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료 서비스는 내 것!'
동남아 발리 해변가 멋지죠. 언젠가부터 한국인 관광객이 발리 참 많이 갑니다. 발리 해변가에 위치한 몇몇 호텔들은 바닷가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정자(가제보)를 운영한다고 합니다.
이게 원래는 무료였답니다. 그런데 언젠가 한국 여행 관련 카페에 '나도 정자(가제보)를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다' 식으로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는군요.
아침 6시 해변 문 열때 가서 짐을 올려두고 자리를 맡은 뒤, 해변가 문 닫는 시간까지 쭈욱 쓰면 된다는 내용으로요. 그랬더니 너도 나도 아침에 나가서 자리를 맡았기 시작 했답니다.
쓰든 안쓰든 말이죠. 어떻게 됐겠습니까. 다른 나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호텔에 항의를 하기 시작했답니다. 아니, 도대체 저 정자(가제보)는 사람도 없는데 왜 계속 자리가 차 있느냐고요.
호텔 측이 조사에 나섰고 대부분 한국인 관광객들이 자리를 맡아놓고 비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겠됐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턴 이 정자(가제보)가 유료로 전환이 됐다고 합니다.
2. '수영장 장사'
이런 사례도 있답니다. 싱가폴에 고급 호텔이 하나 있는데, 여기가 수영장이 아주 근사하다네요. 그런데 숙박비가 비싸다네요. 수영장은 당연히 호텔 투숙객만 사용할 수 있죠.
그런데 이 호텔에 투숙하는 몇몇 한국인 관광객이 자기가 받은 수영장 카드키를 다른 호텔에 묵는 외부 관광객에게 돈 받고 빌려준다는 겁니다. 이런 정보가 또 '숙박 안하고 싼 값에 수영장 이용하는 법'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돌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수영장 열쇠를 놓고 장사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네요.
지금 이 문제는 현지에서도 시한폭탄이랍니다. 호텔측이 정식으로 조사에 나서면 정말로 한국인 투숙은 받지 않는다고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여행사 측은 그저 전전긍긍이었습니다.
3. '컴플레인 하는 법 공유합니다!'
그런가하면, '호텔에 컴플레인 하는 법'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호텔에 투숙했는데 온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로 항의를 해야죠.
그러면 호텔 측은 미안해서 방을 스위트룸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이걸 정보라고 또 인터넷 카페 같은 곳에 공유를 합니다. 그러면서 영어로 컴플레인 하는 법, 컴플레인 문서 작성하는 법 등을 공유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너도 나도 방 한번 업그레이드 받아보겠다고 어이없는 컴플레인을 마구 하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제가 들은 황당한 컴플레인엔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침대가 하나 짜리 방(더불)인줄 알고 묵었는데, 알고보니 침대가 두개로 떨어져 있더라(트윈). 이것 때문에 관계가 서먹해 졌으니 보상해라"
"한국에서 김치를 가져왔는데, 호텔 냉장고가 약해서 다 쉬었다. 보상해라."
이게 호텔측이나 여행사측에 항의할 내용은 아니죠. 시민 의식이 성숙할 수록 이런 사람들이 줄어야 하는데, 오히려 갈수록 늘고 있다니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인 출입 금지'…방 있는데도 예약 안 받아
이런게 쌓이다 보니, 일부 호텔에선 '한국 고객은 악질이다'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답니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인 거부 움직임이라고 합니다. 일부 고급 풀빌라에서는 방이 있으면서도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방 다 찼다며 예약을 거부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외국 호텔들이 행사 내용을 한국 여행사에만 숨긴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생일을 맞은 손님에게 케익을 선물한다거나, 신혼여행 온 고객에게 축하 선물을 준다거나 하는 프로모션을 진행을 해도 한국 여행사엔 이런 사실을 숨긴다는 거죠.
급기야 한국인 손님을 아예 받지 않겠다는 업소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우리 업소는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습니다.', '한국 말 할 줄 아는 직원이 없으므로 한국 손님은 받지 않습니다' 등의 팻말을 내걸고 한국 손님을 거부하는 업소 사진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십수년 전,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많은 논란이 일었었죠. 악의적인 비난이라는 논란도 있었고, 그럼에도 반성할 점은 반성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당시 논의 됐던 일들이 21세기인 오늘날 또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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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정체성의 미성숙은 신체적으로는 성인이어도 정신적으로는 청소년 아이보다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한국의 공교육을 충실히 이수한 이들이 자기 주장 하나 제대로 말 못하고 질문 하는 데 겁내며 단순 암기에만 익숙해진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자기 삶과 관련된 문제는 문외한이 되고 사회 의식이나 시민의식도 거의 길러지지 않은 채 성인이 된다
출처 - 책