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불반도 헬조센에서.. 이런말이 사치이기도 하고..
그렇게 하다가 흙수저에서 똥수저로 전락하기 쉽지만...
그냥 이런말을 해주고 싶었다..
?
요즘 경기가 개판오분전이다보니..
잡생각이 많이 나더라..
?
15년전인가.. 내가 한창 과외선생할때였다..
(내가 가장 혐오하는 직업이 과외선생, 학원선생이다만... IMF후였고 한푼이라도 벌어야했다)
원래 중고생만 했는데..
꽤 괜찮은 금액에 초딩 6학년 과외가 들어왔다..
하기싫었지만.. 돈의 유혹은 역시.. 모든걸 이긴다..
?
집은 부자다.. 동네에서...
나는 수학을 맡아 중1선행학습을 담당했는데..
워낙 애가 6학년인데도 무뚝뚝이였다..
몇번 하다보니 말을 좀 했는데..
소위..부모가 미친... 그런 사람이다..
과외과목수 4개, 학원 3개, 새끼선생(학원숙제 같이 풀어주는.. 새끼과외선생) 2명...
대게 이런경우 자신의 학력컴플렉스를 자식으로 대리만족하기 위한경우가 많지만...암튼..
?
이아이는 항상 주눅들어있었다..
6학년답지않게 왠지 움추려있었고...
대답은 예...알아요..밖에 몰랐다..
너 이거 이해하니 - 네... - 내가 뭐라고 했지 - 알아요...
좀 이상해서 선행학습을 중지하고..
옆에 있던 초딩교과서중 가장 쉬운 연습문제를 풀어보라고 했다..
모른다.. 혹시 몰라 다른걸 해봤다.. 모른다..
?
?몇번의 과외시간동안 보니
초등학교 6학년이지만 사실 학습성취도랄까? 이해도는 4학년 이하..
다른 과외선생과 잠시 겹칠때가 있어서 슬쩍 물어보니.. 자기도 안다고 한다..
머리가 안따라주는...
?
정말그럴까....
모르겠다..
너무 힘겨워보여 내 과외시간엔 수업을 안했다..
그냥 니가 오늘 한 얘기 들어주고..
뭐가 재밌었는지.. 혹시 흥미있는건 있는지...? 들어줬다..
그것도 잠시 한달 채울무렵 짤렸지만...
?
동네 주민이던 누나가 말해줬다..
애가 좀 띨빵해졌다고..
원래 밝은 애였는데.. 점점 어두워지고 띨빵하게 변해간다고....
?
내가 상관할바는 아니었으나...
누나한테 부모한테 말해서 과외끊고 저학년부터 천천히 공부하라고...
그후론 소식도 없고.. 관심도 멀어지고... 나도 과외에 회의감이 많아 그만두었다..
?
한달.. 8번의 만남에 이렇게 15년이 지나서도 각인된건..
글쎄다.
그 아이의 표정이다..
주눅들고.. 말도 못한다..
과외가 싫으면 부모님한테 하기싫다고 해라.. 라고 하면 아니에요.. 재밌어요.. 라고 하던 무미건조한 대답...
그 초딩6학년의 표정과 행동이
왠지 어른스럽다..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더랬다..
어른스럽다..라는건 좋은 의미에서가 아닌.. 세상살이에 찌들대로 찌뜬 어른...
흡사 지금의 알바에 지치고 빚에 지치고 스펙에 지친..20대들... 의 얼굴이랄까..
?
20대들의 고민.. 현재처지등을 보면 꼭 그아이의 생각이 나더라..
그때 책상앞에서 날 쳐다보던 그 얼굴...
?
그아이도 이제 20대 후반이겠구나..
?
뭐 그렇다.. 나도 30대후반이지만
나도 주눅들고.. 눈치보고.. 할말못하고 살지만..
그건 꼰대가 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
해줄것도... 도와줄것도 없는데..
내가 이런말한다고 위로도 안된다는거 안다..
그래도 주눅들지말고... 하고싶은거 하고싶은 말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꼰대가 되면 하려고 해도 못하겠더구나..
?
하면 좋은 일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