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창립자 자서전 독후감 요구·성경 낭송도 시켜 예고에 없던 3차?PT?면접 갑자기 통보하기도
대성에너지 대성그룹의 계열사인 대성에너지㈜가 대졸 공채를 하면서 면접만 3번을 보고도 지원자들을 아무도 채용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대성에너지는 이번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그룹 창립 회장의 자서전을 읽고 독후감을 써오라고 하거나 면접에서 성경을 읽으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
3일 대성에너지와 지원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성에너지는 지난 4월말 상경계열 및 이공계열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 10명~12명을 채용하겠다며 채용공고를 냈다. 당시 채용공고에는 서류전형과 1·2차 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뽑기로 돼 있었다. 모두 118명이 지원을 했고, 5월15일과 5월28일 각각 1차와 2차 면접이 치러졌다.
하지만 대성에너지는 2차 면접 합격자들에게 갑자기 영어 프리젠테이션(PT) 면접이 남았다고 통보했다. 6월26일 있었던 영어 피티 면접에는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영어 피티 면접을 본 지원자들은 최종 채용 결과를 기다렸지만 대성에너지에서는 아무런 통보를 해주지 않았다. 대성에너지는 지원자들이 문의전화가 이어지자 모두 불합격시켰다고 7월8일 밝혔다.
대성에너지는 이번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그룹 창립회장인 고 김수근(1916~2001) 대성그룹 명예회장이 쓴 자서전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면접에서 지원자들에게 성경을 읽어보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온라인 취업 카페에는 지원자들이 대성에너지를 비판한 글이 올라와 있다.?
한 지원자는 온라인 취업 카페에 “3차 회장 면접에서 회장 눈감고 의자 뒤로 확 젖혀서 면접 듣는데 그냥 갑질한다는 느낌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인터넷 취업 카페에 올라와있는 지원자들의 항의글. 인터넷 취업 카페에 올라와있는 지원자들의 항의글. 대구청년유니온은 3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남산4동 대성에너지 사옥 앞에서 ‘2015년 대구 희망고문상 시상식’을 했다. 대구청년유니온은 시상식에서 “채용과정에서 하루 전 갑작스럽게 추가 면접을 통보하여 지원자들의 순발력을 향상시킨 점, 종교적 색채가 가득한 회장님 자서전을 읽고 독후감을 써오게 하여 지원자들의 신앙심을 키워준 점, 3개월 동안 면접을 진행했지만 결국 한 사람도 채용하지 않아 지원자들의 인내심을 키워준 점을 높이 평가해 대성에너지에게 이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어 “대성에너지는 채용 계획을 철회한 사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고, 공고와 다르게 진행된 채용 면접 과정 및 채용 철회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성에너지 쪽은 “올해 들어서도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대성에너지의 경영이 더 힘들어졌고, 이런 이유로 고민 끝에 아무도 뽑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지원자들에게 정말 유감이고 저희도 안타까운 심정이다. 또 의도와 달리 채용 과정에서 이런저런 오해가 빚어졌던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채용 절차를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대성에너지는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 도시가스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다. 대성그룹의 계열사로 1983년 대구도시가스㈜로 설립됐다가 2011년 대성에너지㈜로 이름을 바꿨다. 대구시는 2012년 합리적인 근로조건을 제공하고 사회적 책임 이행 정도를 평가해 대성에너지를 공정일터 우수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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