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드에 가서 차례음식 만드느라 뼛골빠지고 올라올땐 술쳐먹은 남편놈 대신해서 운전까지 하느라 지친 몸으로 명절 마지막날 남편 눈치 봐가며 한푼한푼 모은 쌈짓돈으로 산 선물을 들고 새벽기차로 급하게 고향으로 내려가면
남편놈은 반찬 어디있는지 포스트잇에 다 써붙여 놨는데도 전화통 불나게 전화해서 질문해대니 고향가는 김치녀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함
차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고향집에 도착하면 형부새끼는 대낮부터 친정애비랑 술판 벌이고 있고 조카놈은 용돈 울궈먹으려고 눈에 불을 키고 있음
형부가 물어봄 "동서는 안오고 혼자왔어?"
"네~ 그이가 어디 여기 올사람인가요?"(체념함)
"주서방 되게 얼굴보기 힘드네" (개씨팔놈 쳐죽여버릴 새끼)
친정에 도착하자마자 쉬기는 커녕 형부놈이랑 애비놈이 쳐먹을 안주를 만들어와야 한다 시발 ㅡㅡ
뭘 그렇게 잘 쳐먹어대는지 하나 만들어서 가져오면 금방 다른거 만들어오라고 쪼아댐
언니는 빨래하고 화장실 청소 해주고 있음 남편 시앱앰 수발들어주는것도 좆같은데 친정와서도 노력봉사 해야됨
낼모레 30에 알바충 앱창인생으로 사는 동생놈은 맨날 누나보고 돈달라 하고 조카새끼는 바쁘고 피곤해 뒤지겠는데 자기랑 놀아달라고 달라붙음
김치녀가 상다리 휘어지게 밥상 차려와서 식사시간이 되면 애비놈은 용돈 좀 올려달라, 요즘 무슨 건강식품이 좋은데 먹고싶다 이런 얘기만 꺼냄
물론 애비놈이 요구하는대로 다 해줬다간 남편한테 삼일한당하기 딱 좋을테니 김치녀는 먹은 밥이 소화가 안될거같음
젊었을때 돈도 못벌고 맨날 술꼬장이나 부리던 영감탱이가 늙어서 효도받고 싶어 환장한게 좆같음
한참을 시달리다 저녁 기차를 타고 지친 몸으로 밤늦게 집에 들어오면 기다리는 건 밥줘충 자식놈과 뭐하다 이렇게 늦게 쳐 들어오냐고 쏘아보는 남편놈의 싸늘한 눈치뿐임
아무리 자식된 도리로서 친정에 갔다온다지만 이럴거면 뭣하러 갔다오나라는 생각밖에 안듬
그리고 몇시간 자보지도 못하고 다음날 명절후유증에 시달리는 몸을 끌고 힘들게 출근
이것이 맘충 김치녀들의 명절 현실.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