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혁명이란 무엇인가?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핵심권력이 이동하는 걸 말하는 거겠죠. 민주주의에선 핵심권력이 국민이므로, 적법한 절차를 통해 대통령이 바뀌는거 가지고, 여당과 야당이 교체되는걸론 혁명이라 하진 않습니다.


헬조선엔 4.19혁명(부정선거)이 가장 대표적이며 헬조선 헌법에도 명시된 정통한 혁명이죠. 그런데 사실 부정선거로 된 대통령을 쫓아낸거니 위임시켰던 권력을 되찾아오는거라 혁명이라 하기엔 좀 안 맞기도 합니다만? 헬조선의 경우는 민주주의가 강제주입된 나라로, 그전까진 국민은 백성이고 중앙권력자의 소유물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단순히 법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민이 권력의 기반이란걸 증명했다는 점에서 혁명이라 볼수있겠죠.


잡설이 길었네요.


이 4.19혁명을 보면 (그리고 그 이후에 일어나는 각종 시위 또한) 학생이 대단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일어선건 전 국민이지만, 연탄이 제대로 탈려면 번개탄이 있어야하듯, 학생이 바로 이 번개탄 역할을 한거죠.


학생이란 뭘까요? 사회적으로 보면 사회를 준비하는 (금수저와 은수저는 제외하고) 가장 취약한 계층입니다. 그리고 가장 취약하다는건 잃을것도 없다는 얘기죠.?


혁명이후에 수많은 시위엔 언제나 대학생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또 잡설 좀 늘어놓습니다만......일단 혁명이 일어나는 조건을 보자면 4.19같은 극렬한 상황이 아닌 이상, 적당히 짓밟히고, 숨통이라도 틔어주면 대개는 참고 넘어갑니다. 프랑스대혁명이나 이 사이트에 메인화면인 죽창을 들고일어선 일본의 잇키一揆같은 상황은 그 숨통마저 막혔을때 일어난 일이란걸 생각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부가적으로 중국의 황건적같은 특정한 이념이나(이쪽은 나라를 엎어버리려는 경우) 녹두장군 전봉준같은 특정한 신념이(이쪽은 나라는 그대로, 외세를 몰아내려던 경우. 하지만 현실은 그 외세와 손잡은 조선군에 의해.....)추가되는 경우가 많죠.


어찌되었든 1. 정말 자식까지 잡아먹어야 할 정도로 먹고 살기가 힘들거나 2. 인간이길 포기 할 정도는 아니나 정말로 먹고 살기가 힘들고+특정조건의 합이 대단히 높아져서 3. 단합이 된 경우에 혁명이 일어납니다. (4.19의 경우는 먹고사는것도 그렇지만, 부정선거란 특정조건이 더 높았다 봐야겠지요)


3번이 제일 중요합니다. 단합.


수많은 권력자들이 제일 두려워 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의 표본. 노동3권에도 명시된 그 단합말이죠.


일단 전후 헬조선은 분명 극빈한 나라였고 보릿고개로 허덕였지만 자식을 잡아먹을 정도로 빈궁하진 않았습니다. 여기서 1번조건은 무시되고 다행스럽게 경제는 차츰 좋아집니다. 그럼 빈궁함과 특정조건의 합이 대단히 높아져야 하는데, 국민들의 수준이 (딱히 그 시절을 비하하는 의미는 아닙니다만) 국졸조차 못한 그 당시로선 부패한 사회에 대한 분노라는 특정조건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혹은 미비한 정도죠. 밥만 먹고 사는걸로도 행복한, 노예수준의 마인드니까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착각을 하는 부분입니다만 민주주의에 반하는 상황은 독재입니다. (공산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닌 자본주의에 반하는, 경제적 이념이에요. 이 또한 마구잡이로 주입한 반공주의 교육의 폐해입니다)


국민이 뽑은 대표자들을 쿠데타로 몰아내고 헌법을 멋대로 갈아치우고 군사독재를 펼치는데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러려니 합니다. 이게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인지를 못할뿐더러,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있으니까요. 배가 부르니 장땡이란 겁니다. 분노자체를 못합니다. 헬조선의 경제토대를 만든 그 분들껜 미안한 얘기합니다만 정신적으론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그 사실을 스스로 알았기에, 자식들에게 그리도 교육열을 낸거겠지요. 물론 헬조선 계급상승 수단이 학력이란 점이 더 크겠지만요)


하지만 대학생들은 다릅니다. 학교에 군인이 상시대기하던 고교를 벗어나 조금은 자유로운 (이쪽은 사복경찰 등이 대기하지만, 군인보다야 낫죠) 상황이 되자. 자유의 소중함. 고교때까지 자연스럽게 받아온 부당함이 부당했었다는걸 그때서야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대학은 소를 팔아 다니던 우골탑이긴 합니다만, 사회에 나가서 가족을 부양해야하는 사회인들보단 잃을게 적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사회인과 비교하면 잃을게 적었다는 얘기지, 백골단 등에게 목숨을 잃거나 고문 등으로 장애가 되는 경우도 빈번했습니다)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속박)보다 부패한 사회에 대한 분노가 유일하게 앞지르는 계급이 대학생이었던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시위의 핵심이 된거죠.


그런데 현재는 어떤가요? 일단 이러니저러니해도 헬조선 경제는, 먹고 사는걸 걱정해야 할 수준은 벗어났습니다. 부패한 사회에 대한 분노도 조금은 떨어졌겠지만 (정확히는 체념) 초등학생부터 이 나라가 얼마나 부패한지는 몸소 겪어왔습니다.


무엇보다 금수저이론이라 불리는 소득양극화라는 새로운 분노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문제는 혁명의 핵심인 단결이 안 됩니다. 왜 그럴까요?


일단 과거의 대학생은 대학졸업증만으로도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현재의 대학생으론 택도 없는 소립니다. 밥줄이 끊겨요. 대학생이 과거처럼 잃을게 없는 존재가 아니게 된겁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너무 많아요. 뭔 소리냐? 대학생이 많으면 그만큼 대학생의 입김이 더 좋아지는거 아니냐? 아뇨, 소수는 잘 뭉쳐지지만 대다수가 되면 뭉치는건 대단히 어려워집니다. 소대를 통제하고 단결시키긴 쉬워도 대대를 통제하고 단결시키긴 대단히 어려운 법이죠.


거기에 학력의 상위평준화로 현재의 대학생은 과거같은 학교와 사회의 중간자로서의 역할이 크게 줄었습니다. 돈 좀 많이 들어가는 고등학교의 연장선으로, 사회에 대해서 큰소리를 낼수 없습니다. (이건 위에 적은 우골탑부분과도 꽤 겹칩니다. 큰소리를 내면 많은것을 잃게되니까요)


거기에 개인주의도 한 몫합니다. 안타까운 얘기입니다만 과거 운동을 주도하여 이 헬조선에 조금이라도 빛줄기를 내려주신 분들은 순탄한 인생을 사시질 못했습니다. 순탄한 인생을 산건 운동을 하든 말든 제 밥그릇만 찾아먹던 사람들이죠. 그리고 그들이 자식들을 어떻게 가르쳤을진 안봐도 비디옵니다. 참고로 저 또한 시위같은게 뉴스에 나오면 "넌 저런 짓말고 공부만 하면 된다"고 배웠군요.


그리고 군대. 과거에도 있었고 그때보단 나아졌다지만 역시나 인생의 큰 걸림돌이죠. 가장 혈기왕성하고, 잃을거 없고, 있는거라곤 몸밖에 없는...즉 혁명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 할 세대를 유럽중세시대에나 나올 신성이라는 명목으로 2년간 끌고가는걸로도 부족해, 부조리를 보고도 좋게좋게 넘어가는 방법을 학습시키죠. 부패를 보면 싸우지말고, 그냥 순응하고 넘어가라고 최종적으로 길들여주는곳입니다. 헬조선 군대의 수~~~많은 문제점 중에 하나죠. (헬조선 군대는 문제점이 워낙 많은 항목이라, 저 부분만 집고 넘어가죠)


뭐,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습니다만 이쯤되어 결론을 내면, 가장 뭉쳐져서 구심점이 되야 할 세대가 학생이냐 사회인이냐? 남자(군대)냐 여자냐?로 갈기갈기 찢어진게 헬조선에서 혁명이 못 일어나는 큰 이유겠지요.


안타깝지만 이런 상황은 정밀하게 고착화되어 혁명에 쏟아부을 노오오오력이 있다면 그 노오오오력을 이민에 쏟아붓는게 훨씬 남는 장사라는걸 다들 알기에, 탈조선을 생각하는거겠구요.


이상, 괜한 잡담이었습니다.






  • 한가지 굉장히 중요한것을 더 추가해보자면 좌파,우파 / 진보,보수/ 지역갈등 같은 개념도 상류층들이 노비들을 뭉치지못하게
    하려고 만든 말장난중하나고 안타깝게도 이거에 놀아나는사람이 굉장히 많죠
  • 나그네
    15.11.14
    맞습니다. 헬조선엔 제대로 된 보수정당도, 진보정당도 없을뿐더러. 자기 조상이 어디서 살았을지도 모를정도로 오래된 삼국시대를 제외하면 지역감정이 생기기가 힘든 조그만한 나라임에도 (물론 특정정부에, 특정지역에 대한 예산 몰빵 등이 부추긴것이 한 몫 했습니다만) 저런 말장난에 넘어가는 경우도 많지요.

    헬조선 노예들이 미개하다...기 보단, 누구나 받게되는, 받아야 하는 헬조선 공교육엔 그런 좌파?우파 (진보?보수)에 관해 눈꼽만큼밖에 기술되지 않다보니, 부족한 부분을 카더라식의 정보로만 흡수하여 생기는 어쩔수 없는 부분이겠죠.
  • 분열도 분열이지만 인성이 원채 내 잘난 독불장군이 많아서
    혼자 다 할려고 들지요. 대표적인 예가 87년 대통령 선거 , 양김씨 서로 해먹을려고 나와선 결국 노태우만 좋은일 시켰죠.
  • 첫째 누가 해주겠지
    둘째 안해준다면 나혼자라도 잘해쳐먹고 살아야지

    죄수의 딜레마에 갇혀서 놀아나는 것도 한몫하는 듯
  • 닭창
    15.11.15
    그것도 그렇고 사회가 너무 거대해져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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