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사건 당시 나는 현역이었다. 임병장 사건이 일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밝혀진 일이라 더욱더 충격이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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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직후 사단장이 경질됬고 얼마 후 육군총장이 사퇴를 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나는 육군본부에 근무했기에 약간의 내막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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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내가 의아했던 것은 뭔가 큰 사건이 일어나면 왜 윗선부터 책임을 묻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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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주범은 이병장과 선임들, 방관자였던 아저씨들, 소대장, 중대장, 행보관, 주임원사, 멀리봐도 대대장까지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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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가. 저 사람들 중 단 한명이라도 관심을 가졌으면 그렇게 비참하게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1개사단?규모가 1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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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상급지휘관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은 있지만?사단장은 병사를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보직이 아니다. 총장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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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육군총장이 사건 직후?군내 모든 부조리 엄정수사, 공개라는?일반명령을 내렸으나 효과가?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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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마치 학교에서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죽었는데 이슈가 되니까 교육감, 교육부장관을 경질하는 것으로 덮으려는 것과 다르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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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같았다. 가해자들,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부모들,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교사, 교감, 교장부터 엄벌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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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 고급 장교들의 태도이다. 정확한 소속과 계급은 밝힐 수 없지만 중령, 대령급이상 간부들과의 면담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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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그동안의 사병들을 대하는 대우라던지 문제점에 관하여 일말의 미안함과 반성이라도 보일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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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준 분들이라 그렇게 말해주실 것을 내심 기대했었다. 그런데 그 당시 사건을 이슈화시킨 군인권센터 소장이 동성애자라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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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해서 군은 사기로 먹고 사는 조직인데 이렇게 흔들어서야 되겠는냐는 말들을 주로 하면서 마무리는 병사들끼리 사이좋게 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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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지내라는 것으로 끝맺음되었다. 나는 병사로 입대하였으나 군 생활이 좋았고 공공과 국민의?안녕을 위한다는 조직이란게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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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관학교 진학을 하려 했었다.(본인도?헬센징이라?노예마인드를 탈피하지 못했었다. 사과드린다)?하지만 이 일이 있고 난후 굉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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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감이 들었다.?20년 후에는 저게 내 모습인 것인가?전시에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책임져야 할?위치에 있는 분들의 사고방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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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실망스러웠다. 군대라는 조직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니, 매우 이상하게?돌아가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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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그때 깨달았다.?지금 생각해보면 돈도 좀 모으고 건강이라도 챙겨 전역한 것이 다행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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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사실관계는 잘 모르겠지만 윤일병 집안에는 의사, 변호사가 있어서 사건을 전 국민적으로 공론화 시킬수 있었다고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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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반대로 생각하면 만약 윤일병이 편부모 혹은 조부모와 같이 살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였다면? 그야말로 개죽음도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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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죽음이?없었을거다. 군 내에서 사고사로 처리됬을 것이다. 100퍼센트다. 내가 이렇게 말을 하는 이유는 윤일병 사건은 애초에 상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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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되기를 선임들과 생활관에서 냉동식품 취식타 식도에 걸려서 사망이었다. 구타나 가혹행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난 실제 사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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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내역을 봤기 때문에 잘 안다. 그러니까 나는 너무나 어이없게도 선임들과 화기애애하게 냉동파티를 하다 재수가 없어 죽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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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머릿속에 그렸던 것이다.??과연 친척이나 지인중에 의사나 변호사처럼 전문 지식인이 없었더라도?진상이 밝혀졌을 것인가? 지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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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돈?없고 빽 없는 죄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군대에서 억울하게 죽어나갔던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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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복무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훈련소 첫날에 친인척중 대령급 이상 군인, 고위공직자, 사회지도층이 있나를 반드시 조사한다.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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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입대했으니?지금도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또 자대배치시 난수배열로 공정함을 강조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안 믿어도 그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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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굳이 장군급이 아니더라도 어느 부대, 어느 보직으로 갈지?조정할 수 있다. 혹은 자대에 가서라도 보직변경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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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선임이 옆에서 보고 들은 일이 한두 건이 아니다. 그러니까, 아는 스타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편하게 군생활 가능한 것은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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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누구는 빽 없어서 한겨울?철책에서 근무설때 누구는 CP에서 커피마시며 신문보는(전자가 더 나은 경험이다 같은 소리는 논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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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일은 존재한다. ? 어느 나라에나 금수저나 빽은 존재한다. 근데 이 나라만큼 반칙과 특권이 통용이 되는 이상한 나라는 없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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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싶다. 위에서 언급했던 친인척 조사때 이런것을 왜 하나라는 분위기가 아니라 다들 손드는 사람 누군지 찾고 부러워하고 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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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금수저와 빽이 당당한 스펙이 아니고 뭐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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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일들을 직접 경험해보고 나니 이런 사회를 조금이라도 바꾸고, 내가 뭘 어떻게 하면 힘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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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수 있을지, 깊이 고려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디 조폭 이야기냐구요?
둠조선 군대 이야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