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1. 체념과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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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안산시에서 어떤 사람이 도배를 하려고 도배업자를 불렀는데, 한 부부가 와서 작업을 하더란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이 나서 그 얘기를 하니 도배를 하던 부부가 갑자기 울더란다.

자기네 애가 배안에 있다고.

그리고 사고 나기 전에 예약된 도배작업이라서 나와서 하고 있다고.

난 이기적인 헬센징이지만, 아직도 이 이야기를 하면 소름이 끼치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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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강요된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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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기회가 있어서 김제동의 토크콘서트에 간 적이 있다.

그러던 중 어떤 23살이라는 여대생이 고민상담을 하는데, 자기 어머니가 1년 전에 돌아가신 얘기를 하며 울었다.

내 자리 훨씬 뒤에 있던 애라 울음섞인 목소리만 듣고 얼굴은 잘 못보고 있는데, 김제동이 조용히 그러더라.

"그런데 그렇게 슬픈 얘기하면서 왜 자꾸 웃어요?"

그 말을 듣눈 순간 눈물이 나서 멈추질 않더라.

여기 헬센징들도 알고 있지? 졸라게 슬프고 아파도 남들 앞에서 웃음으로 때우는 거.

다들 그러고 살아왔던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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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씨발 이제 좆같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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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의 두 가지 경험은 아직도 내 속에서 정리가 안된 얘기라, 아직 뭐라 결론이나 의견을 말하기가 민망하다.

그럼에도 난 이 글을 읽는 헬센징들이 내가 어떤 기분을 말하고 싶은 건지 이해하리라 믿는다.

위의 1.의 경험은 선거철에 어떤 놈을 뽑아도 소용없다는 이야기들, 이맛에 헬조선 산다는 이야기들....

우리의 절망섞인 한숨들의 바탕에 뭐가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최근의 2.의 경험.

이 일에서 나는 헬조선 폭력의 본질을 엿본 것 같다.

바로 긍정의 강요.

진짜.....이 헬조선이 애들을 어떻게 몰아세우며 키우길래 엄마 죽어서 우는 애가 남들 앞에서 습관적으로 웃냐?

이건 더 말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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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오늘도 버티느라 수고가 많다. 다들.

글올린지 며칠 되서 한 번 싸질러 봤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견디고 버티는 게 지겹다. 시발






  • blazingBest
    15.10.13
    헬조선 사람들은 참 쉽게 포기를 합니다. 무언가 싸워야 할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빠르게 체념하고 모든걸 내려놓고 다시 노예로 돌아가버립니다. 어차피 잃을거 목숨뿐인데, 싸운다고 무슨 일 나겠습니까? 그런데도 신기할정도로 투쟁에 소극적입니다.

    게다가 그렇게 노예가 되면 앞에서는 항상 생글생글 웃습니다, 지 남편이 디져도, 지 부모가 디져도 그냥 쳐 웃어요. 상황에 맞춰 웃지 않으면 모난돌이 정쳐맞는다고, 사회가 걍 때려패거든요,
  • ㅇㅇㅇㅇ
    15.10.13
    경험에서 느낀 직관은 본능적인 영역이기에 자각이 언어로 된 논리보다 먼저 오는 법이죠. 번개빛이 청둥보다 먼저 오듯이. 해당경험들을 통해 이 동네가 가진 폭력성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자각하셨으니 언어로 정리되는 논리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게 당연합니다. 결론이나 의견을 말하기 민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글쓴이도 말씀하셨듯이, 언어가 배제된 이 자각만으로도 뭘 말하려하는지는 다 전달이 되고 공유 될 거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서로에게 전달하고 공유할 것은 논리보다 앞서는 본능적인 기이한과 위기감이니까요. 이 동네는 뭔가 뒤틀려있다는 기이함과 이대로 계속 여기있으면 생활이 아니라 생존이 위협받을 거란 위기감!!
  • 육노삼
    15.10.13
    아 진짜 제가......제대로 된 나라에 태어났더라면....진짜 시라도 써서 공유할텐데......나오는 건 그냥 욕이네요. 헬센징답게.
  • blazing
    15.10.13
    헬조선 사람들은 참 쉽게 포기를 합니다. 무언가 싸워야 할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빠르게 체념하고 모든걸 내려놓고 다시 노예로 돌아가버립니다. 어차피 잃을거 목숨뿐인데, 싸운다고 무슨 일 나겠습니까? 그런데도 신기할정도로 투쟁에 소극적입니다.

    게다가 그렇게 노예가 되면 앞에서는 항상 생글생글 웃습니다, 지 남편이 디져도, 지 부모가 디져도 그냥 쳐 웃어요. 상황에 맞춰 웃지 않으면 모난돌이 정쳐맞는다고, 사회가 걍 때려패거든요,
  • 갈로우
    15.10.13
    글쓴이가 느꼈을 절망감 나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네
    막줄도 공감이 가고
  • 육노삼
    15.10.13
    아....진짜 고맙기도 하지만 미안해요....내가 헬노예 교육만 받아서 제대로 된 글을 못써서!!!........머라 할 말이 없네.......ㅠㅠ
  • 헬루미
    15.10.13
    ㅅㅂ 갑자기 눈물이 나네 ㅠㅠ
  • 탈조선중
    15.10.13
    더 근본적인 문제와 패러다임을 알고싶으시면 '피로사회'꼭 읽어보세요 속시원하실겁니다
  • 육노삼
    15.10.13

    반가운 책이름이네요. 한병철 선생의 피로사회, 권력이란 무엇인가, 투명사회 일회독 및 필사 한 번씩 마쳤습니다(펜글씨가 취미라). 시간의 향기는 아직 연이 안닿아서 못읽어봤습니다. 그런데 한선생님 글이고, 니체고 아무리 읽어봐도 슬픔과 분노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이성으로는 히틀러에게도 분노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슬프고 화나고 역겹고 지겹네요. 이 나라는.

  • 육노삼
    15.10.13
    그냥 가끔씩 저보다 젊은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 듣고 웃고 밥사주면 숨통이 조금 트이는 정도입니다......
  • 탈조선중
    15.10.13
    필사까지.. 동의합니다 저도 철학책 등등 읽고나서 문제점은 더 잘보이는데 이게 좋은건지나쁜건지ㅋㅋ 보이는데 해결이 안되니 부작용이 심하더라구요
    혹시 뭐 준비하는건있으신가요?
  • 육노삼
    15.10.13

    딱히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일단 월급을 받아먹을 수 있는대까지 받아먹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헬센징들과 어쩔 수 없이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참 힘드네요. 탈조선은 하고싶지만 워낙 가진 재주가 없어서 어렵습니다. 그냥 회사 짤리면 깊은 계속 속 임야나 몇 평 사서 오두막 짓고 살아가려 합니다. 현재는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너무 화나고 슬픈 일이 아니면 그냥 풍경 즐기듯 살아가려 합니다.

  • 탈조선중
    15.10.13
    진짜 울나라는 인간사는곳이라기보단 야생같더라구요ㅋ전 시간의향기랑 투명사회가 방법론적으론도움이 많이 됐었어요 그 안에 자유에 대한 개념이라던지.. 자유에 대한 건 정말 뒷통수를 맞은듯했습니다ㅋ
  • 동감. 지나치게 '경쟁' 만 강요하는 게 헬조선인데, 헬조선의 무법천지 경쟁은 사실상 약육강식이나 마찬가지.

    한마디로 정확하게 말하면 '동물의 왕국'이라고 할 수 있다.
  • 이 나라는 슬퍼도 주인님 보기에 안좋다고 웃음을 강요하고, 노예 처지라는 걸 모르게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긍정뽕' 을 주입하는거다. 헬노예들이 아무리 난리쳐도 주인님은 안바뀌니 다들 체념하고 사는거.
  • 온새미로
    15.10.15
    웃고싶을때 웃는게 아니라 울고싶을때 웃어야 하는것이 맞습니다. 그래야 사람이 버틸수가 있거든요. 저는 과도하게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을 보면 측은합니다. 과연 저사람은 웃음이란 가면을 쓰기위해 얼마나 더 많은 눈물을 흘려야했을 것이며 저 가면을 벗지못한 지금도 얼마나 슬픔을 가슴에 안고 살아갈지
  • 방랑자
    15.10.15
    1은 정말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ㅅㅂ
  • ㅇㅇ
    15.10.16
    긍정적으로 살아란말을 그래서 전 혐오합니다
    노예여도 아무리힘들어도 긍정적으로 일하라고 만든 세뇌같은것 치가떨립니다
  • ㅇㅇ
    15.10.18
    강요된 긍정 초공감한다. 뭔가 부당한 일에 대해서 언급하면 일빵으로 돌아오는게 "넌 왜 그렇게 부정적이냐?" ㅅㅂ
  • ㅁㄴㅇㄻㄴ
    15.10.24
    아 전생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엇길래 이시대에 헬조선에 살고있는걸까 ㅠㅠ
    자살하고싶지만, 헬조선이나 헬조선보다 못한데 태어날까봐 무서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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