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런 친구 하나쯤은 있을듯요. 착한 놈인데 이런 쪽으로 도저히 합의가 안 나오는 녀석들.
내 친구 중에서도 하나있다. 아주 착한데 존나 답답함. 그치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서 교우관계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정치 얘기가 나오면 내가 빨리 화제를 돌리곤 하지.
?웃긴건 얘는 흙수저다 뭐다 하는 푸념을 넘어 진짜 찢어지게 가난한 집 애다. 대학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갔는지라 개천용인데 그 아버지가 좋아하긴 커녕 돈이나 벌어오지 대학간다고 빼액거리는 그런 집임. 그 할아버지부터가 돈없다고 걔 아버지를 국졸로 만들었다는데 본인이 아들한테 똑같은 짓을 저지르고 있음. 이게 왜 문제냐면 걔는 전액 장학금 받는다 ㅋㅋㅋ 자기 돈은 들어가지도 않는데 아들이 돈 벌어오는 대신 공부하려고 한다고 싫어하는거임. 그래서인지 그 친구는 지 아버지를 아주 싫어한다. 엄마만 좋아하더라. 걔가 아버지에 대해 평소 말하는 것에 나의 상상력을 조금 더 가미해보자면 자식 공부시킬 돈 아껴 술을 사먹고 처자식에게 폭력을 가하는 양반인 것 같음.
근데 완전 리얼 묻지마 1번이다. 좌파 진보 노조 이런 단어를 아주 극혐함. 영화 보는데 이 놈 끼면 오락 영화밖에 못 봄. 나머지는 빨갱이 새끼덜 나오는 거라서 ㅋㅋ; 소수의견 저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말만 꺼냈다가 후 ㅋㅋㅋㅋ
근데 요는 이 놈은 어차피 누구 찍으나 똑같다 이런 마인드가 아니라는거 ㅋㅋㅋ 진지하게 빨갱이 뽑으면 내 파이가 작아진다 이렇게 믿음. 미안하지만 뺏길 파이도 없는 놈이;; 나라를 망치는 건 귀족노조라는 김무성이나 할 법한 대사를 지가 치고 앉았으니 환장할 노릇.
내 친구 같은 부류는 문제를 사회적 구조적 관점으로 보는 능력 자체가 없다. 학교도 부모도 가르쳐주지 않았으니 혼자 터득하는 길 밖에 없는데 애당초 가능한 목표만을 잡은 다음 진행 과정에서 목표를 적절히 낮춰가면서 결국 달성하면 자위하는 인생에 너무 익숙한 것 같다. 불쌍하다는 생각도 가끔 한다. 많은 경우 그냥 존나 병신같지만.
똥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친구는 자기가 지지리 못 살고 불행한 건 자기와 자기 아버지 노오력 부족이라고 생각하겠지. 내 생각에 애비는 헬조선의 흔한 막장 아버지상이 맞는데 그 자식은 노오력 부족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과로에 가깝지. 그러나 야근을 하지 않기 위해 노동자는 노조에 가입하기보다는 업무 능력을 올려야 한다고 신앙처럼 믿는 놈이니 어찌 슬픈 노릇이 아니겠는가. 그냥 나중에 언제 술이나 사 줄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