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주는 왜 맛이 없는가.
1.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
우선 맥주의 제조과정에 대한 설명을 드립니다.
그 거룩하신 여정을 짚어보겠습니다.
– 싹보리(맥아)를 만듬
– 가공
(분쇄-담금-여과-끓임-홉 첨가-냉각)
– 발효 과정
(하면발효_라거)/상면발효_에일)
– 여과하여 생맥주로 만듬
– 열처리(효모의 활동이 정지)
-상품화
간단하게는 위의 과정을 거쳐서 맥주가 만들어집니다.
세부적으로는 더 많은 과정이 있습니다.
더욱 더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된 링크를 첨부합니다.
(바로가기) 정말 잘 쓰여진 글입니다. 강력추천 합니다.
2. 한국맥주가 맛이 없는 이유 1 : 한국에서 정의하는 맥주란
맥주하면 떠오르는 나라, 독일
독일은 순수령을 철저하게 지킵니다.
“맥아+홉+물+효모만을 사용하여 발효시킨 것”
맥주의 맥(麥)은 보리를 뜻합니다.
맥아(麥芽)란 싹을 틔운 보리의 씨죠.
맥아란 맥주에 있어 제일 중요한 재료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한국의 경우 예전엔 맥아비율이 67.7%가 넘어야 ‘맥주’로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1999년 12월, 우리나라의 주세법이 바뀝니다.
맥아의 비율이 10%만 넘으면 맥주로 인정한다는 내용입니다.
그 이유는 맥아비율 관련된 일본의 주세관련 법이 바뀐 것이죠.
– 0% : 리퀴르
– 0 ~ 25%:제3발포주
– 25 ~ 50:제2발포주
– 50 ~ 67.7%:제1발포주
– 67.7% 이상:맥주
수출시키는 물량의 주세를 절감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제2,제3발포주를 찍어내기 시작한겁니다.
돼지뼈 9%를 넣어끓인 한우곰탕(?)이 시중에 풀리기 시작한겁니다.
3. 한국맥주가 맛이 없는 이유 : 맥아의 비율
맥아를 최대한 아끼고도 맥주 비슷한 맛을 내는 그 기술력은 칭찬합니다.
하지만 영국저널은 한국맥주를 ‘지루한 맥주, 싱거운 맥주‘라고 혹평하였습니다.
(2012년 11월 24일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기사)
국산맥주가 최저원가로 맥주의 맛에 근접한 맥주를 만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금방 그 맛을 구분합니다.
아무튼, 맥아를 아껴쓰면 그 맛의 공백은 뭘로 메꾸느냐.
옥수수, 쌀 등을 씁니다. -_-
이부분에 대해서 가장 열정적으로 의견을 내놓고 싶지만, 못합니다.
왜냐하면 제조사에게는 맥주 성분표기의 의무가 없어요.
정말로 놀랍지 않습니까.
세상에, 동네 편의점 삼각김밥에도 붙어있는 성분/재료표기가 맥주에는 없어요.
왜 없는지는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4. 한국맥주가 맛이 없는 이유 2 : 하이그래비티 공법
대부분의 한국맥주는 하이그래비티 공법으로 만듭니다.
하이-그래비티랑 제조원가의 절감을 위해 인위적으로 도수가 높은 원주를 만든 후 물을 섞어
표준도수 (약5%)를 가지는 맥주,아니 제3발포주를 만드는 공법입니다.
맥주의 본진인 유럽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미국 일부 제조사와 우리나라가 채택한 공법이죠.
국내 맥주 제조사의 “천연암반수로 만든…” 라는 카피 기억하실겁니다.
“맥주는 물 맛이다…”라는 카피도요.
맥주가 왜 물맛입니까, 보리맛이지.
일부 맥주 애호가들에게는 불편한 이유입니다.
맥주는 기본적으로는 맥아와 홉의 맛이라고 저는 주장합니다.
5. 한국맥주가 맛이 없는 이유 3 : 유통과정의 뜨거움
맥주가 열과 빛에 민감하다는 사실은 알려져있습니다.
그래서 맥주병은 갈색이라는 사실도 많이들 알고 있죠.
그 불쌍하고 민감한(?) 맥주가 어떻게 유통됩니까.
다들 많이들 보셔서 아시겠지만, 카고트럭에 때려박아 운송됩니다.
40도가 넘는 더위에도 예외는 없습니다.
그 뜨거운 열과 빛에 하루종일 무방비로 노출당한 맥주가 각 판매점으로 갑니다.
그리고는 창고에서, 냉장고에서 잠시 몸을 식힌 후 우리들 식탁에 오릅니다.
(일본같은 경우 모든 생맥주, 일부 병맥주는 무조건 냉장유통시킵니다.)
민감한 분들은 페트병 맥주와 캔, 병맥주의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페트병 안쪽에는 열에 의한 맛의 변질을 막기위해 약품처리를 해 놓습니다.
페트병 맥주가 다른 용기의 맥주보다 다른 이유는 이것입니다.
네, 페트병 맥주에서는 그 약품의 맛이 같이 묻어 나오는 겁니다. -_-;;;
6. 한국맥주가 맛이 없는 이유 4 : 전용보틀, 전용잔, 적정온도가 없음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만, 전 맥주를 정말 좋아합니다.
맥주병의 디자인또한 눈여겨봅니다.
산미구엘의 시큰둥한 디자인.
하이네켄의 청량감 가득한 녹색병.
듀벨의 그 묵직함.
샤프한 에델바이스.
인디카의 저 진지함.
맥주병의 디자인또한 맥주의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OB랑 하이트맥주가 대부분의 맥주시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보틀이 둘 다 똑같이 생겼네요.
네… 두 회사가 병 같이 쓴데요.
전용잔도 같이 쓰는 듯 합니다.
아니 사실 전용잔이 없죠. 그냥 그라-스죠.
전용잔은 맥주를 마시는데 있어서 무척 중요합니다.
맥주를 따를 때 생기는 거품, 따라지면서 생기는 흐름, 잔을 쥐었을때 전달되는 체온등등…
맥주의 맛 만큼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맛있는 맥주를 최대한 맛있게 먹기 위한 방법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네켄은 심지어 거품을 걷어내는 전용스틱도 있습니다.)
그저 차갑게, 그저 시원할때,
그라~스에 담아 원샷.
소맥잔이라는 것, 그거 처음 봤을때 경악했습니다.
맥주를, 아니 맥주를 그저 소주에 타먹는 소닉워터로 스스로 인증하다니.
심지어 마케팅 포인트로 삼다니… -_-;
모든 맥주는 가장 맛있는 온도가 있습니다. 가장 맛있게 따르는 방법도 있고요.
일반 라거 맥주 같은경우에는 3’c~4’c 정도가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얼마전에 런칭된 Chimay 같은 경우는 상온에서 마실 정도로 그 최적온도가 높습니다.
http://murutukus.kr/?p=7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