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명불허전코리아
15.10.28
조회 수 1392
추천 수 22
댓글 14








정부에서 내수를 살린답시고 어디서 긁어모았는지 모를 세금을 올인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나랏돈을 어떻게 써서 내수를 진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늘같은 나랏님들이 그렇다면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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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수는 어쩌다가 이렇게 죽어 버린 걸까요? 어째서 사람들은 돈을 쓰지 않는 걸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에 앞서 가장 본질적이지만 외면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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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쓸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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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여러분들도, 쓸 돈이 없는 사람들도, 통장에 돈을 쟁여 둔 사람들도...?처음부터 넘치도록 돈을 가지고 있는 금수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에 오히려 번 돈을 쓸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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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예로 들자면 제 실질적인 근무 시간은 저녁 9시까지입니다. 계약상 퇴근 시간은 말뿐이고, 이제는 아예 윗쪽에서도 9시를 정식 퇴근시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저녁식사 직전에 일을 던져주면서 '퇴근 전까지는 해 놓아라'고 하지는 않겠죠. 아, 물론 저는 공식적으로 야근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야근수당은 없습니다. 따지고 들면 월급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겠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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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출근하는 시간대에는 문을 연 가게도 별로 없거니와 전날의 피로가 가시지 않은 채로 출근하는데 벅찬지라 소비생활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습니다.
제가 퇴근하는 시간대에는 음식점과 술집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은데다 기나긴 하루에 지칠대로 지친지라 역시나 소비생활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주말이 되면, 지난 5일간의 피로가 몰려와 집안에 처박혀 컴퓨터 화면이나 쳐다보는 신세입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저와 크게 다를 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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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빈곤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빚을 지지도 않았고, 어느 정도 예금도 있고, 당장 원하는 것이 있을 때 크게 돈 걱정 하지 않고 일시불로 결재할 정도 여유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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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비생활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적은 비상식적으로 긴 근무시간과, 끔찍하리만치 전근대적인 업무환경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느라 누적된 피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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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들러 책을 고를 여유도, 상점가 아케이드를 거닐며 쇼윈도우를 구경할 여유도 없는 제 등을 떠밀면서 돈을 쓰라고 아무리 독려한들 제가 어디다가 돈을 쓰겠습니까? 돈을 버는데만도 죽을만치 노오오오오력하고 있는데 돈을 쓰기 위해서 또 노오오오오력을 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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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인간이 희생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시간도 그 중 하나입니다. 직업에 얽매여 개인의 시간을 거의 가지지 못하는 보통 한국인들에게 있어서는 소비생활은 손에 넣기 힘든 사치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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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 이런 보통 사람들의 상황에 무지하며 무관심하기까지 한 그들이 이 간단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는 한, 코리아?그랜드 세일을 하건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만들건, 일본 따라 현금 쿠폰을 나누어주건.
한국 내수는 결코 살아날 수 없을 것입니다.






  • 차라리 아마존을 이용하는게 gay득!
  • 갈로우
    15.10.28

    저녁있는삶, 손학규의 캐치프레이즈 였잖아
    그게 확보가 되야. 내수가 사는거 과연 저자들이 모를까?
    한국은 이제 완전히 기업국가가 되버린것같아

    올해 전경련이 단체로 모여서 국가상대로 최태원이 석방하라고 주접질 하는거 보면.. 와
    이제는 기업이 국가를 상대로 대놓고 딜을하는구나 싶더라고
    뭐 이쯤되면 이제 이 족같은 사회를 변혁시키려면 답이 몇개 없는것같다

  • 당장 소비생활을 위한 시간만이라도 법적으로 강력하게 보장해준다면 내수 활성화뿐만 아니라 행복도 증가에도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글쓰신분 말대로 정부가 본질적인 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게 정말 안타깝습니다.
    돈이 있어도 쓸 시간이 없다는 말이 꽤나 슬프게 들리네요
  • 후에 외국서 살 집을 보면서 모으는 중이죠..
  • 파이널둠
    15.10.28
    퇴근만 제때해도 내가 그나마 이나라를 헬조선이라고 생각하는게 좀 덜했을거다.
  • 로만
    15.10.28
    대기업 근무하시나요?
  • 만화 카이지에 나오는 탄광 노비같은 삶이 헬조선의 현실입니다.

    쥐꼬리만한 월급에 돈쓸 시간도 없지만, 번돈을 모두 소비해 주길 바라는 헬조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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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괭
    15.10.28
    완전 공감하는 또 다른 노예입니다.
  • 소립자
    15.10.28
    아파트 사느라 빚내고, 높아진 전세금 감당하느라 빚내고, 상가 월세 내느라 빚내서 쓸돈이 없는겁니다.
    초저금리와 왜곡된 부동산 정책으로 아무리 돈 풀어도 민간 소비는 회복되지 못합니다.

    토끼들이 줄어드니 곧 호랑이도 쓰러지겠죠...
  • DDD
    15.10.29
    토끼들이 호랑이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해서 풀칠하고 있으니뭐.. 한국은동산은 수출형 경제라서 외국에 팔면된답니다! 호랑이 개이득!
  • 빈민1호
    15.10.28
    빚없는 흙수저라 하더라도 하기와 같은 이유로 못씀.
    1. 시간이 없음. : 본문동일
    2. 언제 짤릴지 모름. : 사오정에 쉬운해고 법안
    3. 짤리면 대안이 없음: 자영업은 자살 익스프레스임
    4. 돈이없음: 결국 지금까지 번돈으로 먹고 살아야하는데 많은 돈이 필요해짐.
  • 무간도
    15.10.28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거야 이거 씨발.................... 퇴근하고 집에 오면 10시가 넘어서 간신히 집에서 기르는 동물 밥이나 사고, 똥싸고, 세수 간신히 하고, 야동도 못보고(어차피 야동도 국가에서 막아버리잖아 애싸지르라고 씨발 개새끼들) 그냥 쳐자야 하는데 무슨 소비를 하라는건지. 어차피 돈도 쥐꼬리 만큼 받아서 소비할꺼리도 없긴한데, 씨발 이게 사람 삶이 삶인지 모르겠더라. 하 씨발 진짜 자살해야 하는건가 참 나.................
  • 지금 명불허전코리아님은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아시는데 헬조선에서 정말 위험한 부류가 시간빈곤에 빠져있는 회사원들입니다. 사회를 되돌아보고 비판할 시간없이 생활하는 것이 얼머나 헬조선을 가속화하는 걸까요. 여유가 좋은 복지혜택이기도 합니다.
  • John
    15.10.29
    나중에 짤리고 치킨집차리고 보면 첨부터 빠듯한 돈만 준거라고 자각하게 된다. 문제는 그 와중에도 손은 1번 ㅋㅋㅋㅋㅋㅋ 구제불능의 꼰대충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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