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21/20150921032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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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늙는다는 건 罰이 아니다




아들아, 내 편지를 보아라. 나도 은퇴가 코앞이다. 어느 날 임금피크제란 말이 들렸다.

뜯어보니 내 얘기더라. 대통령이 말하는 4대 개혁의 본질은 '세대 전쟁'에 있다고들 했다.

불현듯 그게 너와 나 사이 전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찔했다.

노사정이 합의한 노동 개혁의 첫머리에 '취업 규칙 변경'이란 게 있다. 점잖은 말로 포장돼 있지만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았다.

정년을 3년 앞둔 경우 내년에 봉급을 10~30% 깎고, 그 이듬해 다시 그쯤 깎아 퇴직 마지막 해엔 지금 봉급의 절반만 받으며

1년을 버텨야 할지도 모른다는 거다. 그렇게 해서 정부나 회사가 여력이 생기면 젊은 너희에게 일터를 만들어 준다고 했다.

내 봉급이 절반이 깎여도 네가 좋은 일자리를 붙박이로 얻는다면 내가 무슨 불평을 하겠느냐.

그러나 한 발짝만 더 따져보자. 네 동생 둘은 어쩌란 말이냐. 앞으로도 걔들은 돈 들어갈 일 천지다.

내년 봄 네 결혼 자금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아비가 평생 마련한 아파트라도 헐어서 궁리해보라는 뜻이냐. 네 생각도 그러냐.

외국에서는 '잡 셰어링(job sharing)'이라고 부르더구나. 그게 사회 정의라면 얼마든지 나눠 가질 용의가 있다. 그러나 할 말이 있다.

내가 네 나이일 때 나는 주어진 대로 살았다. 너희는 '삼포 세대'라면서 결혼·직장·출산을 포기한다고 하더라만 우리는 그런 것 몰랐다.

이층 양옥의 북쪽 모퉁이 방에 철제 계단 타고 올라가는 전세를 살았고, 그도 안 되면 헛간 같은 지하 단칸에 신혼을 꾸렸다.

직장도 그렇다. 실력이 있으면 사법시험도 붙고 은행도 들어갔지만 그게 안 되면 벽돌도 나르고 리어카도 끌었다.

분수에 맞게 벌고 살림을 차려 부모님께 손주를 안겨 드려야 되는 줄 알았다. 그게 주어진 대로 살았다는 뜻이다.

너희는 '포기'가 무슨 선택쯤 되는 줄 알더라만 나는 마음대로라는 게 애당초 없는 줄 알고 살았다. 선배들께 그렇게 배웠다.

힘은 합하고 고통은 나눠야겠지. 나도 안다. 그러나 우리를 높은 연금에 탐욕스레 집착하는 볼썽사나운 기성세대라고 욕하는 건 참을 수 없다.

어느 소설가가 말한 것처럼 너희의 젊음이 상(賞)으로 받은 것이 아니듯 우리가 늙어가는 게 벌(罰)이 아니다.

지금 노동시장이 왜곡돼 있는 건 우리 세대 잘못이 아니다.

징징대지 마라. 죽을 만큼 아프다면서 밥만 잘 먹더라. 나는 지금도 너희 세대보다 무거운 것을 들고, 너희보다 오래 뛸 수 있다.

밤샘 일도 너희보다 자신 있다. 너희가 컴퓨터와 영어를 잘한다고 해서 잠시 움찔했다만 신입 사원으로 들어온 너희는 불대수를 바탕으로 한 컴퓨터의 작동 원리를 나보다 이해하지 못했고, 상대 눈빛을 제압하며 계약을 따내는 실전 영어도 우리가 월등 나았다. 너희 영어는 혀에 '빠다'를 바른 듯 R과 L, F와 P 발음을 잘 구별하더라. 그것도 우리 기러기 아빠들이 외로움 참아가며 너희를 어미와 함께 외국에 보냈던 덕이다. 아비 혼자 불어터진 라면을 먹고, 아비 혼자 늦은 밤 욕탕에서 '난닝구 빤쓰' 빨며 외로운 눈물을 삼켰다는 것을 너희는 모른다.

그러나 나라 상황이 우리에게 양보하라면 양보하겠다. 아비가 제일 잘할 줄 아는 게 희생밖에 더 있더냐.

다만 우리 세대를 죄인 취급하면 섭섭하다. 정말 화산처럼 분노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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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뭣 같고 아니고를 떠나서
1번 찍는 콘크리트들의 의식구조를?단번에 알?수 있는 글이다.
헬조선에서 살아가며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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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줄 요약 : 내가 지금 껏 병신같이 살았는데, 너희는 더욱 더 병신같이 살아야하지 않겠느냐...
  • 내가어제 올린글 재판이네
    진짜 어이상실 욕나온다 씨발것들 지들이 제대로 안살아서 세상이 이지경이 됐으면 후손들한테 미안해 해야지 그냥 노예인거 만족하고 살라는거아니야 노답인생들 이러니 세대간 갈등생기는거지
  • 아니 저때는 주어진대로 살더라도 그래도 노오오오오오력하면 올라갈 희망이라도 있는 시대였잖아?
    지금은 그 희망은 이미 증발해버린지 오래인데
    이젠 노오오오오력을 해야 그나마 이 노예의 삶을 유지할수있고 그렇지않으면 그냥 나가 뒤져야하는 세상인데, 우리가 주어진대로 살고 싶을 거 같나?
    노오오오력 해봐야 노예탈출은 개뿔이고 겨우 현상유지에 불과하다는 이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 들풀
    15.09.22
    1번 콘크리드 맞네...
  • 표백
    15.09.22
    음... 정약용이 떠오르는 글이군요.
  • 멍청한 아버지의 전형이구만ㅋㅋ
    불행하다 아들에게 저따위 비겁을 어른인척으로 포장한 말밖에 해주지못하다니 아버지로서의 자격이 제로네
    돈벌어 먹인다고 아버지가 아니라오
  • 잇D
    15.09.22
    임금피크제로 인한 어르신들의 양보는 북에 보낸 쌀과 같은 것이다. 북에 공개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해왔던 현 야권을 향하여 어르신들은 침을 튀기며 비판하셨다. 북의 주민을 위한 지원들을 그들의 정부가 분배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금피크제는? 그들의 양보로 아랫세대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면 숭고한 희생이다. 정말 눈물겹도록 고마워해야한다. 그러나 그 희생이 정말 우리를 향하고 있는가?

    과연 그들은 숭고한 희생(물론 후려친 부분이 없진 않지만)의 정신을 보여줄 것인가, 아니면 희대의 호구가 될 것인가.
    어르신, 이제 화를 내실 때입니다.
  • 니미기
    15.09.23
    이런씨발 꼰대새끼 삽질하고노가다해도 집사고 마누라랑 떳쳐서 애새끼도 낳던새끼들이 요즘 월 300받는 지식인들을 까고있네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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