에서는 사건을 묻어버렸다는 거죠.?
무서워 죽겠네요. 다른 나라에서는 군인 한 명 죽은 걸로 시위 일어나고 관련자 사퇴하기까지 하는데, 참 비교됩니다.?
이를 "슬프네." 하고 그냥 넘기는 어른들, 묻어버린 윗사람들, 자신의 소대에 그런 사건이 있었음에도 군대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한국 만세!" 를 외치는 사촌오빠.. 모두 문제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군대를 가게 될 제 친구들과 사촌동생이 불쌍하고, 과거를 회상하며 다시금 이 나라에 대해 분노를 느낍니다.?
1최근인가 저 같은 경우에는 전역하고 나서 (2014년 4월 전역했고, 올해 예비군 1년차입니다.) 아니, 전역하기 전에 국방부 장관이 이런 걸 발표했더군요. 이제 병사들 그 동안 조악한 보급품 쓰는 거 고생 많았으니까 생필품은 돈 줄 테니까 개인 취향에 맞게 사서 써라. 하면서 월급에 5천원인가 하는 돈을 생필품 구입비라는 명목으로 주었죠. 그런데 문제는 지금 사회에서도 생필품 가격이 그리 싸지만은 않기에 (아무리 면세 되는 군대 매점, 피엑스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5천원 갖고 뭘 사냐 이런 반응이었죠. 실제로, 저 때만 해도 좋든 싫든 싸구려라도 군용 마크 직어서 세제나 치약, 칫솔 같은 거는 보급 나오긴 했지만, 치약, 칫솔, 샴푸, 폼클렌징, 바디워시 같은 거는 거의 사서 쓰기 때문에, 님께서 한 번이라도 쇼핑해 보셨다면 가격이 그리 싸지많은 않다는 걸 아실 겁니다. 못 해도 5천원은 기본으로 뛰어넘고 보통 정도의 물건 사면 만원 넘고, 더 좋은 거 쓸 거면 2만원도 넘는데, 딸랑 5천원 주고 한달치 생필품임 하는 건 진짜 무책임한 겁니다. 저 때는 아 그놈의 보급품 싫다 했는데, 아무리 보급품 싫어 해도 세제는 안 쓸 수 없잖아요? 세탁기 다 있으면 뭐합니까? 빨래 돌릴 세제가 없는데... 다른 거는 저는 모르겠는데, 세제만큼은 정말 보급 나와야 하는데, 그 세제만 사도 한 달 생필품값 5천원 그냥 날아가버립니다. 그러면 다른 거는? 망한 거죠. 즉, 국방부에서 알아서 싸제 (사회 제품이라는 뜻으로, 보급품과는 반대, 보통, 아니 지금도 싸제 쓰면 안돼 하면서 빽빽거리는 간부들 많습니다.) 써라 하면서 돈 준 게 달랑 5천원. 진짜 세제 하나 사면 그걸로 끝인 돈입니다. 그러면 샴푸는? 폼클렌징은? 바디워시는? 칫솔은? 두말할 거 없죠. 그딴 거 없다 이겁니다. 알아서 니 돈 갖고 사던지. 나는 싸제 쓰게 해줬으니까 5천원 주고 책임 회피하는 겁니다.
결론은 죽어로 노예 개처럼 굴려 놓고 돌아오는 건 세제 하나 사면 끝나버리는 생필품값 5천원에, 결국은 또 집에서 부모님께 돈 달라고 하는 이런 사태깨지 나오게 된 거죠. 저도 부모님께 돈, 택배 보내 달라는 거 정말 죽도록 미안해했을 정도였죠. 지금도 그렇고요. 이런 사례가 생필품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군대에서 인터넷 된다 (사이버지식정보방, 이하 사지방, 인터넷 속도 엄청 느리고 보안단속 하니까 제약이 많은 쓰레기인터넷, 그것도 자주 끊기죠.) 게임 된다 하면서 국방부는 군인들 편하게 한다 개소리 지껄이는데, 그거 할 돈은 결국 병사들 월급, 전부 돈으로 나가는 거죠. 더욱이 생필품 뿐만 아니라 빨래 다 하고 나면 말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건조대를 설치했는데, 그게 5백원 이상인가 돈 내고 써야 합니다. (세탁기 돈 내고 쓰는 것보다는 낫다 하시겠지만, 빨래는 말라야 입는데, 빨래 말리는 것도 돈 내고 써라 하면 끔찍한 거죠.) 그래서 국방부가 군인들 갖고 장사하는 거냐는 비난도 나오는 겁니다.
여성분인 데다가 군대에 대한 걸 많이 모르신다는 전제 하에 장황하게 말씀드리긴 했지만, 다른 거, 뭐 운 나쁘게 방신비리로 몇백억 빼돌린 장군(별)이 체포됐네 그 파장이 어쩌고저쩌고 떠들어대도 사실 직접적인 관련은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뭐 장기적으로는 그게 이적행위이고,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행위이니까요. (왜 공무원은 부정부패를 해서는 안 된다 하는 게 그냥 공무원은 청렴해야 해 가 아닙니다. 진짜 역사적으로도 부정부패로 나라 망하는 경우 부지기수이며, 외적의 침략보다 대부분 내부적으로 무너지고 있기에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외적 침입에 내부 붕괴면 뭐 붕괴 확정이지만) 암튼 이런 사병들부터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여전히 사병은 노예이자 돈벌이 호구 이렇게 보면서 북한하고 전쟁 나면 목숨 바쳐 우리(박근혜와 높으신 분들, 6.25 전쟁을 제대로 안다면 이승만처럼 서울 사수한다고 사기치고 한강교 폭파시켜서 인민군한테 서울 시민 팔아먹고 부산으로 도망쳐서 거기서 개헌해서 장기집권 음모 시작하고...)를 지켜줄 거야 하는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암튼 장황하고 어려운 내용일 수 있지만,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썼기에 그래도 모르는 점 틀린 점 있다면 수정, 질문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