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지역은 半어촌지역인데
잘 되는 횟집이 하나 있다.
이게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정말 바글바글하다.
내가 이곳에 온 지 10년이 좀 넘었는데
그때도 잘되었고 지금도 잘되는 곳임.
근데 이 집에서 애들이 셋인가 되는데 모두 조기유학을 보냈다.
그러니까 부부가 열심히 돈 벌어서 다 외국에 돈 갖다주는거야. 애 셋 조기유학보내봐. 돈이 얼마인지.
근데 얼마전에 그 큰아들을 만났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직접 만난 거는 아니고 처제가 미용실을 하는데 그쪽에 왔다고 함.
뉴질랜드에서 내가 알기로는 초중고대학까지 마쳤는데..
아니 글쎄 뉴질랜드에서 취직을 못하고(안하고) 한국에 와서 취직을 하려고 한다는 거야..
영어는 잘하겠지만 사실 한국에서 뉴질랜드 대학 알아주기를 하냐? 그러니까 무슨 9급 영어능통자 전형(지방직에 이런게 꽤 있음)을 알아보고 있다고 하더라고..
진짜 이거 돈낭비 인생낭비 아니냐..
아니 막말로 애 조기유학 안보내고
그냥 집에서 키우면서
그냥 들어오는 돈으로 원룸이라도 몇 개 짓던가 사놓았으면
지금쯤 월세 2천만원은 그냥 벌고도 남았을텐데
조기유학 보내느라 돈 다 싹 탕진하고 그러고서 한국에 와서 9급 어쩌고 하고 있으면..
이게 도대체 뭐냐?
뭐 9급 하다가 안되면 결국 횟집 물려받을 거 아냐?
그럼 뭐 한국에서 학교다닌 거와 뭐가 다름?
음식솜씨는 정말 좋은데
머리가 정말 나쁜 것인지..아니면 운이 정말 나쁜 것인지..
모르겠더라.
요즘에는 횟집도 다 카드로 결제해서 옛날처럼 적당히 탈세할 수도 없을 건데 말이다.
진짜 저건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여긴 사실 대한민국에서도 못사는 데거든. 65세 이상 노인비율이 30%가 넘는 그런 깡촌인데
애들 학원 안 보내는 집이 거의 없더라..
학원강사가 요즘에 인강강사보다 더 잘 가르치겠냐? 그것은 분명 아닐텐데
애들을 잡아두는 개념으로 학원에 계속 보내더라고.
그리고 한 군데 좀 유명한 학원이 있는데 이 학원은 30대 여성이 가르치는데
'때리는 걸로' 유명하대더라..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서울이나 그런 데에서도 학원에서 때리고 그러냐?
학교에서는 못 때리는 걸로 아는데 학원에서 잘 때린다고 소문이 났는데
어찌된건지 학부모들이 엄청 선호해서 지금 거의 제일 잘 나가는 학원이다..
일단 성적 하나는 올려놓거든...겁을 줘서.
얼마 전에는 애들 뺨을 때려서 고막이 나갔다느니 마느니 그런 말도 나오던데
진짜 학원비 초중고대 따지면 1억은 다들 넘길텐데
그 돈 갖다가 같이 밥이라도 사먹으면 기분이라도 좋을 거고
아니면 적금이라도 들어서 나중에 대학학비로 쓰던지
대학 안 갈거면 치킨집이라도 해야 하는데 빚 안내고 치킨집할 때 재원으로 쓰던지 그래야 하는데
가만 보면 아무 생각없이..남들 보낸다고 하니까 다들 보내고..
애들 대학나올 떄쯤에는 노후 준비는 당연히 못하고 있고(학원비가 분명 큰 몫을 차지한다)
그러니 애들에게 기대심리가 안 생길 수 있겠어?
애들도 취직도 해야 하고 연애도 해야 하고..그러는데 이젠 생계수단이 없는 부모가 딱 버티고 있으니
용돈도 드려야 하고 더 앞길만 막막해지는게
전형적인 서민들 가정 모습이더라고..
참 안타깝고 한심하기도 해서 한 마디 해봄.
그냥 자녀를 안 낳는 게 지혜로운 길인 것 같더라구요. 헬센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