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하루도 지옥불 속에서 평안하셨는지요.
처음 이 사이트에 가입했을 때만 하더라도 제가 이 나라게 대해 느낀 점에 대해 진솔하고 논리적으로 적어보려 하였지만, 이 사회가 제게 주는 극히 제한된 여가시간으로는 인터넷 뻘글 이상의 의미있는 생산활동이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였기에 이제부터는 생각을 바꾸어 소소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뭐 어찌 되었건...
오늘 뉴스를 보던 와중, 세월호 인양 총감독이 인터뷰를 하는데 왠지 중국 이름인데다 중국말로 설명을 하기에 뭔가 이상해서 찾아보니 인양업체가 중국 주도의 '상하이 샐비지'였더군요.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해양강국 코리아라더니 자기 나라 땅에서 가라앉은 자기네 배를 인양할 능력이 없어서 중국에 의뢰합니까??
처음에는 기가 막혔지만, 잠깐 생각을 해 보니 그도 그럴 것 같다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이 나라가 '해양강국'을 자처하는 데는 중국에 따라잡히기 전까지는 세계 톱클래스였던 선박 수주량이 그 근거로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애써 외면하고자 하는 것은 그 수주선박이 거의 전량 벌크선이거나 컨테이너선이라는 것입니다.
위의 두 배들은 근본적으로 강력한 엔진이 달린 거대한 깡통이나 다를 바 없는 배입니다. 내부구조라고 부를 수 있는 부분은 뒷부분의 함교와 엔진 쪽 뿐이고, 나머지는 그냥 거대한 빈 공간이라는 말입니다.
이런 배를 건조하는 데는 그다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은 거대한 모듈을 이어붙여 용접하고 페인트칠하는 노동력 뿐입니다.
하지만 이 나라는 그런 부분은 전혀 생각을 하지 않고, 떠나니는 깡통을 싸고 빠르게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데 취해(이제는 그나마도 중국에 밀리고 있지만)?해양강국을 자처하며 제 주제도 모르고 해양플랜트 사업 같은 기술집약적인 분야에 뛰어드는 등 헛짓을 하는 중인 것입니다.?
(물론 이 나라 조선업체들은 해양플랜트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요 부품은 전부 외국에서 수입한 데다, 수입해온 부품을 제때 제대로 설치하는 것도 못해 엄청난 손해를 입었다네요.)
발밑이 허술한 것은 생각도 안 하고 위로, 위로 올라가려고만 한 결과가 결국 이겁니다.
설계미숙에 허술한 규제로 7천 톤이나 나가는 여객선이 육지가 보이는 연안에서 가라앉고, 대응기술과 역량의 부재로 여러 시간에 걸려 느릿느릿 전복한 배에서 수백명이나 사상자가 난 데다, 최종적으로는 가라앉은 배를 건져올릴 역량도 없어서 중국 업체에 기대어야 하는 이 상황이 그 결과라는 말입니다.
더 이상은 말하기도 지칩니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요... 실재 역량보다는 겉에 드러나는 타이틀을 더 중요시하는, 지극히 '한국적'인 상황 아니겠습니까.
역시나 헬조선, 명불허전 코리아입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5분밖에 안 남은 하루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