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 얼마나 남았나 계산해보다가 앞으로 빚 갚을 일이 암담하고 서글퍼서 한탄 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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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센의 평범한 흙수저인 나는 지난 2년간 허리띠 졸라매고 학자금 대출을 1500갚았다.??
그리고 앞으로 천만원이 더 남았지.?
매우 좆같다. 도합 2500인데 그럴 가치가 있었나?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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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나는 존나게 순진하고 멍청해서 대학을 가는 것에 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고,
?남들 하는대로 그리고 부모님의 바램에 부응해서 성적 맞춰 서울의 적당한 잡대를 갔다.?
또 억압 받았던 고등학교 시절을 대학에서 보상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하고 지금 생각하면 어이 없을 만큼 순진한 기대도 조금 있었다. 다들 그렇게 말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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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캠퍼스의 로망따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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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집은 너무 멀어서 학교에 가려면 왕복 4시간이 걸렸는데 그러자니 몸은 몸대로 지쳤고 생활비는 생활비대로 왕창 깨졌다.?
왜 기숙사를 안 갔냐면 너무 비싸서, 그리고 부모님이 반대해서.
그리고 그와중에 생활비를 벌기위해 어떻게든 알바도 해야했다. 학교 다닐때를 떠올리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곤했던 것이 먼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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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을 마치자 대학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정말이지 자퇴하고 싶었다.돌아보면 그때 자퇴했어야 했다. 조금이라도 학자금 대출이 덜 쌓였을 때.하지만 부모님은 한국사회는 대학 졸업장 없이 살 수 없는곳 이라며 대학을 졸업할 것을 강력하게 종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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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중 재미있는 것들도 있었지만 이만큼, 빚내서 들을 만큼 가치가 있지는 않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소비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항상 피곤하고 걱정이 많았기 때문에 수업에 집중이 잘 되지도 않았다.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인 탓인지 두어달에 한번씩 신경성 위염을 호되게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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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내 어깨를 짓누르는 학자금 대출. 이빚을 갚는데 대학을 다닌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것 같다. 쥐똥만한 월급가지고는 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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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살뜰 모아 종잣돈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 초년생 시기에 나는 빚을 갚고 있다. 왜? 대학을 가서. 사채를 쓰거나 보증을 잘못 선 것도 아닌데. 도박을 한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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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후회만 가득하다.?
1학년때 자퇴하고 기술이나 배울걸. 당시 난 ?사회의 통념과 부모님의 의지를 거스를 용기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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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만원.. 태어나서 한번도 만저본적이 없는 액수의 돈이다.?그돈이면 세계일주를 할 수도 있고 이민의 종잣돈으로 유용하게 쓸 수도 있고 배우고 싶은 취미를 원없이 배울수도 있고 어학연수를 갈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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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 바친 시간, 대학 다니면서 보낸 시간, 빚갚는데 바친?시간들. 대학과 대학을 둘러싼 시스템은 그렇게 내 젊은날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어둡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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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 시스템과 학벌주의는 정말 좆같다. 청년을 괴롭히는데 노동문제도 문제인데 대학이 크게 한 몫한다고 생각한다. 고용이나 노동문제 같은 것은 직접적으로 괴롭힌다면 대학은 전방위적으로 압박주고 고사시킨다. 대학을 가는 것과?가지 않는것 모두?어렵고 힘든 선택이다. 대학에 2500만원과 10여년의 시간을 쏟을 것이냐 고졸로 차별 받으며 살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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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목적과 계획이 있는게 아니라면 일반적인 흙수저 노예들은 대학을 안가는게 맞다고 본다. 탈조센할거라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난 대학을 안나왔지만 구구절절 공감이 가네요
난 당시 어차피 성적도 안되었고 다른 이유들로 스스로 대학을 가기를 포기했었죠
가출도 많이 하여 고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했고
무식한 부모는 내 적성은 무시한 채 인문계고교를 나와서 무조건 대학가야한다고 말했고
난 차라리 공고를 가겠다고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들어주질않았죠.
지금까지 살아오며 느끼는것은 역시 내 적성은 기술쪽이라 그때
공고를 가서 관련분야에 진출했었더라면 첫단추를 잘끼우고 방황하지않는
최선의 선택이었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그때 부모가 내 의견을 들어주었더라도
결국은 자기하기나름이니 내가 지금 어느정도 성취를 이루었을거라는
장담은 할수없겠죠.
더군다나 원칙과 상식이 잘 통하지않는 헬조선에서는 더더욱 변수가 많을테지요
님은 글도 명료하게 잘 쓰고 아직 젊으니 일단 빚부터 갚고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