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헬조선
15.06.16
조회 수 2105
추천 수 0
댓글 6








이달 초에 1년 찍었고

 개월수로는 13개월 근무하고 퇴사하는거다.


 막을거라고 생각을 했기때문에

 아버지가 사업을 막 시작하셨는데 같이 해보려고 퇴사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퇴사의 주요 사유가 아니라 퇴사 후의 대책일 뿐이지.



 사업을 한다니까 사람들이 쉽게 막지를 못하지만,


 그러면서도 꼭 단서를 단다.


 부서 업무가 힘든거면 혼낼려고 했다,

 부서 업무가 힘들어서 그만두는거면, 그런 생각이 일할이라도 있다면 다시 생각해라.



 ... 글쎄 저게 맞는 조언인가 의구심이 들어서 주갤럼들에게 묻는다.


 업무가 힘들어서 그만두는게 잘못된건가?

 정확히는 업무가 부당해서, 체질에 맞지 않아서 그만두는게 잘못된건가?


 그들은 말한다.

 이런 직장 구하기 힘들다,

 요즘같은 때 나이도 있는데 취업이 쉽지않다,

 내 동기도 너처럼 나갔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면 후회를 하고 있다

 다른데 가도 똑같다,

 이 일도 견디지 못했는데 다른 곳에서는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냐?

 .......



 .. 먹고 사는 문제는 중요하다.

 그런데, 어떻게 먹고 사느냐는 그보다 더 중요하다.


 나가서 실패할 수도 있지만 난 이렇게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기에 그만둔다.

 그게 회사 동료들에게 모욕이 될까봐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더 좋은 직장을 구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


 생활인, 직장인의 입장에서 그것은 가장 심각한 문제겠지.


 근데 그게 퇴사를 결심한 사람의 앞에서 할 말인가 싶다.


 " 먹여살려주는데 노예생활은 감수를 해야지! 이정도 일이 힘들어서 어디가서 뭘 하겠어! "


 그들의 주장은 내 귀에는 저렇게 들린다.


 안다, 내가 철이 없게 보이는거.

 이러고 나서 다시 취업하려면 피똥을 쌀지도 모른다.


 안전하거나 부를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아버지라는 보루가 있어서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고싶은 일이 있어서 나가는걸 당당히 얘기할 수 없는 현실,

 그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어리석게 들릴 것인지를 고민해야만 하고,

 이슈를 순탄히 넘기기 위해 과장을 덧붙여야만 한다는 현실이 좀 짜증난다.


 어쨌든,

 내 직장생활은 올 30일로 끝이다.


 아마 다시는 남의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할 일은 없겠지.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조회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 탈조선 베스트 게시판 입니다. 12 new 헬조선 9374 1 2015.07.31
503 피해자가 고통받는 나라 7 new 인생은고통 700 13 2016.07.28
502 헬조선의 판결 5 new 국뽕충박멸 698 16 2016.05.09
501 송곳 드라마로 방송하더라 15 new 너무뜨거워 697 13 2015.10.26
500 언론의 진실 3 new 국뽕충박멸 696 16 2016.01.01
499 소방관 위험근무수당 달랑 1만원 올려주는 나라 4 new 국뽕충박멸 695 21 2015.12.24
498 현충원 참배한 ㄹ혜 1 new 국뽕충박멸 693 19 2016.01.01
497 연구비1억원가로챈 국립대 교수 5 new 국뽕충박멸 693 22 2016.01.19
496 헬조선 사이트에 한가지 아쉬운 점 14 new 자기기만자 692 12 2017.04.30
495 헬조선 판사 클라스 2 new 국뽕충박멸 692 22 2015.12.27
494 마리텔 현재 단계 ㅋ new 헬조선 692 1 2015.06.29
493 "땅값 떨어진다" 편견… 갈 곳 없는 장애학생들... 6 new 진정한애국이란 691 8 2017.01.23
492 민경욱 .. 다시보는 세월호 망언.. 1 newfile 허경영 691 15 2016.11.28
491 존나 간단하게 판단할 수 있는 근현대사. 15 new John 691 10 2015.10.11
490 헬조선식 장애인 주차구역 배려 5 new 지옥의불반도헬조센 690 8 2015.08.16
489 경력 4년 차의 이직 생각 12 new 육악 689 11 2016.02.23
488 영창 갔다 온 김제동 new 헬조선 689 1 2015.07.06
487 또라이헬조선 덕에 나의 탈조선 신념이 더욱더 굳혀졌다 22 new 아웃오브헬조선 686 15 2017.08.13
486 부모중에 제일 최악의 부모 7 new 레임드 686 12 2016.09.08
485 인간과 패션... 1 new 헬조선 686 0 2015.06.03
484 다이나믹 헬조선 new 헬조선 686 1 201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