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은 고통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뽕에 찌들어 맹목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그런 애들이 제일 불쌍하다.
난 집안도 조직적으로 국가에 의해 망해봤음에도 불구하고 군에서 작전뛰다 부상도 당해보고 알바나 계약직 등등 뭐 별걸 다 한거 같다. 그 정도 고통을 겪고도 난 열심히 일했지, 어떻게든 꾸준히 열심히 성과내며 일하면 누군가가 인정해주고 나를 귀하게 대접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그 희망이 깨지는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더라고.
현실은 영화가 아니거든. 단순히 열심히만 한다 해서 인생이 나아지는게 아니더라.
그냥 단순히 열심히 살아가다가는 그냥 이용만 실컷 해 먹히다가 그렇게 진 빠지고 번 아웃 되어버리면 버림당하는거다. 그게 바로 헬조선의 사회다. 난 그게 부당하다고 욕하는거다.
기존 세대, 즉 80년대까지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일하면 어떻게든 인정받고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었거든. 근데 지금은 그냥 열정만 쏙 빼쳐먹고 버린다. 그게 바로 헬조선의 기업이고 사회더라고. 우리의 열정과 운명은 그렇게 저렴하지 않다. 그런데 사회는 우리를 그런 저렴한 운명으로 본다는거에 분개하는거지.
아마 이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유저들은 다 이러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거야. 그래서 내가 니들을 존경하는거기도 하지. 적어도 자신의 억지로 접혀진 그 날개를, 등을 돌려 대강이라도 목격이라도 한 사람들이니까. 물론 그 억지로 접힌 날개를 다시 펴는데는 엄청난 고통과 시간이 걸리지만, 언젠가 그 날개를 펼치게 된다면 다시금 우리도 날아오를 수 있게 될거다.
국뽕에 중독되건 뭐 지 신념이건 국가에 충성을 맹세하는 건 좋은데.
그 열정은 정말 고귀하지만.
단지 그 열정만으로 이 헬조선을 버티기엔 그 삶이 너무 불쌍타.
내가 그런 애들을 도울 만큼 능력있지 못해서 미안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