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권 국가들과 특히 동아시아의 조직을 비교해 보면,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이 권한과 책임의 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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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권은 상급자가 되어 권한이 많아질수록 책임도 많아진다.
예전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카투사가 폭설 내리던 날 봤다는 미군 장성과 국군 장성의 대비를 봐도 그렇고,
폴크스바겐 스캔들이 터지자 바로 대표가 사퇴하는 것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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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경험한 건데, 독일에서 처음 일 시작할 때, 아직 조선물이 빠지지 않았을 때였다.
당연히 주말에도 일해야 되는 줄 알고, 주말에 직장 안 나가면 죄짓는 기분 들고, 막 불안하고 그랬지.
주말에 가면 내 윗윗급 상사가 늘은 아니지만 자주 있더라구.
그러다가 하루는 금마가 나를 부르더니, 주말에 오지 마라고, 자기가 형사처벌 받을 수도 있다고 그러더라.
그럼 자기는 왜 나왔냐? 책임과 일이 더 많으니까. 저녁 제일 늦게 가는 일도 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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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동아시아권에서는 그 반대다. 높은 자리에 올라간 사람들은 최대한 책임을 회피한다.
마치 책임을 털기 위해서 그 자리에 올라간 듯한 모습이다.
더 노골적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특권을 누리지 못할 바에 왜 윗자리에 올라가냐는 투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법칙에 따라, 무능력한 쓰레기들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폐단이 발생한다.
이명박 정권 이후 정부와 기업에서 볼 수 있는 인사상의 변동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쓰레기의 약진” 정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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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스템은 안정적이다.
능력있고 양식있는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도태시키기 때문에,
자기 강화 길항작용을 하면서 더 쓰레기가 더 빨리 승진하게 되는 구조라는 뜻이다.
만약 이 구조가 시기하는 인간, 폭력에는 굴종하고 자비에는 裏切하는 인간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지옥을 관찰하기 위해서 구지 죽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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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롤스는 무지의 장막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모두가 태어나기 전에, 어떤 부모를 만나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즈그들이 살아갈 사회의 규칙을 정하는 토론을 한다면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정도로 이해했다.
하지만 존 롤스는 조선인이라는 인종을 몰랐던 것 같다.
갑질할 꿈을 꾸며 을의 비참한 현실을 인내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사람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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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끔찍한 사실은, 자녀들의 뇌를 이런 사상으로 세탁한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귀에 박히게 듣는 “억울하면 출세하라”라는 말이다.
안 억울하려고 출세한 사람이, 왜 억울한 사람 말을 들어 주겠냐? 지가 출세하면 되지.
억울한 사람 징징거리는 소리 들어 주라고 출세했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