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킨텍스에서 구경하고 서울역에 도착하자마자 대리점 사장한테 전화가 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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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 xx야 잘 지냈냐?
나 : 어이구, x사장님 안녕하세요
사장 : 그래, 어디냐?
나 : 서울입니다.
사장 : 뭐? 서울이라고? 야 임마. 왔으면 전화를 좀 하지 그랬냐? (참고로 경기도 출신)
나 : 좀 바빠서요
사장 : 그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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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사장이 예전부터 할 거 없으면 오라고 막 꼬드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만둔 회사 대리점을 하고 있던 사장이었는데, 영업스타일이 예스맨 스타일이었죠.
근데 연 매출 30억 올립니다. 기계만 파는 게 아니고, 거기다가 자동화 장비 붙여서 파는 마진이 많이 남는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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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되는 건 되고 안 되는 건 안된다고 딱 짤라 말하는 사장을 좋아합니다.
이 대리점 사장은 어떻게든 실적 올리기 위해서 안되는 걸 된다 말하고,
고객한테 잘 보이려고 협력업체 직원을 광대로 만들어버리는 게 있더군요.
그래서 겉으로는 허허허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경계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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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 너 나랑 동업할래?
나 : 네? 동업이요?
사장 : 그래. 너랑 나랑 같이 하면 잘될 거 같아. 서로 부족한 부분 채우면 되고, 같이 영업하면 다 니꺼 되잖아?
나 : 음, 그렇네요.
사장 : 그래, 손해볼 거 없어. 경기도가 판이 넓고 사람들 배포가 크니까 니가 야망이 있으면 경기도 와서 하는게 더 좋을 거 같아.
나 : 음.......
사장 : 거리가 멀어서 고민돼? 그럼 내가 방 구해줄게.
나 : 아뇨, 그게........... 사실은 제가 업체 몇 군데서도 전화 온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금 추려내는 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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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한 말은 사실입니다.
지금 저 대리점 사장까지 포함해서 총 4군데서 전화 온 상태긴 한데, 3주 전부터 이미 한 업체랑 약속했거든요 ㅋㅋㅋㅋ
그것도 퇴사한 회사가 제일 싫어하는 회사를 골랐죠.
그런 상태인데, 저 대리점 사장 밑에 들어간다는 건........ 결국 퇴사한 회사를 간접적이나마 도와주는 셈이 됩니다.
대리점 사장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데, 퇴사한 회사 사장과 협력관계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꺼려지더군요 ㅋㅋㅋㅋ
게다가 다음달 11월에 퇴사한 회사 에이전트 기계 설치 일정도 몇개 잡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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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대리점 사장이 나한테 매달리는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퇴사한 회사에 대한 반사이득 + 일본어가능한 이점을 이용한 에이전트 탈취 정도가 되겠네요.
예전부터 대리점 사장이 한 일본 에이전트 업체 사장에게 공을 많이 들이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환심을 아주 잘 샀죠. 인간 되었구나, 당신만 믿겠다 등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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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사장은 퇴사한 회사 에이전트 기계를 팔 때, 한대당 수수료 300만원 정도 받습니다.
말이 300이지, 회사가 남겨먹는 마진에 비해선 조오오오온나게 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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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오후 쯤에 대리점 사장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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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사장님, 저 죄송한데 같이 못할 거 같습니다.
사장 : 그래? 아쉽네....... 그럼 이번달 말에 시간 되냐?
나 : 제가 11월 초에 출근일정 잡혀서 좀 힘들 거 같습니다.
사장 : 하.......... 11월 말에 너가 시간 되면 기계설치 알바라도 부탁할려고 했는데. 물론 돈은 후하게 쳐줄거고.
나 : 저도 아쉽네요. 그때쯤 되면 회사 소속이 되어버려서 어쩌지도 못하죠.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 : 그려,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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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경기도 사람들은 필요할땐 친근하게 다가오다가도
필요가 없어지면 바로 칼같이 돌아서네요.
남부쪽은 누구 말마따나 자기보다 아래다 싶으면 바로 반말 + 막말에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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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나를 엿먹었던 회사를 엿먹이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엿을 먹어야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번에도 말했었지만, 저는 속이 좁아서 내가 당한건 잘 안 잊혀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11월 초였으면 돈 좀 벌었는데, 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