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뽕은 아니지만 사실 가 본 나라가 중국, 일본, 필리핀밖에 없는데 필리핀은 패키지로 다녀서 대중교통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고, 중국이야 뭐 한국보다 별반 나을 것도 없다 보니 비교대상을 일본으로밖에 설정할 수 없다는 건 양해 바람.
아무튼 일본 가서 버스를 타서 느꼈던 컬쳐쇼크가 한두가지가 아님.
1. 내릴 때까지 자리에 앉아 있거나 선 채로 움직이지 않아야 함
?무슨 말이냐 하면 헬조선 버스는 내리기 전에 알아서 내리는 문 앞에 가 있어야 하고, 안 그러면 다른 내리는 사람이 없을 경우 자칫 운전기사가 차를 출발시켜버리는 일도 생기는데, 일본 버스는 내리게 되면 '다음에 정차합니다'라고 기사가 마이크로 얘기를 해 주고, 차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는 움직이지 말라고 함. 실제로 내가 일본 첫 여행때 아무렇지도 않게 한국에서 하던 것처럼 내리려고 멈추기 전에 문 앞으로 움직이니까 기사가 '멈출 때까지 움직이지 마세요'라고 경고 줌.
2. 승객들이 느긋하고 질서를 철저히 지킴
?일본 버스는 교통카드 말고 현금으로 탈 때는 액수를 십 엔 단위까지 정확하게 맞춰서 내야 하는데, 동전이 없으면 요금함 앞에 있는 교환기에서 동전을 교환해서 내야 함. 이건 버스가 멈춰 있을 때나 정류장에 정차한 뒤에 교환을 해야 하는데, 정류장에 정차한 뒤에 교환을 하면 뒷 사람들이 못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짜증내는 사람이 없이 얌전히 기다림. 노인이 느릿느릿하게 내려도 아무도 짜증을 안 냄. 한국이었다면 오만 인상 다 쓰고 욕나오는 사람도 있었을 가능성이 높음.
3. 버스가 정차 위치를 철저히 지킴
?요즘은 수도권에서는 좀 나아졌지만, 지방 대도시에서는 아직도 여전한데, 한국에서는 버스가 여러 대 한꺼번에 오는 경우에 사람들이 버스가 정차 위치에 오는 걸 기다리지를 않고 뒤로 막 달려가서 버스에 타려고 함. 근데 일본에선 그런 거 없고 사람들이 철저하게 정차 위치에 올 때까지 기다려서 앞 차가가고 자기 탈 차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탑승함.
4. 난폭운전이 없다
?이건 1:1 비교는 어려운 게 한국 버스기사들이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스케줄이 너무 빠듯하게 운영된다는 점을 참작해야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어쨌거나 한국 버스와 같은 난폭운전이 없음. 철저히 안전속도를 지키고 코너를 돌 때는 항상 '좌회전 합니다' '우회전 합니다' 같은 식으로 기사가 말을 하고 돌아감.
이거 외에도 아무튼 버스 운행이나 승객들의 태도 같은게 하나하나가 한국에서의 시내버스 탑승과 너무나 대조적이라 컬쳐 쇼크를 먹었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질서의식부터가 벌써 다르다는 게 사소한 시내버스라는 소재 하나를 가지고도 드러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문화 자체가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