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뒷고기, 부산 돼지국밥, 김해 삼겹살, 부산 돼지갈비. 들어봤나?
그럼 상납청은 들어봤나?
전부 일제의 잔재다. 돼지는 큰 사육공간이 필요없으며 방목이 필요없어 사육이 쉽고 쓸모가 많은 가축 중 하나다. 따라서 양질의 영양분인 단백질을 국민들에게 공급하기엔 뉴트리아, 닭, 오리 등의 가축과 함께 최고로 손꼽히는 가축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는 서방 강대국들 사람들의 체구가 큰 것을 보고 영양공급의 중요성을 깨달았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고기요리를 개발할 것을 자국민들에게 지시했고, 동시에 효율적인 가축 사육을 위해 많은 연구를 하게 된다.
물론 소 방목도 시도는 했지만 자신들이 차지한 이 한반도에서도, 본토에서도 무리라는걸 깨달았다. 그 다음 순위가 돼지였지.
알다시피 양돈은 신선한 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수도시설이 가장 중요하고 분뇨처리시설과 오/폐수 처리시설이 중요하다. 일본 본토에는 그런 시설을 짓고 대규모 기업형 양돈농가를 만들 만한 지형이 그다지 많지도 않았고, 있다 하더라도 혐오시설 임은 분명했다.
돼지 생각보다 냄새 많이나고 더러운 동물인건 확실하거든. 그래서 일제는 한가지 묘안을 내지, 강이 위치하여 수도설비를 만들 수 있고, 오/폐수 처리시설을 만들 수 있으며, 평지가 확보되어 있고 기후가 온화하고 항구가 가까이에 있어 사육한 가축들을 싣고오기 좋은 곳을 찾아나섰다.
그게 김해다.
당시 강서구 일대와 김해 이 지역은 그냥 뻘밭이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었지. 일제는 이 지역을 간척하기로 결정한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과 마찰이 생길 것을 우려한 일제는 "토지수용령" 이라는 법을 제정한다, 훗날 이 법안은 헬조선에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로 보완되고 개정된다.
당시에는 고급인력으로 취급되었던 측량기사들을 보내 한반도 거주민들이 주장하는 토지에 대해 공시지가에 맞추어 보상을 해주었고, 그때 당시 등기가 된 물건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도 실제로 토지 보상을 해주고 있다가 우연히 본 것인데, 한자로 4글자가 되어있는 이름이 있더라고, 그런 사람들이 드물지 않다. 찾아나서보니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이곳에 땅을 구입하여 살아갈 생각으로 놔 두었는데, 보상대상이 되자 그제서야 해당 토지 주인의 가족들에게 연락이 간 거다.
단순한 식민지였다면 본토의 사람들이 이 개척지의 땅을 구입해서 등기를 해 놓진 않았겠지. 안글냐?
여튼 김해와 강서구 일대를 양돈, 쌀 생산 농가가 입주할 수 있도록 간척하고 개간한거다. 그래서 김해에는 축산물시장이 유명하고 김해와 부산 일대에 돼지고기 요리 전문점들이 많은거다. 돼지국밥, 수육, 편육, 돈까스, 뒷고기, 전부 부산과 김해가 유명하다. 물론 동일 시기, 일본 본토에서는 돈까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헬조선에 삼겹살이니 뒷다리, 앞다리살이니, 항정이나 갈매기살 같은 특수부위들로 만든 요리가 많아진거다.
일제는 분명 착취를 일삼긴 했다. 뭐 착취라 하면 착취는 맞지. 빼앗아간건 맞으니까.
그런데 그들은 적어도 부산과 김해 일대에 무언가 착취해 갈 만한 것을 만들 기반을 닦아주고 나서 착취해갔다, 그것도 적당하게. 이게 진짜 기업가 정신인거다, 악랄한 기업가 정신. 생산설비를 완비하고, 근무환경을 만들어 준 후, 생산되는 재화가 지속적으로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오히려 생산자가 열의를 가지고 노동에 임하여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키도록 신경써가면서 새로운 사육법,농경법을 시도해볼 수 있도록 하면서 착취했다는거지.
이걸보고 뭐라고 하는줄 아냐?
공생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