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이 사람 죽으면서 연보를 보니 불과 만 27세에 홍익대 조교수로 임명된 사람이네?
그리고 서른의 나이에 연세대 교수..
물론 국문학이라서 유학갈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27세 교수라..인문학 교수시장 후배가 있어서 좀 아는데 요즘에는 택도 없는 일이고 서른 다섯에만 교수가 되도 대박이지..더구나 연세대 교수라.
이 정도면 진짜 순수인문학 공부한 사람 입장에서는 상위 1%도 아니고 진짜 초초울트라 능력자거나
그게 아니면 빽이 있거나 둘 중의 하나인데
암튼 각설하고
이 사람이 쓴 무슨 '즐거운 사라'같은 소설(나도 읽어봤는데..뭐 그냥 야설임)을 써서 이게 법적 공방끝에 무려 2개월간 진짜 감옥살이를 하고 무려 6년간 교직에서 추방되어서 백수생활을 하고 DJ때 다행이 연대 교수로 복귀는 되었는데..
이번에는 국문과 교수들이 나는 이런 사람과 일하기 싫다고 해서 왕따를 당하고 결국 교양학부 교수로 정년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교양학부 교수와 국문과 교수의 차이점은 내 생각에는 이건데, 제자가 있느냐 없느냐다. 교양학부 교수는 제자가 생기기 힘들다..그냥 강의전담교수이며 어쩌면 무기계약직과 비슷한 느낌이다. 정년까지 일할 수는 있게 해주겠지만 딱 그것까지만 시켜주겟다는 거..'이른바 살려는 드릴께' 수준.)
이게 내가 예전에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는데 무슨 사건에 연루되서 경찰 검찰까지 가서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솔직히 잘못한 거는 사실인데 내가 그때는 사회생활 처음이라 너무 순진한 것이고 결국 검사도 이건 건수가 아니라며 그냥 기소유예해주고 말더라.(기소유예: 이건 기소할 사건도 아니니 그냥 끝내겠다)
그때 마침 둘째가 태어났다.
빚은 많지 일할 수는 없지 심사가 복잡한데 둘째가 황달이라고 해서 인큐베이터에 있게 되었다.
인큐베이터 실 바깥에서 마음이 착잡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첫째가 칭얼댔는데..
내가 그때 분노가 폭발해서 그만..
아이를 줫나게 두들겨팬 것이었다..
진짜 나는 순둥이라 초중고 다닐 때에도 때린 적도 없었고..다행히 키가 좀 커서인지 맞은 적도 없긴 했지만.
그랬는데 내가 내 새끼를 그야말로 두들겨 팬 거임..
완전히 눈깔이 돌아갔던 거지..인생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고
지금까지도 애들을 때린 적은 한 번도 없다..그러니까 내가 미쳤던 거지.
옆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웅성했는데 사실 나는 그때 정신이 헷까닥해서 잘 기억도 안나고
아내와 장모가 혼비백산했던 것만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나같이 착한 사람도 저런 어려움이 연속되면 그냥 한 번씩 미치는 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요즘같으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찍혀서 미친 아빠새끼로 전국에 조리돌림당하고 수갑찼을 수도 모르는 상황..생각해보면 그나마 운이 좋았던 걸까?)
아니 그냥 야설 좀 썼다고 검사새끼들이
아니 이 새끼들이 다 룸살롱 가서 젖을 주무르면서 노는 새끼들 아니냐..
조온나게 드럽게 노는 것으로 소문난 새끼들인데
거기에 뒷돈받아 쳐먹고 정치질하기로 소문난 새끼들이
그런 새끼들이 백면서생 교수를 잡아가두고
아홉시 뉴스 톱으로 뜨게 만들고
두 달씩 깜방에 가두고
6년간이나 강의를 못하게 했다는데
아니 우울증 안 오고 배기겠음?
무엇보다 마교수는 내가 잘못한 일이 없다고 생각할 터인데 저렇게 옥살이를 하니 이게 수긍이 되겠냐고..
결국 마교수는 자살했는데 사실 내가 마교수 책을 특히 에세이를 꽤 봤는데 스타일 보니 이 사람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겠더라고..
(소설은 솔직히 개판이고 에세이는 가볍게 읽을 만하다. 자기 철학은 분명한 사람이다..그냥 두루뭉실하게 쓰는 편이 아님)
완전한 쾌락을 추구하고 그게 인간의 목표라는 사람인데 사실 이건 그냥 개인 철학으로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지.
암튼 내가 느끼는 건데..
이 놈의 나라는 위선을 기본으로 세팅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잘 살 수 없으며
항상 이중적 기준을 갖고 살아야만 만사가 편한 곳이다.
부동산 투기꾼들 존나게 욕한다. 나도 욕했었다..그런데 알고보니
욕하는 새끼들도 다 집이 두어 채씩은 있더라고..
본인이 집이 두어 채로 끝나겠어? 주변 사람들 명의로 또 있겠지.
결국 나는 나이가 마흔 줄에 들어서야 현실과 타협하고 집을 몇 채 샀는데
최소한 오천 일억씩 오르더라. 참 나..
(물론 나도 사람들 만나면 딱 봐서 생긴 게 좀 뭔가 좌파같고 세상에 대해서 적대적으로 생겼으면 부동산 투기하는 새끼들 깐다. 괜히 원수질 일이 없지 않은가)
모두가 입을 모아 이재용 욕하고 이번에 엘지폰이 어째요 나발이지만
결국 판매고 보면 삼성은 몇 조씩 이익이고 엘지는 매일 적자만 남.
인터넷 댓글 보면 다 엘지폰 살 거 같은데 개나발? 결국 사는 건 삼성폰임.
요런 찌끄레기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이 나라는 그냥 생존하려면
일단 근엄한 표정을 지어야하고 점잖은 느낌 주어야 하고
겉으로는 뭐 성인군자처럼 행동하고 말해야하는데
일단 밤만 되면 또 개처럼 놀아야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고
한마디로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이어야만 하고
한마디로 여러 개 '모드'를 장착해야 한다.
필요하면 박정희 모드로 갔다가 싹 김대중 모드로 바꾸고
뭐 정안되면 김정은 모드로 갈 수도 있겠지..윗대가리 모드 바꾸는 거 보면
적화되어도 잽싸게 중국어 배우면서 시에시에 거리고 잘 살 놈들이 대부분인 거 같더라고.
그런데 이런 식으로 모드 전환하면서 사는 게 사실 쉽지만은 않은 거거든..
그래서 한국사람들 표정 보면 항상 뚱한 게 밝은 미소짓는 사람이 참으로 드문게
다 이런 위선적인 사회탓인 게 적어도 절반은 차지한다.
괜히 히죽대고 있다가는 '저 새끼 뭐 좋은 일이나 있나?' 이런 소리나 듣고
만만해보이니까 또 당하고..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좌파들과 있을 때는 좌파인 척 환경운동가 빙의하고
우파와 있을 때는 우파인 척 김정은 씹쌔끼 이렇게 하는 것을 배웠다.
일단 이런 거 배우니까 돈도 잘 모이고 또 웃기게도 어디서 돈을 좀 모았다는 소문이 이상하게 증폭되어서 사람들이 알아서 내게 잘 보이려는 게 눈에 보이더라.
뭐 같이 모여서 고기를 구워먹어도 전에는 내가 별 존재감이 없었거든. 나는 별로 안 떠들고 먹는 게 남는거다라는 생각에 고기만 먹는데 이제는 왜 그런지 몰라도 고기를 구워서 나에게 주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니까 예쁜 여자들은 사회에서 수많은 '친절'을 경험하는데 돈많은 새끼들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에혀. 헬조선에 적응을 하긴 했는데 이젠 인간 자체가 한심해보이고 별다른 재미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