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국군 장교다.
당신들이 낸 세금을 녹으로 받고 사는
군대의 장교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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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태껏 복무하면서
차라리 전쟁이 터졌으면 하는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난 내가 장교를 하면서 뭘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노예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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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의 노예.
선배의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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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나를 지휘관급으로 본다는 것 자체가
정말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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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석에서
술자리에서
내 목소리는 조금도 존중받지 못하면서
필요할 때만 책임감있는 지휘관이고
편할때만 아무것도 못하는 초급장교요, 어리버리한 후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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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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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딴거 필요없다.
내가 정말 장교라면
내가 정말 지휘관이라면
내가 그만큼 존중받는다는 그 증거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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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선배"라는 작자들에게
옳은 일을?하려 했다고?구박을 받아야 하고
홀로 야근하면서 "옳은"일을 하려고 해도
강제로?퇴근해서 술마시고 감정노동을 해야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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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설명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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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모르겠다.
난 일을 하러 왔다.
국민을 위하여 봉사하러 왔다.
어느 군가에서처럼
내 가족이 나를 믿고 편히 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위하여
나는 헌신하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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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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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고 싶은데 방해하고
항상 솔직하고 싶어도 항상 거짓말을 해야하며
한심한 진실이 아닌 그럴싸한 거짓을 원하는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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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하러 왔는지 모르겠다.
일할만 하다 싶으면 술마시라고 하고
툭하면 "선배"들에게 예,예 거리며 굽신거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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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장교인가?
난 그냥 노예가 아닌가?
나에게 정말 명예란게 있는가?
나에게 정말 선택권이란게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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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모르겠다.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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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금 당신들이 세금을 내고 믿고 의지하는
국군의 장교의 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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